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고빔이 준 아란 마크리무어 CS 감상

펭귀니우스

2025.01.22 23:30:07

조회 40 추천 0 댓글 3

이렇게 진한 피트향 위스키는 첨이네요 소독약 냄새 진동한다는게 어떤 느낌인지 잘 알게 되었습니다.

첫향을 맡았을때는 악역은 익듁한 피트향, 강렬한 바다 소금 냄새가 났습니다. 짭잘한거 좋아해서 괜찮겠거니 했는데 코박죽 하니까 몰랐던 것들이 진동하더이다. 그거슨 무수한 소독약 냄새의 악수 요청...!

왜 피트가 병원 냄새로 악명 높은지 알 수 있었네요.

마셨을때는 제가 좋아하는 짭잘함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그리고 식도와 비강에서 진동하는 병원 냄새를 느꼈습니다. 아니 이거 진짜, 동내 내과 수준이 아니라 수술실 있는 큰 병원의 입원실? 그 냄새 아닌가요.

조금 마시고 난 뒤에는 그을린듯한 아니 좀 탄듯한 냄새가 올라옵니다. 존나 맛있게 탄 빵, 그 껍질만 질겅질겅 씹었을때 풍기는 냄새입니다. 음, 술안주로 닭가슴살을 먹어서 그럴까요. 오버쿡된 베이컨 느낌을 받았습니다. 스모키란게 이런거군요.

잠시 마시는걸 쉬고 기다렸을때 비강에 맴도는건 뭐랄까, 젖은 흙토 같네요. 비료 뿌린 뒤의 밭의 냄새? 열심히 일한 뒤의 냄새 같아서 배가 좀 고파지네요.

좀더 맛을 찾아봅시다. 입에 좀 머금고 이리저리 돌려봤어요. 쏘아대는게 좀 약한 탄산수 같군요. 그래도 스파이시한 느낌은 없어서 좋네요. 정말 극혐이거든요. 맵다는 느낌이 스파이시보단 걍 고도수 알콜의 찌르는 느낌입니다.

대신 꿀보다는 시럽 같습니다. 눅진한 질감이 느릿하게 떨어지기보단, 옅은 농도의 물이 잠시 멈춰있다 흩어지는 느낌. 과일향은 잘 느껴지진 않네요. 약간 있는 단 맛이 있는 것이 슈가 시럽 같아요.

그래도 계속 마시다보니 병원 내는 옅어지고 피트향과 짭잘함과 함께 단 맛이 잘 느껴집니다. 이건 온더락으로 마셔서 그럴수 있어요. 녹은 물이 병원내를 날리고 숨겨진 단맛을 꺼내와주나봐요.

다시 맛을 찾아보면... 얼음의 찬 느낌 때문에 시원한 참외 같기도, 향긋한 꽃과 꽃잎의 냄새 같기도 하네요. 짭잘함과 스모키는 여전합니다만 단맛이 함께 느껴지는게 괜찮네요. 비강에 계속 머무르는 피트향이 나쁘지 않아요. 그 속에서 향긋한 꽃냄새가 숨어 있는거 같아요. 봄비를 맞고 흙 위에 떨어진 목련이라고 한다면 오바일까요.

잘 마셨습니다.

원래 글 제목에 말장난을 하도 쳐놨더니 모르는거 같아서 다시 올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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