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 리셋? 결국 반쪽짜리로 소모된 거울세계

“제1세계와 종말 둘 다 어지간한 스케일이었으니,

새로운 장을 열면서 너무 커졌던 스케일을 리셋하고 싶구나. ”

이번 무대가 신대륙이라 들었을 때

대부분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유저 대부분이 새로운 거울세계 급 스케일은 기대하지 않았을거라 봄

적당히 신대륙가서

적당히 중간보스 토벌하고

적당히 계승의식 고조시키고

적당히 다음 거울세계 떡밥만 뿌리면서 조라쟈 흑화시키고

다 끝난 다음 우크라마트 왕되는 엔딩으로 마무리 지었어도

다음 거울세계를 포함해서

앞으로의 모험이 기대되는 분위기만 만들어줬으면

‘좀 밋밋해도 제2장 처음이니까~’ 했을 거임

근데 뭔 쳐먹는거 좋아하는 같은 되도 않는 캐릭터성 가져다

‘왕이 될 그릇은 역시 우크라마트 뿐이다~’ 억지로 설득시키더니

기껏 빌드업해둔 조라쟈는 애비 망령으로 탈락시킨 다음

계승의식은 번갯불에 콩 볶듯 끝내버리고선

결국 스케일이 필요하다 판단한 건지

허상세계 카드 본격적으로 끌어다와서

꼴랑 97~구간 안에

버림받은 고아 입으로 애비 뒤진(죽인) 새끼를 아버지라 부르게 하면서

부자서사 억지로 집어넣고

얼굴마담 배우 에렌빌로 신파극 하나 찍은 다음

황금버전 메테이온 하나 만들고선 최종보스화…

솔직히 끌어다 쓴 카드 치면

전반보다도 후반이 더 짜쳤다

우크라마트든 구루쟈든

앞으로의 모험에 대한 기대감을 전혀 받을 수가 없음

다양성 소개에 먹혀버린 메인스토리

확장팩마다 새로운 맵을 열면서 그곳 문화를 소개하는 구조?

당연히 들어갈 수 밖에 없음

근데 이번 확팩처럼 다양한 문화와 가치관을 소개하는데

멘퀘가 통째로 잡아먹힌 확팩은 없었음

너흰 바나나 잎으로 음식 만드는 시련에서

누구랑 팀 될거라 예상했냐?

당연히 조라쟈나 바쿠쟈쟈일거라 생각하지 않음?

아무리 생각해봐도 조라쟈랑 팀 만들면서

캐릭터를 더 입체적으로 빌드업 했어야 한다 보는데

그런 당연한 전개법을 버리고

2왕자랑 팀 돼서 한 게 뭐임? “역사 공부”

‘무지하기에 싸우고, 앎으로써 연을 맺는다’

대주제가 이런 건 좋다 이거임

근데 죄식자를 알려주면서 테슬린을

아마로를 알려주면서 세토를

고대인을 알려주면서 헤르메스를

이런 식으로 캐릭터를 살려주던 스토리는 어디 가고

페루페루족을 알려준다 우크라마트에게

역사를 알려준다 우크라마트와 코나에게

알렉산드리아를 알려준다 우크라마트에게

이런 식으로 초점이 주인공이 아닌 옆사람으로 빠지냐는 말임

우크라마트랑 코나의 변화에 자꾸 내용이 할애되면서

빛전이랑 새벽은 구경만하다 싸울 때만 거드는 진짜 용병이 돼버리잖아

기껏 산크레드 위리앙제 적 팀에 두고는 적대한 게 길막 한번이 전부임

정작 그렇게 쏟아붓고 보니 우크라마트 본인은

수도에서 꿀만 빨면서 자랐고

지 애비 업적은 커녕 바로 옆동네 주민 문화도 제대로 모른 채

왕 되겠다고 설친 왕녀가 돼버리고…

칠흑/효월의 문법으로 고쳐 쓴 홍련

결국 내가 느낀 인상을 한 줄로 정리하면 이거임

제작진은 홍련 시나리오의 실패에 대해서 소재의 문제가 아닌

‘히로인 리세를 비춰줄 장치의 부족’이라 분석했던 게 아닐까?

npc랑 던전 가는 기능도, 멘퀘 중 npc로 하는 전투도 없던 그 시절엔

실제 스토리상 리세가 전투에 참여했더라도

플레이어가 활약하는 메인 전장에 리세를 비춰줄 수가 없었고

그래놓고는 엔딩장면에 리세가 커다랗게 박제된 게

실제 홍련 시나리오의 문제점 중 하나긴 했으니까…

우크라마트가 돼서 전투도 시켜주고

콘텐츠 서포터로 던전이랑 토벌전에서 같이 싸우게 해주면 이번엔 먹히겠지 하고

칠흑으로 검증된 허상세계 카드까지 끌어다 플롯을 짰지만...

결국 도마와 알라미고 두 지역으로 몰입을 분산시켰던

홍련의 가장 큰 문제점을 그대로 답습한데다가

그렇게 밀어준 우크라마트조차 끝내 유저에게 설득시키지 못한 제2의 홍련...

그게 황금인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