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들이 나를 너무 좋아한다.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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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들이 나를 너무 좋아한다. 1화앱에서 작성

alembic

2025.03.01 00:33:48

조회 48 추천 0 댓글 0

28b9d932da836ff537eb87ed4189736ffec2428fec4234382c89464114b2b19c0e48

"왕은 인간을 먹고 있다."

나의 스승은 그리 말했다.

이 세계에 전생하고 난 후 5년이 지나 맞이한 스승이었고 2번째 부모였다. 노예로 팔려나가 맞이한 인연이라도, 그걸 구매한 건 스승이 아니었고, 스승 역시 이곳에 묶여있을 뿐인 구차한 인생. 오히려 묘한 동질감마저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이 화로쟁이 노인에게 묘한 가족애를 가지고 있었다.

스승은 콜록거렸다.

이곳은 궁중의 쓰레기를 태우는 소각로.

스승은 이곳에서 장장 40년을 일했기에 기침을 하면 검은 진액이 나왔다.

"스승님."

"......그렇게 불릴 정도의 것을 가르쳐주지 않았다."

스승의 말은 겸손이라기보다도, 불쾌함의 표출에 가까웠다.

그가 가르쳐준 것이 아예 없지는 않았으나, 대부분의 일은 그리 명예롭지 못했다.

......어딘가 뜯겨나간 시체를 불태워 물에 흘려보내는 일은, 가르쳤다고 해서 자긍심을 가지기 어렵다.

"스승님. 그럼에도 스승께선 제게 스승이십니다."

"......"

스승은 세까래 위에서 울기 시작했다.

"미안하다."

"뭐가 말입니까."

"너는 이곳에서 나가지 못한채, 평생을 궁중의 쓰레기를 치우며 살다 죽는다. 그게 안타까워서... 이리 우는 것이다."

나는 그것에 대해 할 말이 있었으나 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하나를 가르쳐주고 싶다."

"예."

"왕은 인간을 먹고 있다. 요괴 또한 인간을 먹지. 하지만 전자는 단순한 여흥이라면 후자는 힘을 얻기 위해서다. 왕이 요괴로부터 인간을 지키는 것은 단순히 여유로운 식사를 위해서일뿐인 것이지..."

"예."

"그러니 겉으로는 왕을 경배하더라도, 마음까지는 빼앗겨서는 안된다..."

스승은 그리 말하고 며칠 뒤에 죽었다.

내가 5살일 적부터 15살때까지.

장장 10년을 돌봐준 화로의 할아범이었다.

<튜토리얼 퀘스트를 클리어하였습니다>

[화로의 노인을 쓰러뜨리십시오]

[소싯적 도둑질을 하다 7명을 살해하여 궁중에 갇힌 죄인, 화로의 노인을 살해하십시오. 불과 암기술에 정통한 자이니 부디 밤에 기습을 하는 편이 좋습니다.]

[화로의 노인 1/1]

화로의 노인은 말수가 적고, 한번 화를 내면 주먹을 휘두르며, 자기합리화가 심각한 인간이었다.

다만, 어린아이를 굶어죽게 할 정도로 모진 인간은 될 수 없었고, 40년 동안 도주할 생각조차 못할 정도로 겁쟁이였으며, 피도 섞이지 않은 인간을 위해 울 정도로 나름대로의 감수성은 있는 인간이기도 했다.

나는 결국 그를 죽이지 못했다. 하지만 결국 시스템은 내가 그를 죽이는 데에 성공하였다고 판정을 내린 듯 했다.

[보상을 수령하십시오]

[1성 요괴 요호]

[1성 요괴 랑인]

[1성 요괴 오니]

이런 게임이었지.

나의 스승은 궁중에서 벗어나지 못하였으나, 나는 그럴 생각이 없다.

요괴는 인간을 먹는 수에 비례하여 강해진다 했던가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오늘도 하늘에서 수십 구의 시체가 떨어진다.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대요괴를 만들어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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