고기 좀 좋아한다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먹어보고 싶어하는 횡성 한우라는걸 먹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태백 한우에도 혓바닥을 한번 대보고 싶지만, 쉽게 가기도 힘들겠더군요. 어쩌다 횡성에 갈일이 생겨서 갔다가 큰맘먹고 한번 질러봤습니다. 새말 IC에서 빠져나와 왼쪽편을 슬몃 바라보면 횡성 한우프라자 이정표가 보이고 500 미터 쯤 가면 그로테스크 한 한우프라자가 왼편에 보입니다. 집이 좀 살만하면 저런 소머리 하나쯤 걸어두면 좋겠습니다. 입장하면 주유소에서 사용하는 가격변동에 따른 적절한 가격공시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명 한우고기집보다야 조금 싸겠지만 역시 오금이 저릴만한 가격.. 고개를 슬쩍 돌리면 첨단 축산업의 현재를 보여주는 과학적인 모니터에 현상수배틱한 장면들이 보입니다. 고기가 비싸기는 하지만 다행히 소주가 2000원 이라는 엄청난 메리트가 있습니다. 둘이서 1인분 시켜놓고 최대한 잘게 썰은 고기로 소주 열병을 조진다면 오히려 이득! 안으로 슬쩍 들어가면 여느 고기집과 유사한 인테리어가 기다립니다. 센스있게 룸으로 안내해주는 아주머니의 현명함에 슬몃 감동을 느끼다 벽면을 보니.. 유준상 홍은희 부부도 왔다 갔다는 흔적이 있군요. 같이 오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2004년, 2005년.. 정작 주문을 하려다보니 흉폭스러운 가격에 놀라 가장 저렴한 모듬 B 를 시켰습니다. 오늘은 안심, 채끝, 부채살이 나오는 날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역시 축협에서 운영하는곳 답게 멋진 고기를 내주더군요 그냥 확 먹어버려도.. --; 불위에 살살 올리고 애지중지 구워봅니다. 타면 대 낭패! 둘이서 고기 2인분.. 쉬운 숙제는 아니지요. 추가 주문을 막기 위해 공기밥을 시켜주는 센스. 가만히 생각해보니 우리아빠도 예전에 고기집가면 꼭 공기밥을 먼저 시켜줬지요. 그런 얄팍한.. 그릴링이 잘됐다며 고기를 들어올리는 그분. 당장 달려들어 낼름 받아먹고 싶었습니다. 육즙을 좔좔 쏟아내며 고기가 익어갑니다. 이런저런 사이드 메뉴들이 나왔는데.. 이런 좋은 고기는 그냥 소금에만 찍어먹는게 좋습니다. 여기서 쌈싸먹으면 그냥 일반 고기 먹는거랑 다를게 없지요.. 지금까지 먹어본 고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만한 고기 베스트 5 안에 들어갈만한 맛이더군요. 소금에 콕 찍어서.. 냠.. 하려다가 떨리는 가슴을 진정 시키려고 잠시 대기.. 입에 집어넣자마자 녹아 내리더군요.. 하지만 얇아진 지갑은 오늘도 라면을 강요합니다. 강원도쪽에 스키 타러 가실일이 있으시면 경험삼아 한번 맛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자주 먹으면 기둥뿌리 뽑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