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생의 귀신같은 허세

Saaz

2010.09.13 21:17:40

조회 3835 추천 0 댓글 7

잔뜩 낀 구름 사이로 태양이 음흉하게 비추는 날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날엔 지중해의 태양이 가득한

카프리섬이 떠오른다.

2년전 이탈리아 카프리섬의 이름모를 카페에서 먹었던

브런치...그날의 태양은 유독 지중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오늘처럼 음침하고 시들시들 했던 날이었기 때문이다.

비가 오지도 않았고 덥지도 않았지만 다리와 어깨가 유독 무거웠던 날

그냥 카페에 앉아 토마토와 모짜렐라 치즈를 곁들인 약간의 바게트와

카페라떼를 마시며 감상에 젖어 있었다.

토마토와 바질, 마늘과 바게트, 커피와 우유

그리고 그녀와 나..모든 것이 서로를 위해 태어난듯

완벽했다.

이제는 그녀가 없는 이곳에서 그때를 생각하며

토마토와 치즈를 썰고 혼자 커피를 마시며 완벽을 꿈꾼다.

빌리홀리데이의 목소리 만이 나를 위로한다.

그녀도 어딘가에서 커피를 홀짝이며 나를 생각할까?

설거지나 해야지 부왘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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