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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의 아가페이즈 리뷰 - 돌아올 수 없는 잃어버린 것들을 위하여

언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2.16 01:25:36
조회 69 추천 1 댓글 4
														


1. 아가페이즈 리뷰를? 굳이? 지금?



아가페이즈 붐도 다 지났는데 왜 갑자기? 라고 말한다면


키X님이 아가페이즈는 읽었냐며 저의 양심 전립선을 자극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예전에 아가페이즈 볼거냐고, 볼거면 메일 달라고 해서 낼름 받아놓고 (아마도 2년도 더 전)


읽으면 짧게라도 감상을 쓰겠다고 했는데


그.... 안썼습니다.


리뷰 사다리 념글을 볼때마다 제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이유입니다. 죄송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얘기해봤자 무슨 말을 해도 핑계지요. 넵.



그래서 읽은 감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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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옛날 만화의 솔직함



옛날 작품들을 보면서 그 시대에 유행했던 감성을 떠올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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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전 그 시절 감성을 좋아합니다...


여캐가 남캐 어께에 머리 기대고 우는 장면 보면 발작하면서 좋아하는 타입입니다.


그렇기에 전 굳이 옛날 만화의 '촌스러움'에 대해 얘기하기보단, 옛날 만화의 '솔직함'에 대해 얘기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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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동성애 코드 얘기를 하자면, 어쩌면 아가페이즈에서 묘사되는 동성애는 오히려 동시대보다도 얕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동성애라는 주제는 사회적으로도, 개인 대 개인의 관계로서도 깊게 다뤄진지 오래인 주제이기에,


'사랑하는 사람은 날 사랑해줄 수 없어' 같은 얘기를 직접적으로 하면 진부하다는 말조차 진부할 정도죠.


하지만 이 얘기야 말로 우리에게 와닿는 솔직한 얘기가 아닐까요? 


짝사랑이나 보답받지 못하는 사랑은 이미 우리가 아는 것이고, 동성애자에게 없는 감정도 아닐터,


너무 당연하기에 직구로 던지지 않는 얘기는


직구로 던져진 순간 촌스럽네, 라면서도 다음 페이지를 넘기게 만듭니다.




육체적 사랑과 정신적 사랑-앞선 동성애 코드와 이어지는 보답받을 수 없는 헌신적 사랑-또한 빼놓을 수 없는 테마입니다.


또래 학생들이 쑥덕거리는 듯한 누가 누구랑 잤어, 섹X하고 싶어!라는 분위기부터 시작해서


끊임없이 상기되는 등장인물 간 육체관계라는 주제, 또 육체적 사랑을 배제한 정신적 사랑이라는 주제.


만화 끈이 짧은 저만의 감상일지도 모르지만 유독 00년대 초반까지의 만화들이 좀 이런 얘기를 많이한 느낌이고


'쿨한' 시대로 오면서 비슷한 얘기가 줄었다고 생각합니다. 자면 잔거지 뭐 대수야? 라는 분위기.


덕분에 오히려 지금 보기에는 속이 다 시원할 정도의 직구입니다.


떡도 안칠거면 왜 그러는데! 라는 울부짖음을 들어주는 기분도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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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살아가는 이유', '진정한 나로 살기', 마지막 락의 시대에 대한 얘기입니다.


락이 아직 간당간당하게 살아있던 시절, '이런건 내 삶이 아니야!' 같은 질리도록 봤던 저항.


아가페이즈도 합니다.


토라키는 '고시엔에서 활약하고 1순위로 드래프트 지명 받고 나서 나 야구 안해요' 같은 비비꼰 방법으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속박돼있었던 아버지-야구-승부로부터 결별하려하고,


유리는 '자신을 남기기 위해' 음악을 합니다. 밴드명은 머리가 띵할 정도로 직설적인 '에로스'.


이 외에 다른 등장 인물들도 직간접적으로 하는 얘기이기는 하지만...


이 재료는 '진정한 내 삶을 살아야 해!'라는 메세지를 던지기보단


어쩌면 이 시대에 가장 선망했을, '살아가는 이유' 자체를 희생함으로써 헌신적 사랑을 극대화하는 장치로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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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가 마운드 위에서 풍수 마구를 던지는 동안


<아가페이즈>는 독자에게 동성애-보답받지 못하는 사랑-진정한 자신 이라는 3연 직구를 던지기에


자신만의 유니크한 장면을 연출합니다.


적어도, '쿨한' 시대에는 볼 수 없는 장면을.




3. 아가페와 열혈전개,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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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이 작품의 핵심 장면들은 열혈 장면들일 겁니다.


편의주의적인 전개도, 과장된 감성과 캐릭터도, 심지어는 동성애코드 조차도 뚫고 나오는 열혈 장면은


우리가 아는 '그 명장면'이 아니더라도 곳곳에 배치되어있고, 


앞선 3가지 재료로 만들어진 <아가페이즈>의 유니크한 가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열혈 장면들을 즐기기 위해서라도 <아가페이즈>를 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오히려, 이 뒤에 덧붙이는 이야기는 어쩌면 타올랐던 뜨거움을 식혀버릴 이야기가 될 수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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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버블 경제 직후 혹은 한국의 IMF 직후에 나왔을


근현대 사회에 대한 한탄. 교과서적인 이야기. 꼰대같은 이야기.


관계를 잃었다는 이야기.



<아가페이즈> 내내 등장하는, 돌아오지 않는 공허한 화살 같은 사랑들이


결국 관계 사이에서 돌고 돌아 우리를 가득 채운다는 이야기입니다.



돌아오지 않음을 알아도 던졌기에 뜨거웠던 사랑들을


뻔한 훈화 말씀으로 끝내는 기분이 들수도 있습니다만...


동시에 정답이기도 하고, 다시는 우리가 돌아갈 수 없는 모습이기도 하죠.


이미 지나가버린 시대의 작품을 즐기는 것은 


솔직함과, 이런 한탄조차 포함해 다시 만날 수 없는 것들을 배웅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가끔은 이렇게 쿨하지 않았던 시대를 즐기기 위해서라도, <아가페이즈>를 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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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거고, 호모는 정신병이 맞습니다.


우즈메가 예쁘고 불쌍합니다.




이 리뷰를 X도님께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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