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라조기를 참 좋아한다.
 근데 한번 여친이랑 라조기 시켰다가 싸울뻔 했다. 여친은 이게 도대체 뭔 맛이냐고.. 난 왜 내 입맛을 무시하냐고..
 그 느끼하고 부드러우면서 어떤 양념도 결코 닭고기 맛과 튀김맛을 상쇄하지 못하는(매운맛은 맛이 아님.. 자극일 뿐) 그 깊고 순수한 기름진 맛을 왜 우리는 싫어할까? 김치 탓일까?  
  
 난 청요리집 가서 배불리 먹을라면 시키는 것이 정해져 있다. 
 류산슬, 라조기, 동파로우, 해삼쥬스 이것이다.
 
 류산슬은 죽숙의 아삭함과 해삼(해삼은 칼로리가 거의 없는 연골덩어리다. )의 물컹함이 디저트로 제일이다.   
 그리고 라조기로 혀에 자극을 주지만 어떤 맛도 향신료도 없는 절대의 감칠맛을 준다. 
 
 동파로우는 중국제일... 아니 세계 제일의 음식이다. 어느 나라도 이처럼 돼지고기를 아니 어떤 고기라도 이렇게 맛있게 만들지 못할 것이다. 돼지 지방은 크림치즈가 되어있고 살코기는 분홍빛의 순수함이다. 껍질은 1mm 정도 남아 wave가 되어 음식의 감칠맛을 더해준다. 

 마지막으로 해삼(아까 말했듯이 연골 덩어리다. 해삼은 끊이면 녹는다. 형체가 사라진다.) 쥬스로 마무리 하면 결코 맛은 맛대로 느끼면서 결코 배부르지 않는다.    
 
 한국인은 이것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오로지 짠맛 단맛 가득한 탕수육,  마늘향기 가득한 양념통닭 중화풍 깐풍기뿐이다.
 실망이다. 좌절감이 든다. 화난다. 맛을 모른다.
 한국에 일본음식이 유행하고 있는데.  그들이 정말 맛을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 
   
 입맛이 너무 단편화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