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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물 프롤봐줘

시모모(컴)(211.109) 2022.01.14 09:07:38
조회 96 추천 0 댓글 7

 인천 송도, 대낮의 상점가. 북적이는 사람들의 소음 사이로 갑작스레 비명이 울려 퍼졌다.




 “도와주세요! 저 사람이 제 가방을...!”




 울먹이는 여성의 손끝을 따라 시민들이 시선을 옮기자, 추레한 행색의 남자 하나가 어울리지 않는 고가의 핸드백을 손에 쥐고 줄행랑을 치고 있었다. 요즘 시대에는 흔하지 않은 소매치기였다.




 “비켜, 비켜!”


 “꺄악.”


 “뭐야 당신!”




 마주치는 시민들을 거칠게 밀쳐내며 도망치는 남자. 피해자인 여성은 인파 사이로 점점 멀어져가는 그를 가리키며 연신 도움을 구했으나, 안타깝게도 선뜻 나서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아무리 사회의식이 좋아진 현대라곤 해도 상대는 대낮에 아무렇지도 않게 범죄를 저지르는 괴한이었다. 위험을 무릅쓰며 생판 남의 일에 엮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흔하지 않았다.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곤.




 “어어... 어어억!”




 골목길로 접어드는 코너를 앞에 두고 남자가 방심한 한순간이었다. 갑작스레 튀어나온 무언가가 발을 걸었고, 그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공중을 날았다. 둔탁한 통증과 함께 눈을 떴을 때 그는 어느새 지면에 얼굴을 처박고 있었다.영문도 모른 채로 씩씩거리며 숨을 고르는 그의 등 뒤에서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움직이지 마세요. 그러다 부러집니다.”




 꾸욱, 하고 오른팔에서 느껴지는 압박. 누군가가 그의 팔을 틀어쥐고 있었다. 억지로 일어나려고 해도 몸을 누르고 있는 것인지 꼼짝할 수 없었다. 완벽하게 붙잡힌 것이었다.




 “씨발, 이거 놔!”


 “아저씨 같으면아저씨 놓겠어요?”




 바닥에 엎어져 있는 남자로서는 알 수 없었으나, 그를 붙잡고 있는 것은 교복을 입고 있는 소년이었다. 도망치기 위해 온 신경이 뒤로 쏠려있는 사이, 코너에서 튀어나온 소년이 발을 건 것이었다. 그리곤 넘어진 그의 등을 무릎으로 누르고 팔을 비틀어 제압했다.




 일련의 과정을 전부 지켜본 시민들은 소년의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에 잠시 넋이 나가 있다가, 소매치기 소동이 끝났다는 것을 깨닫고 하나둘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멋지다 학생!”


 “히어로 지망생인가?”


 “쟤 되게 귀엽게 생겼다.”




 생각지도 못한 호응에 멋쩍은 듯 웃는 소년.




 “별일도 아닌데 뭘 박수까지. 아, 가방은 가져갑니다.”




 소매치기의 손을 비틀어 연 소년은 가방을 빼앗아 어느새 멀리서부터 달려와 숨을 헉헉대는 주인에게 내밀었다.




 “조금 더러워졌으니까 세탁하세요.경찰에 연락은 하셨어요?”


 “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상황은 그렇게 훈훈하게 끝나는 듯했다. 


 갑자기 소년의 겉옷에 불이 붙기 전까진 말이다.




 화륵.




 “앗뜨!”




 생각지도 못한 열기에 소년이 스프링처럼 튀어오르자 몸을 짓누르던 구속에서 벗어난 남자가 바닥에서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그의 손에는 이글거리는 불꽃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느, 능력자다!”




 시민 중 한 명이 소리쳤다. 그 한 마디에 상황을 깨달은 시민들이 공포에 질려 도망치기 시작하자 분위기는 한순간에 혼란에 빠졌다. 불붙은 겉옷을 태연하게 벗어 던진 소년은 새하얀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아저씨, 능력자였어요?”




 초능력. 물리법칙으로 설명하기 힘든 인간만이 다룰 수 있는 능력의 총칭으로, 능력자의 수는 약 80년 전부터 폭증하기 시작해 관련 법이나 기관이 신설될 정도로 현재 사회에선 이미 일상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허나, 흔해졌다곤 해도 능력이 없는 사람도 적지 않고, 유의미하게 강력한 능력을 가진 사람 역시 많지 않다. 대부분의 시민은 기껏해야 담배에 불을 붙이거나, 선풍기 대신 바람을 불거나 하는 정도로 없느니만 못한 능력을 가지고 살아간다.


 


 다만 그중 일부는 국가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일종의 치안유지 전문직인 ‘히어로’가 되고, 나머지 소수는 능력 범죄자인 ‘빌런’이 된다. 물론 남자는 명백하게 후자였다.




 “씨발, 씨발...애새끼가 건방지게 나를!”


 “능력 활용 범죄 형량은 일반 범죄랑 비교도 안 되는 거 알죠? 지금이라도 순순히 투항하면 단순 소매치기라고 증언해줄게요. 서로 피곤하지 않게 여기서 끝내자구요.”


 “다, 닥쳐! 애새끼가 뭐, 뭘 잘났다고 나한테 훈계야!”


 “예, 그러시겠죠.”




 강경한 남자의 태도에 소년은 한숨을 내쉬며 자세를 잡았다. 




 아무리 초능력이 흔해지고 대중에 알려진 세상이라곤 하나, 보통 사람들은 능력을 보면 겁에 질리기 마련이다. 허나 자신의 능력을 보고도 겁에 질리긴커녕 여유로운 표정으로 몸을 푸는 소년을 보며 의아함을 느꼈다.




 “맞았다고 경찰한테 이르기 없기.”




 남자의 세상이 깜깜해진 것은 소년이 그렇게 말한 직후였다.


 


 





 


 


 


 소매치기 소동이 일어난 거리에서 가까운 경찰서. 나는 한창 경찰관에게 붙잡혀 잔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러니까, 학생 혼자서 이 사람을 붙잡았다고?”




 벌써 열 번째 똑같은 질문이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아니, 알았더라도 거기서 안 나설 수가 있나, 울면서 도와달라는데. 나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의심스럽다는 듯이 눈을 치켜뜨고 있는 경찰에게 대꾸했다.




 “예, 제가 했다니까요.”


 “어떻게?”


 “가방으로 시야를 가리고.”




 슉슉.




 “배에 두 방 얼굴에 한 방.”




 슉.




 “마지막으로 돌려차기.”




 완벽한 시연이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눈앞의 경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지만. 경찰관의 눈이 의심스럽다는 듯 가늘어지는 모습을 보아하니 벌써부터 다음 꺼낼 말이 뭔지 짐작이 갈 정도였다.




 “능력을 쓴 건 아니고?”


 “그러니까, 아까 보여드렸잖아요.”




 툭툭, 하고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렸다. 이미 한참 전에 꺼내 놓은 내 학생증에는 큼지막한 글씨로 ‘무능력자’라고 쓰여 있었다.




 초능력을 각성하는 시기에는 개인차가 있다. 대부분 2차 성장을 마치는 시기에 자신의 능력에 대해 깨닫지만, 그보다 빠른 경우도 있고 느린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국가에서는 각성 1년 이내 자진신고 제도를 도입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범죄자들이 일부러 능력을 숨기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으나, 능력의 강함에 상관없이 신고자에게는 국가 차원에서 관련 일자리나 지원금 등이 나오기 때문에 대부분은 신고하는 추세였다. 


 


 일반인이라면 능력을 숨길 메리트가 전혀 없는 것이었다.




 게다가 학생들은 학교에서 1년마다 의무 검사를 받으니, 내가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는 건 경찰도 알 것이었다.




 하지만 내 필사적인 변호에도 이 답답한 경찰은 내가 능력자라는 것으로 마음을 굳힌 모양이었는지 진지한 얼굴로 내 어깨에 손을 얹고는 말했다.




 “학생, 각성했으면 최대한 빨리 등록해야지. 그거 범죄야.”


 “아니 경찰 아저씨. 진짜. 저 진짜 억울해요! 제가 왜 거짓말을 하겠어요? 제가 일부러 능력을 숨기려고 했다면 거기서 나서지도 않았겠죠!”


 “그거야 그런데, 무능력자가, 그것도 중학생이 능력 범죄자 상대로 털끝 하나 안 다쳤다는데 학생 같으면 믿겠어?”


 “그 능력 범죄자가 중학생한테 질 정도로 약했나 보죠!”




 역시 그냥 지나칠 걸 그랬나.


 내가 경솔한 행동을 마음 깊이 후회하고 있던 그때, 갑자기 경찰서 입구 쪽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 유한위 아니에요?”


 “랭킹 1위가 왜 여기에?”


 “싸인해 주세요 팬입니다!”




 소란과 함께 저 멀리서 익숙하고 거대한 실루엣이 눈에 띄었다. 마음이 급해진 나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나를 달달 볶다가 현관 쪽으로 눈을 돌린 경찰관의 어깨를 잡아당기곤 말했다. 일단은 이 자리를 피해야 한다.




 “하, 학생?”


 “저 능력 숨긴 거 맞아요! 그러니까 어디 독방이라도 가둬주시면 안 돼요? 반성하고 집에 갈게요.”


 “뭐, 갑자기 뭐라는 거야?”


 “내일 당장이라도 등록하러 갈 테니까 빨리 저 좀...”


 “한성아!”




 망했다.




 묵직한 발소리가 천천히 이쪽으로 다가오는 게 들려왔다. 도망칠 곳이 없어진 나는 모든 걸 포기하고 의자에 주저앉았다. 이윽고 내 머리 위로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웠다.




 “한성아.”




 족히 190은 넘어 보이는 키, 건장한 성인 남성인 경찰이 어린애로 보일 정도로 다부진 체격, 훈장처럼 군데군데 흉터가 새겨져 있는 다소 고지식해 보이는 얼굴. 벌써 8년째 대한민국 히어로 랭킹 1위에 자리해있는 남자. 유한위였다. 나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곤 대답했다.




 “이, 이런 데서 뵙네요, 아버지.”


 “1위의 아들?”


 “저 남자애가? 안 닮았는데?”




 다 들린다. 다 들려.




 유한위는 사람들의 수군거림은 아랑곳하지도 않고, 내 앞에 앉아 있는 경찰에게 손을 내밀며 인사했다.




 “수고가 많으십니다. 경찰분들이 있어서 저희 히어로가 안심하고 활동할 수 있습니다. 모쪼록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나를 상대할 때는 시종일관 심드렁한 태도였던 경찰이 손사래를 치며 열을 낸다. 정말 대놓고 차별하는구만.




 “아, 아! 아니요! 저희 같은 게 무슨, 그렇게 말해주시니 영광입니다! 근데 아드님이시라구요?”


 


 



 


 


 내가 한 시간을 넘게 설명해도 끝나지 않던 경찰의 심문은, 유한위의 수고하십니다, 단 한 마디에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은, 마치 폭풍이 불기 전 평야처럼 지나치게 조용해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이럴 바에는 먼저 선수를 치자,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말문을 열었다.




 “날아다니는 양반이 차는 뭐하러 끌어요?”


 “자동차는 남자의 로망 아니겠냐. 너 데리러 왔는데 경찰서에 날아들어 올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아, 네.”




 그러면 조금이라도 큰 차를 사는 게 좋지 않았을까. 190cm에 육박하는 거한에게 이 4인승 승용차는 지나치게 비좁아 보였다...




 “다친 데는 없고?”


 “네, 뭐.”




 부상이라고 해봐야, 겉옷이 타면서 머리카락이 살짝 그슬린 정도였다. 




 “상대는 파이로키네시스였다고.”


 “각성한지 얼마 안 된 것 같았어요. 딱히 훈련을 받은 기색도 없었고. 갑자기 얻은 힘으로 자기가 뭐라도 된 줄 알았겠죠. 그 힘으로 선택한 게 고작 소매치기라는 게 웃긴 일이지만.”


 “음, 마냥 가볍게 볼 문제는 아닐 것 같구나. 최근에 각성한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의 사고나 범죄가 늘어나고 있으니까. 정부에서는 능력자가 늘어나는 것에 규칙이 있는 게 아니냐고 생각하는 것 같던데. 그렇게 쉬우면 좋으련만.”


 “그러게요.”




 그런 게 있었으면 벌써 찾았겠지. 왜 고생하겠어.


 


 “...한성아.”




 꿀꺽, 갑작스레 달라진 분위기에 나는 조용히 침을 삼켰다. 지금부터가 본론일 것이었다.




 “네가 뭣 때문에 자경단 같은 걸 하고 다니는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네 보호자로서 언제까지고 네가 혼자서 위험에 몸을 던지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




 사실, 나에게 있어서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었다. 히어로가 아무리 우수하다곤 해도 대부분 출동을 받고서야 움직인다. 하지만 세상에는 신고조차 하지 못하고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존재했다. 내가 하는 일은 어디까지나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선에서 히어로들의 눈이 닿지 않는 골목 순찰정도였다.




 “자경단이라곤 해도 그냥 잡범 상대에요, 가끔 돌아다니다가 이렇게 눈에 띄면 오지랖 부리는 정도고요.”


 “내가 바쁘다고 해서 네가 밤마다 집에 없다는 걸 모르진 않는다. 단순히 매일 밤 산책하러 나가는 거라면 말리진 않겠다만.”


 “...다 알고 계셨어요?”


 “이래 봬도 히어로 1위니까.”




 처음부터 속일 수 있을 거라곤 생각도 안 했지만 대체 언제부터 알고 있었던 건지. 매일 밤 몰래 집을 나서는 나를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는 그를 생각하니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끔찍한 가능성에 대한 상상에 잠겨있자, 유한위는 답지 않게 긴장이라도 한 듯 숨을 한 번 고르고는 말했다.




 “아직도 히어로가 될 생각은 없냐. 내가 보기에 너라면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벌써 몇 번이고 나눈 대화, 유한위는 내가 히어로가 되길 바라는 듯했다. 확실히, 아버지가 현직 히어로 게다가 1위라면 히어로가 되지 않는 쪽이 더 이상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내 대답은 항상 같았다.




 “저는 무능력자인걸요.”


 “무능력자가 히어로가 되지 못한다는 건 편견이야, 실제로 사례도 있고. 게다가, 능력자고 무능력자고를 떠나서, 너만큼 우수한 애가 빛을 못 본다면 시스템이 무슨 소용이 있겠니.”


 “저를 너무 과대평가하시는 거 아니에요?”


 “그럴 리가, 너보다 못난 히어로를 모아서 줄 세우면 야구장 하나는 족히 채울 수 있을 거다.”


 “그건 다른 히어로들이 들으면 기분 꽤 나쁘겠는데요?”


 “하하, 우리끼리 하는 이야기인데 뭐 어떠냐. 빈말도 아니고.”




 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어쨌든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그래도, 아시잖아요. 저는 그러면 안 되는 거.”




 솔직히 말해서 나도 히어로가 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남들을 돕는 것도 싫지 않고, 장래도 머리 굴리는 것보다는 몸을 쓰는 게 더 취향에 맞았다. 아마 고등학교도 운동계 쪽으로 가게되지 않을까. 




 “제가 히어로가 될 수는 없어요.”


 “네 아버지 일에 네가 책임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넌 그 녀석과는 전혀 다른 인간이야!”




 유한위의 목소리에 약간 열기가 섞인 게 느껴졌다.




 “저랑 여동생을 거둬주신 건 정말이지 감사한 일이고, 아버지 말씀이라면 가능한 따르고 싶지만, 이것만큼은 쉽게 말씀을 못 드리겠어요.”


 “넌 아직 중학교 2학년이니 시간은 많다.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다시 생각해 보거라.”


 “그렇게 할게요.”




 창밖을 보니 어느덧 차는 인천대교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저 멀리 금지구역에 뼈대만 남아 앙상한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도 재건 중인건가. 




 '정말 여러모로 민폐구나.'




 10년 전,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에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었다. 자신을 마스터 마인드라고 자칭한 빌런이 나타난 그 날, 총 1만명의 시민이 전국 각지에서 희생당했다. 다행히 유한위를 비롯한 국내의 최상위 히어로들의 연합으로 빌런은 제압되었으나, 이미 사회는 너무 큰 상처를 입어 버렸다. 그의 처형 뒤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까지 초능력자를 추방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적지 않을 정도였으니.




 사실, 그 사건에는 한가지 세간에 공개되지 않은 기밀이 하나 있었다. 당시 작전에 참여한 극소수의 히어로가 마스터 마인드의 아지트를 기습했을 때 발견된 두 명의 아이. 마스터 마인드 자신이 실패하더라도 대신 계획을 이뤄주기를 기대하며 준비해둔 후계.




 히어로들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정부에게조차 알리지 않은 채, 그 두 아이를 거둬들였다.




 그 아이, 나는 슈퍼 빌런의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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