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살치킨은 범죄다 - 판타지 갤러리

순살치킨은 범죄다앱에서 작성

모자란모자

2021.12.29 22:20:52

조회 28 추천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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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에서 뼈와 살이 차디찬 기계의 아가리로 굴러떨어져

뼈와 살이 발라지는 과정은 닭 한마리의 삶을 통째로 부정하는 것이며

뼈들은 한구석에 모여 니뼈 내뼈 할것 없이 으깨지고 부숴져 한줌의 가루가 된다

살들은 발라져 단순한 고깃덩이가 되어 수백 수천의 살점과 뒤섞여 넋조차 찾을 수 없다

이러한 닭고기에 무슨 영혼이 있을까?

한입거리로 모독당하며 튀겨진 추기를 포크로 찍어

고기의 부위와 맛을 특정하고 느끼기도 전에 부숴져

아라기에 들어가는 순간 그 결과에 복종하고 만다

이러한 추악한 문명의 이기 가운데서 무슨 도가 있을까

치킨이란 것은, 닭 한마리를 통째로 튀겨낸 것이다

이는 닭 모든 부위를 받아들임이며, 사람됨의 특권으로써 자신이 선택한 부위를 먹게 된다

경건히 살점 하나 남김 없이 뼈를 훑어 먹고 나서, 이를 추스르는 과정은

장사지내는것과 같은 행위이며, 닭의 넋을 달래고 하루의 양식이 된 한 마리의 닭에 감사를 표하는 최소한의 예의다

무슨 부위인지, 무슨 닭인지도 모르고 한입의 즐거움으로 먹는 순살 치킨은

인간의 도리에 어긋난 것이며 범죄와도 같은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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