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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키윈데 신작 7화까지썼다

ㅈㅅㅋ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2.30 23:11:32
조회 114 추천 0 댓글 18

[연승 티켓의 효과가 발동합니다.]


연승 티켓?

그게 도대체 뭔데.

그런 말을 하기도 전, 연승 티켓의 효과가 발동되더니.


[잊혀진 층에 입장했습니다!]

[클리어 조건: 층의 주인을 처치하십시오.]

[연승 티켓 발동 중! 클리어 시 추가 보상 획득 가능!]


나와 여우의 몸이 전혀 다른 장소로 이동해 있었다.

마치 연무장 같은 분위기의 좁은 공간에서, 어딘지 모를 죽어버린 도시의 한가운데로 말이다.


“이게, 무슨...”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그러자 여우는 익숙하다는 듯 기지개를 피며 내게 상황을 설명했다.


“잊혀진 층이라고. 일종의 히든 스테이지? 그런 거야.”

“히든 스테이지?”

“응. 특정 조건을 충족하거나 탑의 일부 장소에서 들어갈 수 있는 곳인데, 운 좋았네. 이번엔 연승 티켓의 효과로 도착한 거 같아.”

“...연승 티켓은 또 무슨 효과인데?”

“이름 그대로. 한 번 더 무작위 층에 도전할 수 있게 해줘. 클리어에 한 번이라도 실패하는 순간 사라지지만.”


한 번 더 무작위 층에 도전할 수 있게 해준다고?

사실상 클리어만 할 수 있다면 점수를 2배, 어쩌면 그 이상으로 늘려주는 효과잖아?

실패하면 사라진단 제약이 걸려있긴 해도, 그건 실패하지만 않으면 되는 일이다.

설마 초월자들이 도와주고 있는데, 공략에 실패하는 일이 있을 리가?


“음... 그러니까, 손님아?”

“응?”

“이번엔 좀 위험할 수 있으니까. 조금 어딘가에 숨어있어. 좀, 힘을 써야 할 거 같으니까.”

“그게 무슨...”


내가 연승 티켓의 효과에 감탄하는 사이, 여우는 무언가 느낀 걸까?

내게 불길한 말을 중얼거리더니, 곧장 황금빛 꼬리를 활짝 펼쳤다.

그 순간. 폐허가 된 도시의 반대편에서부터 무언가의 기척이 느껴진다.


“윽...?!”


도시의 반대편 상공.

간신히 실루엣만 보이는 아주 작은 인간을 닮은 그림자를 보았을 뿐인데,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저건 마주치면 죽는 괴담처럼, 도저히 상대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란 확신이 든다.


“괜찮아. 손님아. 넌 내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지켜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겁먹은 내 상태를 눈치챈 것인지, 여우는 상냥하게 내 등을 쓰다듬으며 나를 달랜다.


“내가 널 숨겨줄 테니까. 그 무엇도 널 해치지 못할 거야.”

“이건...?”


아니, 단순히 날 안심시키는 게 아니다.

여우의 몸에서 전해진 따듯한 햇살의 온기가 내 몸을 감싼다.


“은신의 술이야. 내가 죽기 전까진 효과가 계속되니까, 근처에 숨어있어. 혹시 파편 같은 게 날아올 수도 있으니까. 알았지?”

“어, 응.”


은신의 술?

검만 자신 있는 게 아니라, 마법인지 주술인지 그런 것도 사용할 수 있는 거야?

여우의 실력에 놀라워하고 있으니, 여우가 곧장 지면을 박차고 뛰어오른다.


“금방 끝낼 테니까, 기다려!”


지면을 박차고 뛰어오른 여우가 이쪽으로 다가오는 층의 주인에게 덤벼든다.

서서히 가까워진 주인의 모습은 마치 겉껍데기를 전부 제거하고 골격만 남은 인형처럼 보였다.

아주 오래되고 낡은, 방치된 인형.


“윽...!”


순식간에 인형과의 거리를 좁힌 여우가 검을 휘두른다.

여우의 공격을 막기 위해 인형이 주먹을 휘두르자, 엄청난 충격파가 터져 나오며 주위를 휩쓴다.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도시가 여우와 인형이 전투하는 여파로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흔들린다.


어째서 여우가 지켜보지 말고 안전한 곳에 숨으라고 말했는지 알 수 있는 광경이다.

계속 길거리에 서서 저 모습을 지켜봤다간 몸 어딘가 성치 않을 것 같았기에, 나는 재빨리 근처의 건물로 발을 옮겼다.


“...혼자서도 괜찮겠지?”


여우가 단칼에 못 벤 상대가 있을 줄이야.

혼자서 싸우는 여우가 좀 걱정된다.

하지만 내가 걱정된다고 나가서 여우를 도와줄 수도 없으니 지금은 얌전히 여우를 믿고 기다리자.

그렇게 생각하며 어두컴컴한 건물 안을 스마트폰의 불빛에 의지하며 적당히 쉬고 있을 만한 곳을 찾던 때.


“...응?”


모든 것이 죽은 이 도시에서 유일하게 살아있는 것처럼 진동을 발산하는 문을 하나 발견했다.

평범한 가정집 같은 주위의 모습과 달리, 어딘가의 연구소에나 있을 법한 육중한 문이다.

뭐야, 여기 너머에 뭐가 있는 거지?


“안 열리네.”


조심스럽게 굳게 닫힌 문을 건드려 보지만, 잠긴 문은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억지로 돌파할 수단도 없고, 일단은 그냥 내버려둬야 하나.

그렇게 생각하며 뒤돌아서려던 그때.


우우웅.

문 너머에서 기계가 작동하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계승자 확인. MI-4 구역의 봉쇄를 중지합니다.]


“뭐...?”


무기질한 기계음과 함께, 굳게 닫혀 있던 문이 열렸다.

마치 날 환영하는 것처럼 말이다.

도대체 이 시설의 정체는 뭐길래,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지?

계승자는 뭐고, 왜 내가 다가오니 문이 열린 거야?

이 모든 궁금증을 저 통로로 내려가면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지만.


“...조금만 기다릴까?”


난 굳이 저 통로로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

조금만 기다리면 여우가 돌아올 텐데, 그때 탐사를 시작해도 늦지 않겠지.

지금 나 혼자서 저 아래에 내려가는 건 너무 위험하다.

뭐가 저기서 날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그렇게 판단하고 슬쩍 물러서려 한 순간.


[봉쇄가 해제되었습니다. 계승을 시작합니다. 권한을 양도합니다.]


“뭣...?!”


다시금 메시지가 눈 앞에 나타나더니.

무언가가 어두컴컴한 문에서 뛰쳐나오기 시작한다.

당황한 난 스마트폰을 든 손으로 반사적으로 앞을 막았지만.


“...어라?”


다음 순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주위가 잠잠해져 있었다.

마찬가지로 내 앞에 있었던 문 또한 처음부터 없었다는 듯 어디론가 사라진 지 오래였다.


“뭐야, 이거?”


영문을 알 수 없는 상황에 혼잣말을 흘리며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으니.

내 앞의 공간이 일렁이며 흔들리더니, 그 안에서 낯익은 인형이 튀어나왔다.


한참 여우와 싸우고 있어야 할 층의 주인.

그것이 끔찍하리만치 망가진 상태로 내 앞에 나타난 것이다.

여우와의 싸움을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고 도망친 걸까?


중요한 건, 눈앞에 나를 단숨에 다진 고기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존재가 있단 것이다.

괜찮아, 여우가 걸어준 게 있으니 침착하게 거리를 벌리면 괜찮을 거야.

그렇게 자신을 안심시키며 물러서려 하지만.


“......”


층의 주인은 내가 있는 곳을 정확하게 노리고 내게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건, 누가 봐도 내가 여기에 있다는 걸 분명하게 알고 있는 모습이었다.

나를 움켜쥐려는 듯 손을 뻗어오는 인형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에서 반사적인 외침이 튀어나온다.


“머, 멈춰!”

“......”


내가 인형을 향해 멈추라고 외친 순간.

어째서인지 인형은 내 말대로 나를 향해 손을 뻗은 채로 완전히 움직임을 멈췄다.


“어...?”


무언가, 마치 내 명령을 들은 듯한 그러한 모습에 당황하고 있으니.


“손님아!!!”


말 그대로, 허공을 찢어발기며 그 안에서 여우가 뛰쳐나온다.

공간을 가르고 나타난 여우는 그대로 검을 층의 주인을 향해 휘두른다.

평소에 내게 보여주던 아무 감정도 실리지 않은 검이 아닌, 상대를 확실하게 죽이겠단 감정이 실린 검.


“크르르...”


여우의 입에선 포식자 특유의 고주파가 섞인, 듣기만 해도 몸을 움츠리게 만드는 울음소리가 흘러나온다.

인형의 몸에 검이 박히고, 여우는 그대로 인형을 깔아뭉개며 가슴팍에 박힌 검을 잡아뽑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인형의 몸이 베이고, 찔리고, 최후엔 찢어진다.

눈으로 움직임을 따라가는 것조차 힘든, 말 그대로 찰나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이 망할 자식이, 싸우다가 도망치고선...! 으, 괜찮아? 어디 다친 데 없지?”


마무리라는 듯 여우는 바닥에 나뒹구는 인형의 머리까지 검으로 베어버렸다.

그리곤 방금 보여준 말 그대로 짐승 같았던 모습은 어디론가 숨기곤 평소의 여우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아, 어. 괜찮아. 덕분에...”


방금 보여준 게 여우의 진심인 걸까?

아니, 방금 그것도 여우의 전력이 아니었을 것이다.

여전히 여우는 마력을 사용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전력이 아닌데도 이 정도의 위압감이라니, 진짜 엄청나네.


아무튼, 이걸로 클리어 조건을 만족했다고 탑이 인정했는지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오른다.


[잊혀진 층, MI-7 구역을 클리어했습니다!]

[소요 시간: 2분 32초]

[최초 클리어! 최초 클리어 보상 5000 루비를 지급합니다.]


[각 계층의 클리어 기준을 토대로 점수가 산정됩니다.]

[점수를 바탕으로 무작위 보상이 책정됩니다. 1만 루비를 지급합니다.]


“..1만 루비?”


잠깐만, 내가 지금 잘못 본 건가?

1만 루비?

지금, 층 하나 깼다고 1만 5천 루비나 얻은 거야?

한 번도 보지 못한 단위에 내가 당혹해하고 있으니, 여우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잊혀진 층은 랭킹에 반영이 안 되는 대신, 루비를 많이 주거든. 이 정도면 뭐, 그럭저럭 괜찮네.”

“아니. 이게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이라고?”

“초월자가 되면 그만큼 루비를 쓸 곳이 많아지거든. 아무튼! 보상 들어왔지? 그럼, 빨리 능력치부터 올리자. 능력치.”

“능력치?”

“응. 일단 무조건 체력부터! 일단 체력부터 올리자. 내가 불안해서 안 되겠어.”

“어... 능력치를 막 찍어도 괜찮은 거야?”


능력치는 찍으면 찍을수록 능력치를 올리는 데 쓰이는 루비가 올라가는 구조다.

함부로 능력치를 올리기보단 최대한 육체의 한계치를 끌어올리고 능력치를 올리는 게 좋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생각하며 여우를 바라보자, 여우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


“왜 안돼? 아. 루비가 부족할까 봐 그래? 괜찮아. 루비가 부족하면 내가 선물해줄 테니까.”

“엑... 아니. 아무리 그래도 루비를 받는 건...”

“괜찮아. 나 루비 많아.”

“아니...”

“어차피 쓸데도 없으니까. 괜찮아.”


초월자가 되면 루비를 쓸 곳이 늘어난단 설명과 정반대의 말이다.

그런데도 여우는 자기의 말을 철회할 생각이 없어 보였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럼. 일단은 체력부터 올린다?”

“그래. 초반엔 체력이 최고야, 최고.”


뭐, 다른 능력치는 지금 사실상 쓸데가 없으니 체력을 올리는 게 나쁘진 않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여우의 말대로 능력치를 올렸다.


[이승현]

-보유 능력

 초월 Rank.Ex

 접속 권한(Null)

-능력치

체력:16 힘:0 

집중력:0 마력:0 

민첩:0 


“좋아. 다 올렸다.”


그렇게 체력을 올리니, 확실히 뭔가 체감이 느껴진다.

뭐라고 해야 하나, 뭐든지 할 수 있는 자신감?

그러한 활력감이 온몸에서 느껴진다.


“음. 이제야 좀 안심되네.”


그러한 내 모습을 보며 여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 진정된 여우의 모습을 보며 쓴웃음을 짓던 그때, 내 눈에 뭔가 이상한 게 보인다.


“응?”


능력치를 올리기 위해 열어 두었던 상태창에 추가된, 이상한 문구.


“...접속 권한? 이건 뭐야?”


접속 권한?

아까, 이상한 문을 마주쳤을 때 들리던 메시지와 뭔가 관련이 있나?

처음 보는 능력이 추가된 상태창에 내가 의아해하고 있으니, 내 중얼거림을 들은 여우가 당황한다.


“접, 접속 권한? 그걸 어디서 들었어?”

“듣고 자시고. 상태창에 추가되어 있는데?” 

“상태창?”

“아까 이상한 문이 열리고 뭐라 메시지가 뜨더니, 능력 창에 추가되어 있네.”


접속 권한이 뭔지 자세히 살펴보려 상태창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본다.

하지만 계속해서 오류가 난 것처럼 (Null)이란 메시지만 떠오를 뿐이다.


[Null]


그런 내 모습을 지켜보던 여우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접속... 권한이라고?”

“뭔지 알아?”

“뭔지는 아는데. 지금은 설명해줄 수 없어.”

“왜?”

“규칙 위반이어서 자세히 말 못해. 그래도 내가 말할 수 있는 것만 말해 주자면...” 


규칙을 위반하지 않기 위함인지, 여우가 신중히 말을 고르던 그때.


“접속 권한에 대해선, 제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어딘가 낯익은 무기질적인 목소리가 폐허에서 들려왔다.

목소리에 반응한 여우가 곧장 검에 손을 가져다 댄다.

하지만 곧이어 모습을 드러낸 목소리의 주인에 여우와 나 둘 다 당혹스러운 목소리를 내뱉는다.


“...로봇?”


조그만한 로봇.

아니, 로봇이라기도 뭐하다. 

굴러다니는 강철 쓰레기통을 닮은 무언가가 폐허 안에서 나타나 나와 여우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나와 여우가 당황하는 사이, 로봇이 나와 여우에게 인사한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계승자님. 저는 시스템 유지 보수 담당자 중 한 사람인 MI-7이라고 합니다.”


시스템 유지 보수 담당자라니?

그건, 즉.


“네가... 탑의 주인이야?”

“아닙니다. 저는 탑의 관리를 위임받았을 뿐. 탑의 주인은 현재 공석입니다.”

“공석?”

“탑의 주인들은 어떠한 사고로 인해 모두 자리를 비웠습니다. 저는 주인 대신 탑을 관리할 뿐입니다.”


탑의 주인들이 자리를 비웠다고?

그게 가능한 건가?


“그게 가능한 거야? 계속해서 탑이 솟아나고 있는데. 주인들이 없는 게 가능하냐고.”

“탑의 생성과 소멸은 정상적인 시스템 유지 과정입니다. 저는 단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유지할 뿐입니다.”

“...권한이 없다는 거네. 그치?”

“그렇습니다. 저에겐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 외엔 권한이 없습니다.” 


당장이라도 토해내고 싶었던 말들을 목 안으로 삼킨다.

탑의 주인을 만나면 왜, 계속해서 탑을 만드냐고.

어째서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지 따져 묻고 싶었다.

하지만 눈앞의 로봇에게 그러한 걸 물어보는 건 의미 없으리라.

저것은 주인이 아닌, 단순한 하인에 불과하니까.


“그래서? 시스템을 관리하느라 바쁠 녀석이, 나는 왜 찾아온 거야?”


그래도 탑에 관계된 녀석을 좋게 볼 수 없는 건 여전해, 뾰족한 말투로 로봇에게 설명을 요구한다. 


“그건. 계승자님이 접속 권한을 획득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 그래서 그게 뭔데.”


그러한 내 요구에 이어진 로봇의 대답은 내 예상 밖의 것이었다.


“간단히 말해서, 탑의 주인이 될 권리입니다.”

“...뭐?”


접속 권한이란 게, 탑의 주인이 될 권리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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