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 그분과 함께 하염없이 유흥가를 거닐다가 문득 회를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드는 자체가 불손한 일인데.. 아마도 그건 제가 가을을 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고기야 미안 고기를 배신하고 온 이상 어설픈 곳에서 먹었다가는 소 낯을 볼 면목이 없겠죠. 그래서 이곳을 선택했습니다. 상당히 복잡한 간판을 보유하고 있는 건물 2층에 정체성을 찾기 어려운 '24시' '해물탕' '해물찜' '해물나라' '세꼬시' '제주해녀' '갈치회' '고등어회' '꽃게탕' '전문점' 등의 해산물 관련 인기 키워드는 모두 독점이라도 하려는 듯 강한 포스를 내뿜으며 우뚝 선 정작 '싱싱 해물나라' 라는 가게이름을 발견하기까지 장시간을 소요하게 만드는 기개가 맘에 들었습니다. 아래층에 위치한 사격장은 스트레스 해소는 이해가 되지만 아늑한 휴식공간이랑은 거리가 있어보이던데.. 여하튼 깔끔하고 네온사인 반짝이는 그런 신식 건물은 아니었습니다. 어지간한 내공과 자신감이 없이는 오르기 힘든 2층으로 가는 길.. 만취한 직장 상사가 평소 악의를 품던 부하직원한테 다리가 걸려 넘어져 헤졌을 것 같은.. 약간 닳아 없어진 나무 계단이 전율감마저 더해줍니다. 뜬금없는 와세다 에듀 역시 긴장감을 주기에 충분하지요. 일단 입장한 뒤에도 긴장감은 계속됩니다. 엄청난 양의 메뉴가 압박을 해옵니다. 인테리어 역시 아기자기함과는 거리가 멀고.. '맛있으면 그만 아냐?' 라고 말하는 듯 어지간히 정돈만 되어있는 상태입니다. 이집에서 가장 잘나간다는 모듬 세꼬시.. 3만원에 이만큼 먹기도 힘들 것 같습니다. 배가 잔뜩 들어있는 무침(?)과 문어, 광어회, 전어회, 고등어회.. 그리고 또 무언가.. 문어만 조만큼 먹을래도 만원정도 하니까.. 일단 양적인 면에서는 흡족스럽습니다. 그 비싸다는 배가 듬뿍 들어있는 무침(?)도 맘에 드는군요. 스스로가 너무 대견해 사진을 한방 더 찍어줍니다. 아무도 칭찬하지 않는다면 스스로를 칭찬하는 것이 대인배 태어나서 처음 고등어 회라는걸 먹어봤습니다. 전설속에서만 존재하는 줄 알았는데.. 맛은.. 그분의 표현을 빌자면.. '큰 전어 맛' 입니다. 앞굽이 자세로 계속 사진을 찍어대고 있으려니 주인 아저씨가 살아있는 고등어를 찍어보라는 권유같은 명령을 하시더군요. 서비스라도 하나 더줄까 싶어 쪼그리고 앉아 몇장 찍었습니다. 사진 찍는 도중 고등어랑 눈이 마주쳐 오줌쌀뻔 했습니다. 생각보다 무섭게 생겼더군요... 소는 무척이나 이쁜 눈을 가지고 있는데... 서비스였다면 좋았겠지만.. 돈내고 사먹은 가리비 구이.. 이것도 괜찮더군요. 싱싱 해물나라는 종로에서 만나기 힘든 엄청난 포스의 세꼬시 집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느정도 밤이 깊으면 넥타이를 둘러맨 아저씨들이 자리를 잡고 나가지를 않더군요.. PS. 미파형, 리뷰 빨리 올려주세요 PS2. 공짜 여행 이벤트를 거머쥐고 싶은 분들은 www.tourguide.co.kr [네티즌 리뷰]에 가셔서.. 디씨건 어디건 올렸던 여행기 copy & paste 해주시면 다음 이벤트때 당첨시켜 드릴께요 --; 5분만 투자하세요. 분명히 보답합니다. 모.. 그냥 불쌍해서 도와주셔도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