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족을 구해낸 마즈다문디는 이제 떨어져내리는 달을 막아 올드 월드를 구하기 위한 장대한 투쟁을 시작했다.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어, 마즈다문디는 대륙만큼이나 거대한 파편을 향해 마법의 폭풍을 쏘아올렸다. 그의 노력은 무의미한 것이 아니었다. 슬란의 힘 앞에서 대륙 크기였던 파편은 이제 거대한 산맥 정도의 크기로 바뀌어 있었다. 지상에 남아 있는 슬란들이 자신들의 모든 힘을 짜내어 가장 오래된 이 마즈다문디에게 보태주었다. 실로 위대한 희생 끝에 하나씩, 하나씩, 슬란들은 그의 옥좌에서 쓰러져 영혼조차도 남기지 않고 바스라졌다. 최후의 순간 마즈다문디 혼자만이 남았다.
그 어떤 필멸자도 그들을 구하기 위한 이 위대한 투쟁을 알지 못했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그 홀로 오롯이, 마즈다문디는 고결한 싸움을 이어나갔다. 그의 헐떡거리는 입술과 감긴 눈에서 핏줄기들이 쏟아져 내렸다. 그의 논리적인 사고는 그가 불가능에 도전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으나, 그는 멈추지 않았다. 마즈디문디는 성공할 뻔 했다. 거의.
어둠이 마즈다문디의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그는 차가운 돌바닥 위에서 깨어났다. 몸을 일으키려고 노력했으나, 수치스럽게도 그럴 수 없었다. 떨어져 내리는 달의 크기는 여전히 행성을 통째로 박살내기에 충분한 크기였다. 마즈다문디는 자신이 궁극적으로 패배했음을, 그리고 처음부터 실패할 수밖에 없었음을 알고 있었다.
그에게 남은 것은 이제 아무것도 없었다. 가여운 슬란, 한때 세계에서 가장 존귀했던 이는, 마치 상처 입은 짐승처럼 계단을 기어올라가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한 번, 피라미드 사원의 꼭대기에 앉아, 그의 피부에 신선한 공기를 쐬기를 바라면서. 그 소망은 거의 이루어질 뻔했지만, 그 직전에 마즈다문디의 심장이 멈추었다.
달은 멈추지 않고 떨어져내렸다. 세계는 이제 화염과 파멸의 아가리에 놓일 운명이었다. 알려지지 않은 마지막 영웅의 희생이 세계를 그 운명에서 건져내었다.
마즈다문디가 오르고 싶어 했던 잇차의 대 피라미드 꼭대기에 안치되어 있던 최초의 슬란, 잇차의 구원자이며 존경받는 대군주인 크로악의 붕대로 감싸인 미라가, 제자의 죽음을 보았다. 크로악의 말라 비틀어진 몸이 꿈틀거렸다. 수천 년 전 세계를 한 번 구했던 이가 다시 한 번 더 일어서고 있었다.
섬광이 일었다. 크로악은 그의 손을 들어올려 그가 알고 있는 가장 위대한 마법, '올드 원의 방패'를 불러내었다.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마법의 장막이 돔을 이루어 러스트리아를 둘러쌌다. 이와 동시에 그는 장막으로 감싼 러스트리아의 대륙 파편들을 저 우주 너머로 날려보냈다. 그 안에 누가, 무엇이 살아있을지는 스스로도 알지 못했다.
비록 러스트리아와 사우스랜드는 화염에 삼켜질지언정, 세계의 나머지는 구원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슬란은 자신의 희생조차 모를 수많은 이를 위해 기꺼이, 사심없이 스스로를 불살라 올드 원의 방패를 유지했다.
영겁에 가까운 세월 동안 카오스와 싸워온 위대한 크록시거 나-카이와 하얀 사우루스 고르-록은 스케이븐의 시체로 만든 산 위에서 떨어져내리는 운석을 향해 포효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리자드맨들은 투쟁을 멈추지 않았다.
이윽고 카오스의 달이 지면에 충돌했다. 격렬한 화염과 충격파의 벽이 러스트리아와 사우스랜드를 집어삼켰다. 러스트리아 대륙은 산산조각 났고 모든 것이 화염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고결한 크로악의 육체조차도 불길에 휩싸였다. 그러나 올드 원의 방패는 무너지지 않았다.
신의 자손들, 최후의 수호자 리자드맨들이 다시 한 번 더 세계를 지켜내었다. 그렇게 올드 월드는 짧은 시간이나마 그 생명을 이어가게 되었다.
세계 최강의 대마법사가 기어가면서 도시의 마지막 모습이라도 보려고 했지만 그조차 못하고 죽고 말았을 때
그 대마법사의 스승이 제자의 죽음을 감지하고 부활하는 장면
좀 뽕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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