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침투임

대대 주둔지에 오대기 잡고 있을 때인데

주말이다 사지방 가서 포커디펜스나 포랜디나 하자

하고 있는데

무전기로 갑자기 급하게 불러서 가니까

염소를 잡으래

잘못슴다??

염소를 잡는데 산 채로 잡고

다치게 하면 안 된대

염소인 것도 어이 없는데

왜 조심히 잡아야 하냐 하니까

민간인 소유의 염소가 도망쳐나와 부대로 숨어든 거래

민간인 재산이라 다치면 안 된다는 거임

걍 시발 어이가 없었는데

부대 건물 뒤 언덕 나무 많은데 숨어 있대서

그걸 샅샅이 뒤져서 잡아야 하나 시발 하는데

언덕 바위 위에 늠름하게 올라가

우릴 내려다보던 우두머리 염소의 시선을 아직도 못 잊음

포스 개오지더라

결국 사람이 포위망 좁혀 잡는데

내 동기가 염소 발 걸다가 튕겨나가는 것도 보고

잡았는데 묶을게 없어서 지통실 가서 뭐 빌려오고 해서

조심스럽게 염소야 미안해 하고 다리 잡고 위병소 앞에 데려갔더니

염소 주인은 엇짜 하고 트럭에 홱 내팽겨치더라

염소 안 다치게 하려고 조심조심한 우리가 병신 같아졌음

아 그리고 끝끝내 한 마리는 못 찾음

자연으로 돌아가는데 성공했나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