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령 고개를 넘으면 눈 앞엔 바다가 보이고 곧 콘도들이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고개가 끝날 무렵에 밀집해 있는 그 많은 순두부집. 모든 집들이 다 원조에 무슨 할머니 어쩌고 하면서 사진 걸어놓는게 유행이라 어디가 제일인지 가늠이 안되지만 사전에 조사한 바 그중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이라 하는 \'김X애 할머니 순두부\'라는 집에 들어 가봤습니다. 두메산골 시절인 65년에 오픈을 했고 이후 70년대 콘도개발 붐에 힘입어 공사판 인부들에게 인기를 끌 다가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대호황을 맞았고, 작금의 순두부집 난립에 이르렀다고 하는군요. 아무튼 이 집에 손님이 제일 많은 것 같긴 했습니다. 워낙 저마다 \'원조\'를 내걸어서 이집 간판엔 \'始祖(시조)\'라고 써 놨더군요. -_- 메뉴는 단 한가지 \'순두부백반\' 하나인데 맛은 꽤 괜찮았습니다. 진한 콩맛이 잘 살아있더군요. 비지에 밥을 비벼 한 입, 양념장을 얹은 순두부 한 입, 가지와 북어채 고추조림에 한 번씩 젓가락이 가다보면 어느새 밥공기가 비어버리게 됩니다. 반찬들이 다 덩어리가 커서 한 입에 먹기가 힘들지만. 일부러 찾아가서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워낙 먼 관계로) 미시령을 넘을 때, 마침 그 때가 식사 때라면 한번 들러서 맛볼 값어치는 충분히 있는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