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너, 인류최강인 것 같은데——어떠냐. 진 적이 있는 거냐?”

망아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09 16:15:04
조회 71 추천 0 댓글 2

“……저기ㅡ 에 그러니까…… 준.”

작업을 진행하면서, 키시시키는, 방관하고 있는 아이카와 준을 향해서, 말을 걸었다.

“너, 인류최강인 것 같은데——어떠냐. 진 적이 있는 거냐?”

“있어.”

키시시키의 그 질문에, 아이카와 준은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한다.

“대부분 지기만 한 인생이지. 아까도 잠깐, 지고 온 참이라고.”

“아까……?”

“이기고 도망가 버렸지. 그래서, 그게 어쨌는데?”

“난——졌다.”

키시시키는, 말을 신중히 고르면서, 말한다.

이 계집애가, 소문으로 들어왔던 인류최강의 청부인이아고 한다면——아무리 길을 잘못 들어도, 자신이 제로자키 일적의 사람이라는 것은 비밀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 ‘대전쟁’의 에피소드를 듣자면, 제로자키 일적을 지키기 위해서는——이 계집애만은, 적으로 돌리면 안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나.

정말로 최강이라고 한다면, 묻고 싶었다.

“절대로 지면 안 되는 곳에서, 졌다——패배를 교훈으로 삼아 성장한다는 건 듣기 좋은 말이지만, 그런 것마저 불가능할 정도로, 철저하게 졌다. 패배의 미학이라는 게, 전혀 없었던, 참담한 패배였다. 아니, 그것만이 아니야…….”

이시나기로서 야미구치라는 그 소년에게도——

능수능란하게 속아 넘어갔다.

그것도 패배다.

“지켜야 할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기는 것이 절대조건인데, 아무래도 나에게는 그 힘이 없는 듯하다——그렇다면 난, 대체 어떻게 하면 되는 거지?”

“이기면 되는 거 아니야?”

“그래도 질 떄가 있지. 의지만으로는 어떻게든 안 된다고.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있어. 죽기를 작정하고 한다면 죽을 뿐이다.”

“우와하하, 그건 그렇지.”

아이카와 준은, 그런 키시시키의 등을 보고 웃는다. 키시시키의 정신을 거슬리는 데는 최고였다. 아무래도 이 계집애에게 상담을 청했던 일 자체가 틀렸던 것 같다며, 제로자키 키시시키는 후회한다. 어차피 최강은 최강, 밑에 있는 자들의 심중 따위, 살필 일 따위 없다, 인가——

저격총으로 노려지면 저것만큼은 다르다고 말하고, 대나무 숲에 꾀여져 넘어가면 이 필드가 나쁘다고 말하고, 이시나기와 만나면 그들만큼은 예외라고 말하는——그런 자들의 심중 따위.

죽는다.

죽는 방식.

키시시키는,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살인귀였을 터이다.

죽는 방법을 모를 터였다.

절망할 정도로, 죽지 않는 살인귀였다.

그런데——어느새.

이렇게도 선명히, 죽음이 옆에 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공포가.

지끈하고——심장의 고통으로서.

“죽기를 작정하고 한다면 죽을 뿐인가——응응, 재밌는 말이군, 오빠. 좋아. 보답으로, 너한테 하나, 좋은 말을 선사해주지.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남자의 친구가, 일이 있을 때마다, 나에게 해주었던 말이지.”

“……뭔데.”

“싫어하는 일은 마지못해 해라. 좋아하는 일은 좋을대로 해라.”

아이카와 준은——

빨간 포니테일을 화려하게 나부끼고는, 그렇게 말했다.

“너도 좋을대로 하면 되는 거 아냐? 연전연패, 전전전패이더라도, 실패하지 않으면 의외로 멋있는 거라고. 그야,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은 있지만——할 수 없었다면 할 수 없던대로, 그것도 우스갯소리가 되잖아.”

“………….”

“어떻게 된 거야? 오빠, 손이 멈춰있다고. 서두르라고. 시간 없지?”

“아니…… 마지막의 마지막에서, 막혔다.”

해체 작업이 막힌 건 정말이었지만, 하지만, 손이 멈춘 이유는 막혔기 때문이 아니다. 다른 이유가 있다. 하지만, 그것을 아이카와 준에게 말할 수 있을 리는 없다.

하지만, 그랬었다.

완전히 잊고 있었다.

제로자키 일적은——웃으며 죽기 위한 집단이었다.

그걸 위해서, 제로자키를 시작한 것이다.

제로자키는 그렇게 해서——시작했던 거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매니저들에게 가장 잘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5/03/10 - -
7338946 1601년만에 버거 시켜먹음 피채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14 0
7338944 근데 한국은 저거 살지도 소일렌트그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33 0
7338943 근데 이혼이 쉬워지면 오히려 결혼생활이 파탄나는거 아님? [1] 재일고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37 0
7338941 짱깨들 ㄹㅇ 전세계에 호감작 해놨자늠 [1] 무적칼퇴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47 0
7338940 버킹엄궁전 좀 일찍왓서야대나 [2] 뇽룡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22 0
7338939 뭐? 미국이 동맹국 채권을 무이자 상환기한 없음으로 바꾼다고? 설아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34 0
7338938 술 마시고 싶은데 내일이 월요일이네 [2] McQuee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26 0
7338937 그런데 무이자 채권 강매< 이거 국민연금 아님? [7] 홈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64 0
7338936 아니 백종원 롤링 파스타랑 빽보이 피자 나만 먹음? [15] 엘-프사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84 0
7338935 100억 무이자 채권을 인플레 2% 100년 때리면 [1] α센타우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56 0
7338931 문제는 채권 사라 (X) 강제 채무조정 (O) 인듯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59 0
7338930 념글 민서 좆목 ㄹㅇ 걍 어이가ㅜ없네 [2] 삽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40 0
7338929 사쿠라는 보지파츠만 따로 굴렸다가 끼운 리얼돌이 아니잖아 [2] ㅇㅇ(121.145) 03.09 59 0
7338927 림버스 95퍼 안 터질 때마다 왜케 좆같고 화나서 미치겠지 [4] 치매반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31 0
7338926 영국이 홍콩 가져갈 때도 99년이었는데 [2] Mainecoo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44 0
7338924 나미는 왤케 꼴릴까 [2] 푸르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39 0
7338923 한 세오울로 일주일만 살고싶네 [3] aa(118.235) 03.09 39 1
7338922 백종원님은 택갈이의 신이구나 [1] 엘-프사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54 0
7338921 중국이 조금만 더 호감국가였어도 국제정세 꼬였겠네 [2] 소일렌트그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58 0
7338920 하아 트럼프도 메이플 유저였네 α센타우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43 0
7338919 구글 반독점법은 진짜 크롬 하나 떼어주고 시마이칠 모양이네 [2] 00(221.155) 03.09 51 0
7338918 근데 이스라엘 이번 세대에 뽕 뽑아야겠더라 ㅇㅇ [8] 콥등이0.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74 0
7338917 초인고교생 이부분은 근데 과하게 까이는 게 그거임 [5] alembic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59 0
7338916 정부대출도 무이자는 거의 안해주지 않나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19 0
7338915 그런데 영애체의 한국어 번역투가 존재하는이유가뭘까 [2] 빵케이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32 0
7338914 젠장 국제일진은 총기난사도 몬하자늠 그림먼저본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22 0
7338913 하채비만이 고민인누나 어디없나 [1] 유동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27 0
7338912 배부르게 먹었는데 디저트가 먹고싶은 심보는 뭐지 불건전유니0.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15 0
7338911 세오울이 되면 그것대로 개빡셀거같은데... [5] 푸르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54 0
7338910 새우깡에 맥주마시고 싶은데 작업도 해야함 비류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20 0
7338909 무이자 100년미국채 클로드는 0.5% 가격제시하네 [1] 초보팡갤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51 0
7338908 "제가 청했습니까 창조주여 흙으로 나를 인간으로 빚어달라고?" McQuee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32 0
7338906 무이자 영구채는 일진 그 자체 아니냥? [1] Mainecoo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45 0
7338905 요즘은 초등학교 현장학습도 안하는군 홈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17 0
7338904 우울하고 슬플땐 영애체를 쓰면 되는 것이와요~~~~ [1] 김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30 0
7338903 트럼프 말고 벤스 이 새끼도 웃김 [2] 소일렌트그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51 0
7338902 나 트럼프 2기 정권 말기에 뭐할지 벌써 눈에 보이는 것 같음 [2] 그림먼저본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63 0
7338901 아시발 캡쳐하다 꼴렸네 [1] 엠마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35 0
7338900 첫 야설 ntr물이었는데 부모님 손에서 컷당함 [1] 엠마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46 0
7338899 무이자 영구채 그냥 삥뜯는거 맞긴함 [7] 무명소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80 0
7338898 하아 부녀근친의 초인 어디 없나 엘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39 0
7338897 트럼프에 자아의탁한 조선인들 대체 왤케 많음 [3] 폭유밀프모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72 0
7338896 오늘 마대살도 재밌었다 도도가마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18 0
7338895 오늘의 맥주. [2] 노벨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28 0
7338894 귀여운 다스카 [3] 뭬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33 0
7338891 오 이거 재미교 [5] 재일고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35 0
7338890 음습한 일남놈들 가출 여고생 주워서 재워주는 대신에 야스하는거 [1] ㅇㅇ,(58.29) 03.09 46 0
7338889 여자친구 집에 갔던 김판붕군 엠마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21 0
7338888 정액이 여성의 성격과 행동을 변화시킴.jpg [6] 푸르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106 0
7338887 헤필사쿠라보는내내어쩌라고씨발<-이소리밖에안나옴 [1] 유명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37 0
뉴스 ‘KBS 아나운서’ 김민정, 조충현과 별거 고백 “이혼 결심도” 디시트렌드 03.09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