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솔직히 안보고싶었는데 집반룡이 보러가자고 해서 봄...

장점

압도적인 영상미.

미장센의 측면에서 우수하다고는 못하겠음

장면마다 감독이 어떤 의도로 이걸 찍었구나하는게

상당히 뻔하게 보여서

기술은 우수한데 깊이는 없다고 해야하나

그래도 그 기술 자체만으로 합격점을 줄만함

단점

그 외의 모두

1. 갈팡질팡하는 국뽕과 휴머니즘 사이의 간극

초반 독립군-일본군 전투신은 쓸데없이 길고 잔인하게 묘사하면서

뭔가 전쟁앞의 인간의 무력함 이런거 보여주려나 싶었는데

다 보고나선 딱히 그런거 아니고 기술자랑이었구나 함

왜 있는지 모를 사막씬도 그렇고

2. 캐릭터성의 종말

주역빌런으로 나오는 일본군 장교가 있는데

안중근이 포로로 잡음 > 풀어줌 (중근왈 : 국제법이 어쩌고)

> 이 장교가 다시 독립군 추적해서 포격때림 > 후에도 안중근 잡으러다님

사실 얘는 일본군이란거 말곤 잘못한게 없음

그나마 독립군 잡은애들 고문한거? 그건 전쟁범죄긴한데

딱히 조선인 학살했다든가 뭐 조선인이라고 경멸한다든가 그런것도 없음

걍 군인임 얘가 안중근 쫓는건 지 할일 하는거임

근데 작중 후반부와서 다른 사람 입으로

'너는 사실 암살은 알빠노고 안중근 잡으려는거지? 걔가 널 풀어준게 니 열등감 자극해서?'

이러고 거기에 열폭함

뭔데? 첨부터 조센징 어쩌고 이러는 찌질한 캐릭이었음 납득이라도 하는데

얘가 안중근한테 열폭해서 얻는 캐릭터성이 없음

열폭 안했어도 얘는 어차피 안중근 쫓아야하니까

그냥 일본군 나쁜놈 만들기 원툴인데 그렇다고 국뽕이 확실한 영화도 아님

3. 진짜 역대급으로 끔찍한 대사력

대사가 구리고 전달도 구림

진짜로 내가 평생 본 모든 영화중에

밑에서 세 손가락안에 들 정도로 대사가 구림

'우린 길을 잃었소'

'안중근은 너랑 다른 고귀한 인물이야'

'끝까지 싸우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지못해!'

니네 지금 독립운동하냐 아님 히어로물 뮤지컬 찍냐

총질하고 담배피고 술먹고 목숨 내놓고 싸우는 애들이

대화하면서 욕도 거의 안하더라

한줄평

그냥 영화말고 사진전을 했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