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탑에 끌려가기 일주일 전, 부산 탑을 공략하기 위해 떠났던 등반대가 공략에 실패했다.
해외에서 방해가 들어왔다.
그냥 준비가 부족했다,
난이도가 예상보다 높았다.
공략 실패에 대해서 온갖 이야기가 오갔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다.
부산 탑을 공략하는 데 실패한 대가였지.
[남은 시간: 31일 15시 24분 15초]
10년 전.
전 세계에 탑이 나타나며 함께 나타난 하늘의 타이머.
첫 등장 당시엔 아무도 저 타이머가 뭘 뜻하는지 몰랐다.
그렇지만 이젠 모두가 안다.
저건 종말의 카운트다운이라는 걸.
탑은 한 달마다 새롭게 솟아오르고, 소멸한다.
가장 공략 점수가 낮은 탑은 소멸하며 주위에 괴물들을 흩뿌려 주위를 초토화한다.
만약 탑을 공략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 탑은 즉시 소멸하며 괴물들은 나타나지 않는다.
탑을 공략하는 걸 실패할 때마다 하늘의 타이머는 줄어들고, 등반자가 죽어도 타이머는 줄어든다.
만약 아무도 도전하지 않은 탑이 있다면 달이 지날 때마다 무작위로 등반자가 선정된다.
여기까지 인류가 탑의 규칙을 파악했을 때, 최초로 타이머의 진실이 밝혀졌다.
초월급 탑.
타이머가 나타난 각 국가의 상공, 대기권 너머에서 천천히 낙하하는 거대한 탑들.
저 타이머는 그 탑들이 언제 지구에 도달하는지 알려주는 카운트라는 걸.
인류가 그 사실을 알아낸 건, 태평양의 한 섬나라의 탑에서 다른 나라의 등반자들끼리 탑을 오르다 발생한 유혈 사태로 순식간에 카운트가 전부 소모되며 벌어진 일을 목격한 덕분이었다.
카운트가 모두 줄어들자 초월급 탑이 섬을 강타함과 동시에 섬에 있던 모두가 죽었다.
그리고 그 섬은 탑에서 나온 강력한 몬스터들의 영역이 되어버렸다.
이 사실이 밝혀지고 전 세계엔 난리가 났다.
고의로 다른 나라의 카운트를 줄이는 테러가 일어나질 않나, 다시금 종말론이 득세하질 않나, 이상한 사이비 종교가 퍼지질 않나.
그래도 혼란은 비교적 빠르게 수습됐다.
각 나라의 머리 위에 떠 있는 타이머들은 대부분 최소한 50년 이상을 나타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불운한 태평양의 섬처럼, 탑 내부에서 많은 사람이 전멸하는 게 아니라면 꽤 여유가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등반자들이 일반적인 탑이 아닌, 초월급 탑에도 도전할 수 있단 게 밝혀진 것이다.
다른 탑들을 등반자들이 올라 재앙을 막는 것처럼, 초월급 탑 또한 등반자들이 오르면 된다고 모두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착각이라는 게 밝혀지는 덴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 누구도 초월급 탑의 1층을 돌파할 수 없었으니까.
멸망을 막기 위해 초월급 탑으로 떠난 등반자들은 그 누구도 돌아오지 못했다.
탑을 떠나기 위해선 1층을 공략해야 한단 사실을 떠올리면, 그 누구도 1층을 공략하지 못했단 뜻이리라.
그들이 모두 죽었다는 건, 줄어든 타이머가 말해주고 있었다.
그렇게 사람들은 하늘을 바라보는 걸 피하기 시작했다.
이 모든 일들이 지나간 후, 세상은 그럭저럭 안정됐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였다.
일주일 전의 실패가 아니었다면.
[점수 랭킹]
1. LA 994,335,000
2. 베이징 994,333,000
3. 캘리포니아 993,244,000
.
.
.
255. 오클랜드 200,135
256. 부산 133,500
부산의 탑이 소멸하는 것이 확정적인 거의 상황에서, 대한민국 정부는 부산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부산의 탑을 공략하기 위한 대규모 원정대를 꾸렸다.
당연히, 실패할 가능성을 생각한 사람들의 입에서 너무 무모한 작전이 아니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정부는 작전이 무조건 성공한다 생각한 것인지 작전을 강행했다.
그 결과는 뭐, 모두가 알다시피 대참사로 끝났다.
적어도 50년은 넘게 남아있던 종말이 단 한 달 뒤로 앞당겨졌으니까.
당연히 엄청난 혼란이 찾아오고, 모두가 대한민국이 망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상식적으로 탑이 나타난 지 10년째 한 번도 탄생하지 않은 초월급 등반자가 인제 와서 나타날 리 없으니까.
근데, 그 초월급 등반자가 나타나 버렸네?
그 결과가 지금 내 눈앞에 있다.
인터넷 모든 곳이 내 이야기로 가득하다.
[세계 최초 초월급 등반자 탄생! 대한민국은 손님1을 응원합니다!]
포털 사이트 메인 화면.
[초월급 탑 클리어 시간 단 ‘5초’. 전 세계가 놀랐다.]
[현재 손님1보다 강한 등반자는 세계에 존재하지 않을 것. 미국 등반자 협회의 충격 발언.]
[손님 1은 단순히 빠르게 클리어하기만 한 것이 아니다? #김민경의 돋보기]
[단 5초. 손님 1이 전설이 되는 데 걸린 시간.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인터넷 신문 기사.
[손님 1은 탑을 클리어한 게 아니다? 손님 1은 탑을 파괴했다! 정부가 숨기는 진실.]
[손님 1 때문에 중·미 비밀 조직 폭주!? 등정협조국과 NTSO, 전쟁 시작!]
[그저 손님 1이 다 해줬다고 외치는 영상]
[손님 1의 이름에 숨겨진 비밀? 이름만 잘 지어도 각성은 문제없다.]
유튜브.
[검제<<<<<이새끼 씹물로켓이면 개추]
[그래서 검제가 오대식은 이기냐? 대식이햄은 초월급 도전하기라도 했잖아 ㅇㅇ]
[목숨 한 달 더 연장된 거 솔직히 별로인 사람만 ㅋㅋㅋㅋㅋ]
[숏충이들<-손님 1을 믿지 못한 멍청이들 ㅋㅋㅋㅋㅋ]
커뮤니티 사이트.
음, 여긴 아닌가?
아무튼 내가 인터넷으로 찾아볼 수 있는 모든 곳에서 내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탑 랭킹은 실시간으로 갱신되니, 5초 만에 1층을 클리어했을 때 세상이 떠들썩해질 거로 생각하긴 했다.
나라가 망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때이니만큼, 다들 랭킹만 바라보고 있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건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더 떠들썩한데.
“기존 S급이라 분류되던 등반자들도 전부! 전부 다 실패한 게 초월급 탑의 등반이에요. 그런데 그런 탑을 그냥 공략한 걸 넘어, 5초 만에 클리어했습니다. 이게 뜻하는 바가 뭐겠습니까?”
“무엇이죠?”
“지금껏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던, 말 그대로 최강의 등반자가 나타났단 겁니다. 이 대한민국에! 당장, 한 달 뒤에 멸망을 걱정해야 했던 나라에 말입니다! 저는 당당히 외칠 수 있습니다. 신은 아직 대한민국을 버리지 않았다고. 아니, 손님 1은 대한민국을 버리지 않았다고요!”
적당히 들어가 본 뉴스 채널에서 날 이야기하는 걸 봐도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난다.
평소라면 등반자들의 뉴스는 아무리 화제여도 정부 지침상 짧게 언급만 하는 공중파 방송사들이다.
그런 방송사들까지 내 이야기만 계속해서 하고 있다.
이건 역시, 정부에서 나섰다고 생각하는 게 맞으려나?
하긴, 일주일 전의 그 참사를 덮으려면 이럴 수밖에 없을 테니 말이다.
그렇다곤 해도 나를 이렇게 구국의 영웅마냥 이야기하는 걸 보고 있으니 기분이 얼떨떨하다.
내 찬양이 계속 나오고 있으니 기분이 좋긴 하다.
근데, 내가 한 건 사실상 만남 어플로 도움을 구한 것밖에 없는데 이런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묘하네.
그러고 보니, 카운트다운은 어떻게 됐으려나?
슬쩍 고개를 창밖으로 내밀어 하늘 위에서 째깍째깍 흘러가고 있는 타이머를 살펴본다.
[남은 시간: 61일 15시 24분 15초]
“와, 한 달이나 늘어났네.”
내가 탑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남은 시간이 한 달이었는데.
남은 시간이 두 달로 늘어난 걸 보면 초월의 탑을 오르면 남은 시간이 늘어난단 가설이 진짜였나보다.
창밖의 공기를 마시며 스마트폰으로 웹서핑하고 있으니 내 상식 바깥의 뉴스가 계속해서 올라온다.
“...바티칸에서 손님 1을 성인으로 추대할지 고민 중? 에이, 이건 가짜 뉴스지. 합성한 거 아냐?”
근데 왜 이상한 유튜브가 아니라 방송사 공식 유튜브에서 이런 영상이 올라오는 건데?
뭔가 굉장히 이상한 꿈을 꾸고 있는 기분이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를 뉴스들을 보며 실실 웃고 있던 그때, 내 스마트폰에 메시지 하나가 도착한다.
[짐승]
-안녕~ 잘 들어갔어? 지금 한창 시끄러울 거 같은데, 바빠?
짐승, 그러니까 여우의 메시지다.
맨 처음 나에게 보냈던 메시지와 비교하면, 굉장히 살갑게 변한 문장이다.
처음에 여우가 내게 보낸 메시지를 모두 합쳐도 지금 이 한 문장보다 짧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여우의 메시지를 보고 있으니, 다시금 메시지가 날아온다.
[짐승]
-(눈치 보는 듯한 캐릭터 이모티콘)
“...큭큭.”
내게 먼저 문자를 보내고 눈치를 보는 여우의 모습.
그 모습이 한창 만남 어플로 이리저리 찔러보고 다닐 때의 내 모습 같아 웃음이 나온다.
좀 귀엽게 느껴지네.
그러고 보니 이렇게 만남 앱에서 먼저 선톡을 받는 건 처음이네?
먼저 연락받는다는 건 이런 기분이었구나?
썩 나쁘지 않은, 자연스럽게 입꼬리가 올라가는 기분을 느끼며 나는 여우에게 보낼 답장을 작성한다.
선톡 보냈는데 너무 오래 답장이 없으면 얼마나 불안한 지 참 잘 아니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진 말아야지.
[손님 1]
-걍 누워있었어.
[짐승]
-진짜? 엄청 시끄러울 텐데. 주위에서 다 네 이야기만 하고 있지 않아? 나도 처음 초월의 탑 올라가니까, 진짜 한 달 내내 시달렸거든. 좀 괜찮아?
[손님 1]
-좀 시끄럽긴 한데. 그럭저럭? 내가 손님 1인지는 몰라서, 인터넷만 난리 난 정도.
[짐승]
-ㅋㅋ. 이제 익숙해질 거야. 초월의 탑을 오르면 모두가 네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할 수밖에 없거든. 그래도 넌 다행인 거야. 내가 등반하던 세상엔 인터넷 같은 것도 없어서, 다 얼굴 보고 호들갑을 떨었다니까?
인터넷이 없었다니, 옷만 봐선 집에 박혀서 나오질 않는 집돌이면서 말이야.
인터넷이 없으면 그대로 죽을 것 같은 스타일이면서 인터넷이 없는 세계 사람이라고?
검을 쓰는 것도 그렇고 약간 삼국시대 쪽 느낌이 나는 세상 출신인 걸까?
[손님 1]
-인터넷이 없었다고?
[짐승]
-응. 내가 초월자 되고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게 인터넷이었다니까? 등반할 땐 루비 써서 몇 분밖에 못 쓰던 걸, 이젠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온통 내 이야기로 도배된 세상에 영 현실감이 없어졌던 게, 여우와 이야기하며 차분히 가라앉는 느낌이다.
탑 1층을 등반한 건 등반한 거고, 이제 앞으로 어쩔지를 생각해야겠지.
[손님 1]
-저기, 혹시 좀 조언해줄 수 있어?
[짐승]
-조언? 뭐를?
[손님 1]
-별 건 아니고, 보상으로 받은 루비를 어디다 쓸지 고민이어서. 일단, 장비부터 맞추는 게 맞겠지?
언젠가 인터넷에서 봤던 글에 따르면 첫 보상으로 받은 루비는 무조건 장비에 투자하는 게 맞다고 하던데.
어차피 스탯은 초반엔 별로 티도 안 나니, 제대로 된 장비를 갖추고 등반을 시작하는 게 맞단 글이었다.
그러한 내 질문에 여우는 조금 색다른 대답을 내놓았다.
[짐승]
-장비? 음. 장비부터 맞추는 게 맞는데. 지금 너한텐 별로 도움이 안 될걸? 어차피 싸우는 건 내가 대신 할 테니까. 전투용 장비보단, 좀 다른 걸 추천하고 싶어.
[손님 1]
-다른 거?
[짐승]
-응. 혹시 지금 파트너 어플에서 상점 켜볼 수 있어? 탑 상점에선 안 파는 물건이어서, 거기서만 구할 수 있을 거야.
파트너 어플에서 상점을 켜보라고?
여우의 말대로 어플을 조작해 상점을 확인하니, 뭔가 심상치 않은 물건들이 잔뜩 보인다.
[오늘의 특가]
-엘릭서x10 500 루비
-자가 세동 키트 3000 루비
-에너지 방패 1500 루비
“이건...?”
엘릭서, 자가 세동 키트, 에너지 방패.
다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다.
엘릭서는 말 그대로 엄청난 효과를 자랑하는 포션.
자가 세동 키트는 심정지 시 다시 심장을 뛰게 만드는 장치.
에너지 쉴드는 상당히 강력한 보호막을 만들어내는 장비.
전부, 탑 상점에서 수천, 수만 루비는 써야 얻을 수 있는 상품들이다.
그런 상품들을 이렇게 헐값에 판매한다고?
하긴, 초월자들에게 이런 장비들은 별로 도움이 안 되려나?
이런 게 필요 없을 정도로 강해졌을 테니 말이다.
[짐승]
-상점 켰어?
[손님 1]
-응. 엘릭서도 있고. 뭐가 엄청 많네?
[짐승]
-엘릭서? 그런 소모품은 사지 마. 내가 이따가 선물해줄 테니까. 그것보단 몽환의 가면이라고 있거든? 그거 한 번 검색해 봐.
몽환의 가면?
여우의 말대로 상점에 몽환의 가면을 검색하니, 상품 하나가 나타났다.
[몽환의 가면]
-5000 루비
착용자의 모습을 깨어있는 자들에게서 숨긴다.
5000루비?
내가 가진 루비를 전부 털어넣어야 하나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이다.
상당히 비싼 가격에 내가 놀라는 사이, 여우가 내게 이 가면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짐승]
-무조건! 무조건 자기 모습을 숨기는 방법이 있어야 해. 안 그러면 진짜 탑을 오르기 힘들 거야.
[손님 1]
-그 정도야?
[짐승]
-응. 초월의 탑을 등반하면 세상의 이목이 쏠리는 것도 있는데, 널 사냥하려는 녀석들도 잔뜩 생기거든.
[손님 1]
-사냥?
[짐승]
-초월의 탑을 오를 용기는 없으면서, 자기는 초월하고 싶은 버러지들. 그런 녀석들을 피할 방법은 꼭 있어야 해. 그것들은 아직 네가 완전히 초월 못한, 지금 너를 노릴 거야.
“......”
초월의 탑을 오르는 사람을 노리는 이들이 있다는 다소 믿기 힘든 이야기.
하지만 이 이야기를 알려주는 사람이 초월자라면, 이야기의 무게가 달라진다.
자신이 경험했던 일을 내게 알려주는 것일 테니 말이다.
[짐승]
-그러니까, 루비 아깝다는 생각은 하지 말고. 어차피 다음 층에서 루비는 잔뜩 벌 수 있으니까. 중요한 건 네 안전이야.
그래, 경험자가 이렇게까지 추천하는데 경험자의 말을 듣는 게 맞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여우의 추천대로 몽환의 가면을 구매했다.
[외형을 골라 주세요]
-A. 무작위
-B. 나비형
-C. 고양이형
.
.
.
뭐야, 외형도 정해야 해?
대충 아무 거나 선택하려다, 혹시 외형에 따라 가면의 능력이 바뀌지 않을까 싶어 여우에게 질문해본다.
[손님 1]
-혹시, 이거 외형 따라서 능력 같은 게 바뀌진 않지?
[짐승]
-ㅋㅋ 그런 물건 아니니까 아무거나 골라.
뭐, 어차피 모습을 가리는 물건인데 외형이 크게 중요하나?
별생각 없이 나는 대충 무작위를 선택했고, 그러자 여우 가면이 하나 내 앞에 나타났다.
“오...”
오, 뭔가 느낌 있는데?
슬쩍 가면을 얼굴에 대 보지만, 무언가 변화하는 게 느껴지진 않는다.
으음,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있어야 효과를 확인할 수 있겠네.
사진으로 찍으면 잘 가려지는지 보이려나?
그렇게 생각한 난 얼굴에 가면을 쓰고 카메라로 내 모습을 촬영했다.
“음...”
사진으로 봐선 효과가 발동되는 지 모르겠네.
그냥 평범하게 여우 가면을 쓴 남자만 사진에 보일 뿐이다.
[손님 1]
-샀는데, 이거 잘 작동하는 거 맞아? 뭐 효과가 발동되는지 모르겠는데. (사진)
제대로 효과가 발동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여우에게 방금 찍은 사진을 보내며 질문해본다.
“...?”
그런데 메시지를 보내자마자 바로 답장하던 여우가 이번엔 어째선지 한참동안 답장이 오질 않는다.
그러한 여우의 모습에 의아해하니, 다시금 여우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짐승]
-ㅋㅋ 귀엽네. 뭐 별다른 거 안 해도 그냥 쓰기만 하면 효과가 잘 작동하니까, 걱정하지 마.
[손님 1]
-그래? 그럼 다행이네.
잠깐 뭐 다른 거라도 하던 걸까?
금방 돌아온 여우와 다시 메시지를 나누던 그때.
[대국민 감사문]
-이 미증유의 재난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함께 맞서 싸워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꼭 전해드리고 싶은 내용이 있으니 지금 반드시 대국민 담화문을 확인해주시길 바랍니다.
대국민 감사문?
재난안전문자는 익숙한데, 대국민 감사문은 또 뭐야?
처음 보는 메시지에 나는 일단 문자에서 말하는 데로 대국민 담화문을 확인하려 유튜브를 켰다.
그러자.
“...함께 재난에 맞서 싸워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감사를 드리며. 그 무엇보다, 초월급 탑을 등반하신, 손님 1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저희 정부는! 앞으로 그 어떤 일이 있더라도 손님 1의 등반을 전력으로 도울 것을 맹세합니다. 만약, 이 방송을 손님 1께서 보고 있으시다면! 여기, 제 전화번호가 있습니다. 이리로 연락을 주시면 저희 대한민국 정부에서 성심성의껏 돕도록 하겠습니다!”
뭔가 내 눈을 의심케 하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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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뇌절인가아닌가좀고민되는데
탑등반물은이게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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