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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에하 안한 사람 쥬에나 안한 사람은 본인이 스포 당해도 괜찮은지 고심하고 내리길 바람
쥬얼리 나이츠 아르카디아.
여러 미연시 플레이어들에게 도파민 터지는 스토리로 컬트적인 인기를 끌었던, 쥬얼리 하츠 아르카디아의 팬디스크입니다.
흔히 팬디스크 하면 떠오르는 것은 후일담, 혹은 if 스토리(본편에선 공략 불가능했던 히로인들을 공략한다는 의미로도) 등입니다.
쥬얼리 나이츠 아르카디아는 그 모두에 해당하면서도, 팬디스크라는 명칭을 쓰기엔 마냥 적절하지만은 않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속편이라고 봐야할지도 모르겠네요.
쥬얼리 하츠 아카데미아의 마무리는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그 장대한 스토리의 끝이라기에는 조악하기도 하고, 어이 없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했으니까요. 진짜 최종보스는 그 자리에 어울리는 빌런이 아니었고, 이후의 전개는 더더욱 조악했습니다.
쥬에하를 했던 플레이어들이 안나신이라고 말하는 그 전개요. 모두가 그 끝마무리가 그렇게 끝날 수밖에 없었는지 의문도 품었을 겁니다.
여기에 쥬에나는 대답합니다. 그것들조차 빌드업이었다고. 그렇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깔끔한 전개와 복선 회수를, 쥬에나는 보여줍니다.
쥬에하를 하며 플레이어들은 의문, 혹은 아쉬움을 느낄 포인트가 몇 군데 있었을 겁니다. 살럿 선생님은 이렇게 빨리 죽을 캐릭터였나? 그래서 카라가 몸 담은 조직의 정체는 뭔데? 안나신 전개 이거 맞아? 같은 부분이요.
쥬에나는 그 모든 아쉬웠던 부분들을 속 시원히 해소해줍니다. 그리고 본편에선 미처 다뤄내지 못했던, 후일담이라는 요소마저 이번엔 제대로 집어넣어 주었죠. 쥬에나는 쥬에하의 후속작이자 팬디스크이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조각이기도 합니다.
내용적으로 들어가 볼까요?
쥬에하에서 강조했던 것은 사람의 의지, 그로 인한 사람의 가능성이었습니다. 단, 여기서 의지는 중의적인 의미였죠. 말 그대로의 인간의 의지, 그리고 그를 통해 이뤄내는 눈부신 기적. 빛나라, 나의 의지(돌)이라는 말장난이 주제에도 녹아들어있다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쥬에나가 강조하는 것은 반대입니다. 의지를 통해 가능성을 증명해야만 했던 이야기는 끝났습니다. 쥬에나가 말하는 것은 의지(이능) 없이도 걸어나갈 수 있는 인간의 이야기입니다.
아리안나, 안나신부터 볼까요? 그녀는 쥬에하 엔딩부에서 전능이라는 기적을 손에 얻었습니다. 그녀는 말 그대로 전능합니다. 인간의 피를 빨고싶어하는 뱀파이어 종의 생태 자체를 바꿔버리죠. 이번 작에서는 화산 분화조차 모종의 이슈로 안드로메다(전능의 기적)가 봉인되기 전까지 한 번은 막아냅니다.
하지만 잠시 봉인된 그 기적이 요구하는 대가는 단 하나, 심지어 본인에게는 아무 불행도 없는 대가입니다.
아리안나 하트벨이 죽는 순간 세계는 끝난다.
유명무실한 대가입니다. 그녀는 전능하거든요. 원한다면 본인의 수명을 무한하게 늘릴 수도, 친한 친구, 가족들마저 불로불사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딱 저 한 가지의 대가를 바꿀 수 없다는 것 외엔, 그녀는 정말로 전능합니다.
그렇기에 그녀는 본작 내내 벌어지는 사건에 직접적인 관여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그저 관찰자의 시점에서 관찰하는 장면이 대부분을 이룰 뿐이죠. 그녀가 원하면, 언제건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그녀가 죽은 뒤 세계가 끝난다는 유명무실한 대가 하나만 지불하면 말이죠.
그렇기에 쥬에나의 큰 줄기 중 하나는, 아리안나 본인과 페가수스 반 모두가 전능을 손에서 떠나보내고도 분투하는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시점을 조금만 비틀면, 직후 서술할 주인공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라 볼 수 있죠.
주인공, 소마 제이스 또한 쥬에나의 엔딩부에서 비슷한 일을 겪습니다. 그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새 능력을 몸에 받아들이지만, 이후 다시는 의지(이능)를 쓸 수 없게 됩니다. 전능하지 않을 뿐, 그도 이능이 만연한 세계에서 이능을 떠나보내게 되는 겁니다. 그러나 그는 망설이지 않습니다. 제 역할을 다했다는 듯. 인간이 이능의 손을 놓고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는 강연금이 떠오르기도 하네요.
다른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는 굳이 다룰 필요가 없을 겁니다. 직접 해보는 것이 좋기도 하고, 해본 사람이라면 말하지 않아도 이해할 것이기 때문이지요. 나머지 인물들의 서사도 좋지만, 이쪽의 주제를 전하는 주체는 결국 소마와 아리안나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이니, 행복에 대한 이야기니 하는 것도 있지만 이 역시 다루지 않을 겁니다.
대신 조금 더 벗어나서 스토리 자체에 대해 평가해보자면, 사실 전작보다는 도파민이 터지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거대한 반전이 뒤통수를 후려갈기지도 않고, 몇 챕터 내내 반복되는 근본씹덕전개가 여러분의 혼을 오랜 시간 울리지도 않죠.
대신 쥬에나는 조금 더 기초에 충실합니다. 전작 쥬에하에서 미간신 시라타마의 끔찍한 퀄리티의 일러스트와 더불어 진입장벽으로 취급받았던 것은 3장 이전까지의 이야기였습니다. 세계관 설명하랴, 갑자기 뜬금없이 달리기 경주를 하랴 그리 매력적인 도입부는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쥬에나는 전작을 해본 사람이라면 시작부터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전작에서 가려운 채 끝났던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기도 하고, 시나리오라이터인 후유아카네 톰(약칭 톰신)의 실력이 발전했는지 그냥 순수하게 일상씬이 재밌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전작에서 보여준 실력이 어디 가는 것은 아니기에 필요할 때는 도파민을 채워주기도 합니다. 전작만큼이 아닐 뿐이죠. 요컨대, 고점이 낮아진만큼 저점이 훨씬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엔딩끼지 포함해서요.
이렇기에 후속작에도 팬디스크에도 걸쳐있는 쥬에나는 굉장히 성공적인 마무리를 지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후속작은 본편과 연관이 있으면서도 본편과 맞먹는, 혹은 그보다 거대한 본편 이후의 내용을 다뤄야합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후속작이 본편보다 스케일이 마냥 작기만 한다면 플레이어들은 실망하겠죠.
'에게? 전작에선 이것보다 더 힘들고 대단한 일도 이겨냈는데?'
실제로 이런 딜레마를 피하기 위해 어떤 후속작들은 아예 주인공을 교체하거나 주인공에게 제약을 부여해 이야기의 스케일이 같거나 더 작아져도 긴장감을 유지합니다.
그러나 팬디스크는 다르죠. 팬디스크가 다루는 것은 밝히지 못한 이야기, 후일담입니다. 본편보다 스케일이 커서는 안됩니다. 주객전도죠. 후일담은 철저히 본편보다 작은 규모로 엔딩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어야 합니다.
쥬에나는 이 양측 개념에 걸쳐있음에도, 언뜻 보면 반대되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며 이야기를 성공적으로 끝냈습니다. 본편을 한 플레이어들에게 이 이상의 헌사는 없겠다 싶을 정도로요.
간만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잠도 걸러가며 즐겼습니다. 최근 미연시를 즐기지 않아 슬슬 미연시에 대한 흥미도 떨어져가나 했는데, 단순히 최근 미연시들의 질이 떨어져서 제대로 즐길 수 없었음을 이번 작품으로 실감할 수 있었네요. 간만에 만족스러운 미연시였습니다.
모바일로 잠도 걸러가며 작성하다보니 꽤 두서 없는 글입니다만, 글 전체에서 제가 느낀 만족감은 충분히 전달되었을 것이라 생각하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
정말 마지막으로, 미간신 일러가 뇌이징 감안하고 봐도 더 퇴보한 거 같은데 톰신이 슬슬 새 일러레를 찾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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