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트가 열리고 시스템이 도입되어 각 차원이 연결된 이래로 인류는 수많은 종족과 접촉해왔다.
시스템의 존재 덕에 차원 간 대규모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기에, 서로 간의 교류는 정보와 약간의 물자 교환 선에서 그쳤다.
그렇게 인류가 알게 된 수많은 종족들 중, 몇몇 종족은 그 생태나 생김새의 특이성으로 인해 타차원 주제 커뮤니티에서 화제 거리가 되고는 했다.
‘케메르’도 그런 종족 중 하나였다.
기본적인 골격이나 외형은 인류와 유사한 직립종이다.
게이트가 열리기 전 온갖 형태의 외계인을 상상한 인류의 예상과 달리, 대부분의 타차원 종족은 그 모습이 인류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니 여기까진 이상할 게 없다.
그들의 특징은 바로 극단적인 성적이형이다.
성적이형이란 같은 종의 암수 사이에서 발생하는 신체적 차이점을 말한다.
인류로 따지면 남성의 체격이 여성보다 좀 더 크거나 하는 것을 말하고, 다른 종을 예시로 들면 수컷 코끼리에게만 상아가 있는 경우 등이 있다.
케메르의 경우엔 인류와 비슷한 형태의 성적이형이 훨씬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케메르 남성은 평균 신장이 2m에 달하고 체격도 그에 걸맞게 거대하다.
신체 자체의 마나 친화력이 인류보다 우수하여 무공 수련에 유리하다.
시스템이 생겨서 각 차원이 연결되기 전에도 자체적인 기 수련법이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했을 정도다.
그런 특징 덕분인지 케메르 남성은 마초적인 성격이 강해서, 커뮤니티에선 우스갯소리로 이들을 기가 차드라고 부르곤 했다.
케메르 여성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이들의 신장은 성인이 되어도 140cm를 넘는 경우가 드물고, 아무리 운동해도 근육이 좀처럼 붙질 않는다.
그에 반면, 둔부와 가슴의 발달은 타 종족 여성에 비해 월등한 수준이다.
심하면 키와 바스트 둘레가 거의 비슷한 경우도 있다고 하니 말 다 했다.
속된 말로 하면, ‘로리거유’체형.
이때문에 케메르 종족의 정보가 막 풀렸을 때, 커뮤니티 타 종족들의 반응이 상당히 뜨거웠다.
- 얘들 뭐임? 좆되네 ㄷㄷ
- 뭐 이런 종족이 다있냐
- 개꼴린다 ㅅㅂ 차원간 통행 언제 열리냐
- 그거 헌터들만 되잖아
- 아 헌터들 부럽다 저런 체형 실제로 보면 ㄹㅇ 미칠듯 걍
- 이상성욕자들 많네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며, 자연스럽게 생겨난 케메르 여성의 별칭은 다름아닌 ‘암컷 종족’.
모욕스러운 멸칭이지만, 부족 사회에 머무른 케메르 사회의 문명 수준 덕에 이 정보가 케메르 일반인들에게까지 퍼지진 않았으니 다행이라 해야 할 것이다.
극소수의 케메르 여성 헌터들은 조금 화가 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내가 뜬금없이 이런 타 차원 종족에 관한 정보를 떠올리고 있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왜냐하면…
- 웅성웅성
다른 아카데미 생도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야 당연하겠지, 수많은 이들이 보는 앞에서 이 모습이 되었는데.
“성유안 생도, 성유안 생도, 괜찮습니까?”
“네? 네… 아뇨. 아니, 네.”
말이 자꾸 헛나왔다. 그 와중에 내 목소리가 전혀 익숙하지 않아서 헛웃음이 나왔다.
“우선 의무실로 갑시다. 선생님도 같이 가시죠.”
“예.”
날 챙겨주시던 분이 외투를 벗어 내 어깨에 씌워주고 함께 자리를 옮겼다.
분명 이 분은 나와 체격이 비슷한 정도였는데, 지금은 무슨 외투 끝자락이 무릎까지 내려오는 것 같다.
심지어 나는 그걸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도 없었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크고 묵직한 게 내 아래 시야를 가리고 있었으니까.
아카데미 2학년 진급식.
차원 유물을 통해 생도의 영혼과 육체의 밸런스를 조정하여, 생도가 한 층 더 뛰어난 헌터로 거듭날 수 있도록 조정하는 일종의 세례 의식에서.
나는 평소 딸감으로 삼던 암컷 종족이 되었다.
월조킥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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