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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다고 믿는 것 - 마물편 1

Roni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2.11 01:38:43
조회 1112 추천 15 댓글 13

 아지스 라의 기계장치로 덮힌 황량한 벌판에는 알라그 제국의 마도 병기와 인공생명체 외에는 살지 않는다.

 소수의 탐험가와 연구자들만이 바쁜 걸음으로 왔다갈뿐이다. 하지만 이 날은 달랐다.

 오염화 1급 위험마물 알라그 제국의 키메라로 추정되었고 이슈가르드 교황청으로부터의 토벌 의뢰를 받은 수많은 모험가들이 오염화가 서있는 대지를 내려다보며 절벽 위에서

대기하고 있었지만 막상 오염화를 상대하고 있는 자는 단 한 명뿐이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위압을 주는 압도적인 거체에 식물을 기반으로 했으나 그 종류를 짐작할 수 없이 하늘위로 뻗쳐간 수없는 촉수들이 지금 지면의 전사를 향해 내리꽂히고 있었다.

 두껍고 거친 숙련된 몽크의 손이 앞으로 뛰어나가려던 미코테를 제지했다.

낡아빠진 감색의 모험가 튜닉을 입고 있었지만 '분명히 프로테스를 썼었지...' 하고 중얼거린 몽크는 미코테에게 말은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봐, 백마도사 아가씨. 끼어들지 않는게 좋을거야."


 그정도 눈치도 없이 어떻게 모험가를 시작했을까 하는 심정일까 미코테 백마도사는 얼굴 가득히 걱정어린 표정을 지어보았다.


"하지만... 저대로 두면 저 사람은 죽을지도 몰라요."


 확실히 전투는 전사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마물 오염화의 촉수는 수없이 잘려나가 바닥을 체액으로 적시며 널부러져 있었지만 여전히 수십가닥이 폭풍속의 배에 엮인 밧줄처럼 바람소리를 내며

자신의 대적자를 위협하고 있었다.


 이미 홀로 상대한지 반시간. 전장에서라면 동료에게 잠시 기대 숨을 고를 여유가 있고, 위험한 던전 속의 괴물들을 상대 할때도 충분히 여유롭게 피로를 회복할 시간이 있었다면

30분의 전투는 숙련된 전사에게 버거운 짐이 아니었을테지만, 동료도 없이 홀로 자신의 숨통을 찢어발기려 하는 마물을 상대하는 시간으로썬 너무나도 길었다.


 전투 속에서 맹렬히 분비되는 아드레날린은 분명 전투의 피로를 잊게 만들고 손을 더욱 민첩하고 강하게 만들지만 그건 일시적인 효과에 불과했다.

 생사를 건 싸움 속에서 피로가 누적되가는 것은 어떤 방법으로도 막을 수 없으리라.


 "저치는 규칙을 어겼어. 그 댓가를 치뤄야만 하지. 지금 네가 도와준다면 그건 일시적일뿐. 너도 마찬가지로 같은 댓가를 치루게 될거야. 그럴 준비가 되었나?"


 몽크가 보기에 그녀가가 꼭 잡고 있는 호신용 몽둥이로만 알았던 뭉특한 나뭇가지는 이제보니 백마도사의 홀장이었다.

 백마도사로서 받은 가르침이 이러한 상황을 용납할 순 없었지만, 이제야 초보 딱지를 떼고 첫 의뢰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보통 첫 의뢰의 보상은 새로운 장비를 사는 것이 관례다-

백마도사로써는 감히 자신을 제지하는 손길과 주위의 눈빛을 이겨내고 나갈 힘이 없을 것이라는게 몽크의 생각이었다.


 그 때, 싸움에 결정적인 승부처가 갈렸다. 오른쪽 위로 날아드는 촉수를 간단하게 잘라낸 전사는 도끼를 반바퀴 돌려 자루의 끝으로 오염화의 눈을 찌르는데 성공했다.


 도끼 자루를 빼내며 그 반동으로 회전한 전사가 다시금 도끼날을 오염화에게 향했다.


 푹찍 하는 매서운 소리와 함께 오염화의 밑단을 바치고 있던 촉수가 뭉텅이로 잘려나갔다. 기울어진 몸체와 손상된 눈의 고통으로 오염화는 괴성을 지르며 기우뚱하고 넘어갔다.

 곧, 숨을 가다듬은 전사는 도끼를 등뒤로 넘겼다가 앞을 향해 강력하게 내리쳤다. 분명 전사가 가진 가장 강력한 공격인 '참수' 였을 것이다.


 "이런, 혼자서 물리쳐버리겠는걸요. 저희가 끼어들어야겠습니다. 이대로 놔뒀다간 교황청의 사제놈들에게 머리를 들지 못할 겁니다."


 활을 자신의 등뒤에 맨 채로 지금까지 관망하던 엘레젠 하나가 자신의 활을 뽑아들며 주위의 모험가들에게 말했다.


 "자, 가서 마무리 합시다. 누가 뭐라고 해도 저희의 의뢰 아니겠습니까?"

 

 그로기에 몰린 오염화의 검은 눈동자에 다가오는 모험가들의 발걸음이 보이는 듯 했다.


 *******************************************************************************************************************************************


 망설임은 곧 죄악이 되리라, 백마도사인 그녀로써는 도저히 납득할수 없는 상황이었다.

 전사가 홀로 힘들게 물리친거나 다름 없는 오염화는 수십 명의 모험가가 달려들어 1분도 되지 않아 죽었다.

 지금까지 죽음의 위기에 몰린 전사를 나몰라라하고 서있던 자들이 달려든것만 해도 이해가 되지 않을 판국에 의뢰를 확인하러 왔던 교황청의 사제는 더욱 어처구니 없는 말을 하였다.


 "좋아, 쌍사당 소위 재즈와 37명의 모험가가 아지스 라의 마물을 물리쳤다. 이렇게 기록하겠네. 각자 보상은 센츄리오 휘장 40개일세. 도시로 돌아가  마물 담당관에게 받아가게."


 황당한 정산이 끝나고 일부는 난리법석이 일어났지만-대부분 초보나 다름없는 작자들이다- 아직도 자신이 겪은 상황이 이해되지 않은 백마도사는 자리를 뜰 수 없었다.

 하지만 백미는 이제부터 였다.


 자기 혼자서 마물을 잡은 거나 다름없던 전사는 오염화의 숨통을 끊은 뒤 죽은 듯이 쓰러져 있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자신의 도끼를 열심히 닦기 시작하더니 이내

쓰러져있는 오염화에게 다가가 무언가를 살폈다.


 "흐음, 계산실패로군. 아직 난 멀었어."


  비겁자들에게 보내는 차가운 미소와 함께 오염화를 살피던 전사는 관심사가 다 되었는지 몸을 돌려 다른 이들에게서 멀어져갔다. 어디선가 구석에서 텔레포로 다른 곳을 향할

요량으로 보였다.


 아지스 라 기함섬 끝자락에 걸려있던 해가 구름아래로 서서히 떨어져가며, 추위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해발 수천미터의 고지대에 위치한 공중전함 군체다 보니 해가 떨어진 후의

추위는 이루 말할수 없을 정도로 심하리라. 하지만 이 모든 광경의 연속성을 알 수 없는 백마도사는 떠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을 찰나 그녀의 어깨에 큰 손이 얹혔다.


 "아가씨는 이딜샤이어로 갈텐가? 갈 생각이면 말하라구, 내가 텔레포로 인도해주지. 밤이 찾아오면 그깟 낡은 튜닉 한 벌로는 버틸 수 없어. 내일 아침이면 얼음굴에 넣어놓은

철갑 농어같은 신세가 될테지."

 

 몽크는 사람좋은 미소를 하며 그녀에게 마을로 가자며 이끌었지만, 아직 그녀에겐 질문할 힘이 남아있었다.


 "저는 납득이 안가요. 어째서 저 사람 혼자 싸워야 했는지, 왜 아무도 도와주지 않다가 마지막에는 모든 공적을 가로채가는지 알 수가 없어요. 이건 잘못됐어요."


 이내 준비를 마친 몽크가 시전한 텔레포의 파동이 그녀의 몸을 감쌀 쯤에 넌지시 대답이 날아왔다.


 "그게 모험가 사이의 규칙을 어긴 자에 대한 형벌인거야. 안타깝지만 도와줄 순 없어. 자네도 몇 번 더 의뢰를 수행해보면 알거야. 그게 룰이라는 걸 말야."


 ************************************************************************************************************************************************


 텔레포로 이딜샤이어에 도착한 몽크는 백마도사의 홀장을 툭치더니 손을 흔들어보였다.


 "나는 이제 지인들이 잡아둔 숙소로 향할텐데, 갈곳은 있나?"


 미코테는 머리를 저었다. 헝클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흙먼지가 튜닉의 색깔을 감색에서 황색으로 바꾸고 있었지만, 백마도사 특유의 분위기만은 여전했다.


 '어쩌면 제대로 된 백마도사가 될 수도 있겠는걸. 알아둬서 나쁠건 없지.'


 "아니요, 전 이딜샤이어는 겨우 3번째 방문이에요. 하지만 어딘가 여관방의 자리는 남아있지 않을까요? 오늘 하루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몽크는 손사래를 치며 서서히 뒷걸음질 쳐갔다.


 "아냐, 아냐. 뭘 이런거 가지고 그래? 돕고사는거지. 어쨌든 다음에 또 보자구. 혹시 무슨 일 생기면 날 찾아와. 내 이름은 운제인이다."


 완전히 해가 진 이딜샤이어에는 몇몇 모험가만 돌아다닐뿐 주민들은 이미 자신의 집 안에 들어가 있었다. 다음 주에 있을 기동성 공략을 위해 선발대로 와서 자리를 잡아둔 친구들이

없었더라면 자신도 마찬가지 신세였을거라 생각한 몽크는 빚을 져두겠다는 심정이 반 호의가 반이 섞인 상태로 자신의 이름을 가르쳐주었다.


 몸을 돌려 에테라이트 근처의 여행자 숙소로 향하던 몽크를 향해 미코테 백마도사는 소리 질렀다.


 "감사합니다, 운제인님! 제 이름은........"


 이름은 너무 멀어져서 들리지 않았나보다. 하지만 괜찮다. 언젠가는 돌고 돌아 만날 것이다.





마물 관련해서 대충 RP식으로 썰 하나 써본다.


이 사건은 팩트를 기반으로 하지만 지명, 인물, 등은 실제가 아닐 수도 있읍니다.



찬조출연


링크셀 완장 머튽 '재즈'

알테마로 토낀 몽크 '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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