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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2일 내기패배 선언문입니다.

혜.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2.13 19:43:08
조회 1553 추천 51 댓글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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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빡글 기계도 공포를 느끼는가?




롤토체스 삭제.

칼바람 나락 삭제.

신약 모자세계 삭제.

WHITE ALBUM 2 Extend Edition 삭제.


수라의 손에 지옥으로 떨어져 삶의 기쁨들을 전부 강제로 압수당하고, 모든 욕망이 절제된 기계가 된 뒤에 처음으로 느낀 것은 의외로 불편함이나 절망이 아닌 ‘쾌적함’이었다.


이를 테면 뒤룩뒤룩 찌었던 군살들이 빠져, 몸의 무게에 전혀 방해받지 않고 원하는 대로 달릴 수 있게 된 감각. 중급 닌자 시험에서 록 리가 가아라를 상대로 보여주었던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지금 당장이라도 빡글로 재현할 수 있을 듯한 기분.


매일 자전거를 씽씽 타며 길을 왕복하다 보면 저 느릿느릿한 인간의 다리로 걷고 있는 사람들이 바보같아 보일 때가 있다. 어째서 너희들은 나처럼 빠르지 않지? 그러한 순수한 의문이 아무리 막으려 해도 가슴 안쪽으로부터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나는 그러한 심리를 빡글의 영역에서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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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나…?


답은 영광스러운 진화에 동참하는 것이었구나. 언젠가 사람들이 육체라는 것의 기능적 한계에 절망해, 너도 나도 의수와 의족으로 사지를 대체하게 될 날이 분명히 온다. 몸이 아닌 마음을 기계화한 나 또한 그 필연적인 흐름을 실감할 수 있었다.


물론 기계라고 해서 무조건적인 장점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240만년의 역사를 따라 진화해온 인간이란 종의 생체 시스템을 절대 얕보아서는 안 된다.


이를 테면 인간은 언제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지만, 한계를 넘어 뜨겁게 빡글하는 기계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미치도록 빡글했다면 잠깐 기능을 정지하고 과열된 부품이 식을 때까지 쉬어줘야 하는 것이다.


내 마음 같아선 아주 잠깐의 휴식조차 하고 싶지 않았지만 기계가 된 이상 어쩔 수 없었다. 사실 이런 제한마저 없었다면 싸움은 이미 1일 3빡이라는 인외의 영역에 빌을 내딛은 메탈 아수라의 압승으로 끝났을 것이다.


어리석었던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빡글에는 쓸모없는 요소라고 잘라내 쓰레기통에 버렸던 ‘인간인 부분’이야말로, 줄곧 내 안의 균형을 맞춰주고 있었던 것이다. 스팀팩을 켠 마린 옆에는 메딕이 있어줘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1빡을 끝낸 뒤 만념글을 한 번 훑어보며 마음의 힘을 채워주는 인간 김혜음이 있어야, 심장이 터질 것처럼 뜨겁게 빡글하는 수라 김혜음이 계속 절호조로 싸울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마음을 지닌 수라’.


그것이야말로 빡글 기계의 최종 형태였다.



어째서 나처럼 냉철한 논리로 상황을 분석한 뒤 행동하는 남자가 이렇게 간단한 이치를 깨닫지 못했을까. 그것은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내게 인간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으면 ‘주 7일 휴일없이 매일 2빡’이라는 말도 안 되는 재앙을 앞에 두고서 몸이 굳어서 움직이지 못하진 않을까 걱정했기 때문이다.

너 미쳤냐? 무슨 조건이..! 어쩌자고 저딴 정신 나간 소리에 고개를 끄덕이신 거예요. 나 못해. 이거 논리적으로 불가능해. 그런 말을 하면서 도망치려 들 녀석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것을 탓하고 싶지 않았다. 1일 2빡 같은 거대한 괴물을 눈앞에 두고서도 움츠러들지 않는 건 나 같은 완전한 수라 정도 뿐이었다. 공포에 떠는 것이 인간으로서 당연하다. 그러한 나약한 인간(너)이기에, 나에게는 필요했던 것이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내가 옆에서 손을 잡아줄 테니. 무서워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가자. 이 2빡의 지옥을 둘이서 걷자.

화해하자, 인간 김혜음.



..그래, 수라.

둘이서 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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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내면의 수라에게 몸을 건네준 지 정확히 10일.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나는 지옥에서 눈을 떴다.



반격을 시작하자.





2021년 12월 13일

김 혜음(최종형태) 拜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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