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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키윈데 아까 2화 그거 좀 수정했다

ㅈㅅㅋ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2.11 21:5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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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연무장으로 보이는 곳 위에 서 있는 근육질의 고블린이 보인다.

회색빛의 안개 같은 기운이 고블린의 몸을 감싼 걸 보면, 아예 오러로 온몸을 두르고 있는 듯하다.


그냥 검에 오러를 뽑는 사람도 드문데, 오러로 온 몸을 감싼다고?

저건 검제도 도달하지 못한 경지인데 말이야. 

1층부터 등장하는 몬스터가 저러니까 그동안 아무도 1층을 돌파하지 못했지.

그렇게 생각하며 고블린의 모습에 식겁하고 있으니.


“......”


내 앞으로 나선 여우가 자세를 잡는다.

순간, 주위의 모든 게 멈춘 듯한 착각이 느껴질 정도의 심상치 않은 기세가 수인에게서 느껴진다.

늘 살랑거리며 흔들리던 수인의 풍성한 금빛 꼬리가 위로 치솟더니, 9갈래로 갈라진다.

마치 연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9개의 꼬리가 아침햇살처럼 펼쳐지더니.


“...참한다.”


수인은 곧바로 고블린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그저 자연스럽게. 

그 어떠한 의지도 담기지 않은 검이 고블린을 향해 휘둘러지자.


“어...?”


세상이 잠시 어긋난다.

순간 고블린의 몸이 어긋나 떨어진 것처럼 보인다.

아니, 그것은 착각이 아니었다.

수인이 검을 휘두른 순간 이미 고블린의 몸은 반으로 베여 있었다.


[초월의 탑 1층을 클리어했습니다!]

[소요 시간: 5초]


“어...?”


내가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는 것보다 빠르게 보상이 쏟아진다.


[각 계층의 클리어 기준을 토대로 점수가 산정됩니다.]


[초월의 탑 1층-세계 통합]

-1위. 손님 1. 5초. 55,000점. 성공.

-2위. 오대식. 1분 4초. 15점. 실패.

-3위. 조니 머스크. 34초. 6점. 실패.


[최초 클리어! 최초 클리어 보상 100 루비를 지급합니다.]


[초월의 탑에 첫 번째 등반자가 탄생했습니다!]

[업적 달성! 당신의 등반을 응원하며 5000 루비를 추가 지급합니다!]


[계층에 진입한 지 10초 안에 클리어 조건을 달성했습니다!]

[업적 달성! 속전속결로 등반을 진행하는 당신을 위해 무작위 보상 티켓을 지급합니다!]


“이, 이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내 이름이 당당히 1위에 박혀있는 초월의 탑 랭킹이다.

지금껏 초월의 탑 1층을 돌파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으니 클리어한 것만으로 1위를 차지하는 게 이상하진 않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55,000점은 뭐야?

아무리 5초 만에 클리어했다지만.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저런 점수가 나와?

50,000점대의 점수라니. 

저건 클리어 조건과 상성이 맞는 등반자가 작정하고 점수를 파밍할 때나 가끔 나오는 점수인데.

그게 1층에서 나왔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을 지경이다.


점수도 점수지만, 더 나를 놀라게 하는 건 업적 달성으로 인해 내게 지급된 추가 보상들이었다.

시작부터 5000 루비라니? 

이 정도면 탑 상점에서 제대로 된 장비를 시작부터 하나 맞추고 시작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루비보다 더 중요한 건 무작위 보상 티켓이다.

이 티켓에선 당연히 상점에서 판매하는 장비들이 나오는 것만이 아니다, 

무려 새로운 능력을 배울 수 있는 스킬북이 나오기도 한다.


이 티켓으로 얻은 능력만으로 현재 미국 최고의 등반자 중 한 사람이 탄생했을 정도니까.

미국까지 갈 필요 없이, 한국 1위 검제의 천둔검법 같은 스킬이 나온다면 인생이 달라지는 거다.


“...이게, 어떻게?”


도대체 5초만에 어떻게 이런 짓을 한 거지?

오러를 파훼하기 위해선 오러를 맞붙이거나 마력을 담은 공격을 가해야 한다.

그것이 내가 아는 상식이다. 


하지만 수인의 검은 그 어느 것도 담기지 않은 채로 오러를 두른 고블린을 두 동강 냈다.

그 비상식적인 현상에 내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리니, 수인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답한다.

 

“간단해. 공간을 가른 거야!”

“공간?”

“응. 공간을 갈라서 오러 너머를 직접 밴 거지. 알기 쉽게 비유하면 방패를 때리는 게 아니라 그 너머를 벤 거라고 해야 할까?”

“무슨...”


공간을 갈랐다니.

그 어떠한 마력도 사용하지 않은 채로?

그런 게 가능한 건가?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다시금 수인을 바라보니, 여우는 해맑게 웃으며 내게 소감을 물어봤다.


“그래서, 어땠어? 내 검.”

“어땠냐니. 그야...”


내게 감상을 물어보는 수인의 질문에, 너무나 압도적인 풍경을 목격한 머리가 속에 담긴 말을 그대로 꺼낸다.


“엄청, 예쁘더라고요.”

“예, 예쁘다고?”

“네. 되게 예뻤어요. 잊히지 않을 정도로.”


아침햇살처럼 반짝이는 꼬리가 펼쳐지며 함께 휘둘러진 검격은 정말이지.

너무 빨랐기에 일순간밖에 보이지 않은 검격.

그건, 공간만 벤 게 아니라 내 기억까지 베어 상처를 남겼다.

아마도 앞으로 난 검을 볼 때마다 계속 방금 본 것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검제의 천둔검법이니 뭐니, 이젠 기억도 잘 나지 않을 정도다.

눈앞에서 아파트만한 괴물을 베어버렸다고?

이 사람은 공간을 베었다고.

정말, 말도 안 된다.

그렇게 생각하며 조금 전의 검격을 되세기고 있으니, 수인이 기분 좋은 웃음을 흘린다.


“예쁘다니. 듣기 좋은 말을 해주네. 흐흫.”

“진짜로요. 제가 검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아무것도 담지 않은 검을 휘두르는 게. 진짜 아름다웠어요.”

“...그걸 봤다고?”

“보기 힘들었는데. 어떻게든요.”

“맨 처음에 내가 검을 어떻게 휘둘렀는데?”

“어. 처음엔 찌르기 아니었어요?”

“맞아. 처음엔 찌르기였지.”


솔직히 보고 있으면 나도 따라해 보고 싶단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그렇게 순수한 감상을 내뱉으니, 수인의 표정이 뭔가 심상치 않다.

좀 전까지는 그냥 헤실헤실 웃고 있었다면, 지금은 뭔가 굳게 결심한 듯한 표정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 뭔가 사냥감을 바라보는 표정 같기도 하고.


“......”


그런 시선을 받으며 아무런 말 없이 무언갈 생각하며 서 있는 수인과 마주하고 있기가 좀 그렇다.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수인에게 뭐라 말을 걸려 한다.

하지만 아직 수인의 이름조차 알지 못한단 사실을 깨닫는다.


“음. 그러니까, 그... 뭐라고 부르면 될까요?”

“응? 그냥 짐승이라고 부르면 되는데.”

“아뇨. 그건 뭔가 좀 그렇잖아요.”


날 도와주러 온 사람을 짐승이라고 어떻게 불러.

아무리 자기가 그렇게 불러도 된다고 한다지만, 적어도 사람 간의 예의는 지켜야지.


“이왕 이렇게 된 거, 통성명부터 하죠? 언제까지고 계속 닉네임으로 부르긴 그렇잖아요.”

“이, 이름을 알려준다고?”


대수롭지 않게 수인과 통성명하려고 했지만, 수인은 내 제안에 크게 놀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안 돼. 이름은 사적인 정보여서, 쉽게 남에게 알려주면 안 돼! 등반자가 그렇게 다른 사람에게 본명을 알려주면 큰일 나!”

“그, 그래요?”

“그래. 너희 세계에서도 그 정도는 상식일 거 아냐?”

“...생각해보니 그렇긴 하네요.”


초창기, 탑이 생겨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탄생한 등반자들을 빼면 다들 자신의 이름을 숨기긴 하지.

탑 밖에서 등반자들을 노리는 일이 워낙 많았어야지.


“그럼. 이름 대신 뭐라고 부를까요?”

“나? 나는, 음...”

 

내 질문에 귀를 쫑긋거리며 뭔가 고민하던 수인은 조금 부끄럽다는 듯 귀를 접으며 중얼거렸다.


“그럼. 여, 여우로.”

“여우요?”

“응. 나, 여우 수인이거든. 그러니까...”

“그럼. 그렇게 부를게요. 여우씨.”

“...씨도 빼주면 안 돼?”

“네?”

“그냥. 존댓말도 하지 말자. 좀 어색해.”

“어...”


일단은 초월자다 보니 격식을 차린 건데, 저쪽에서 존댓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니 괜찮으려나?


“그래. 그럴게. 여우야.”

“으흫.”

“...?”


여우의 부탁대로 호칭을 부르니, 내 부름을 들은 여우의 입에서 참지 못한 웃음소리가 새어 나온다.

그건, 웃음이라기보단 억누르지 못한 감정의 표출에 더 가까운 소리였다.

이상한 웃음소리를 내뱉은 여우는 이내 표정을 가다듬으며 내 호칭에 대해 물어본다.


“음. 아냐. 난 뭐라고 부르면 될까? 손님?”

“손님. 그거면 괜찮을 거 같네.”


손님이라.

프로필을 따로 수정하지 않아 만남 앱의 기본 설정대로 지어진 이름이지만, 나쁘지 않네.


어라?

근데, 생각해보니까 아까 등반자 랭킹에 내 이름 대신 손님이란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그건 어떻게 된 거지?

원래라면 첫 번째 층 클리어 직후에 탑에서 불릴 이름을 정해야 하는데, 나에겐 그런 게 안 나타났잖아?


“왜 그래?”

“아니. 뭔가, 탑의 시스템하고 만남 앱의 시스템이 연동되어 있는 거 같아서...”

“응? 당연한 거 아냐? 파트너 시스템, 탑에서 직접 제공하는 기능이잖아.”

“어?”


잠깐, 만남 앱.

그러니까 파트너 시스템을 탑에서 제공하는 거라고?

내가 한 번도 듣지 못했단 눈으로 여우를 바라보니, 여우는 내게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애초에 파트너 시스템에서 루비를 사용할 수 있잖아.”

“루비를...? 아, 진짜다.”


여우의 말대로 서둘러 파트너 시스템을 살펴본다.

그러자 내가 조금 전 업적을 통해 받은 루비가 그대로 만남 앱에 반영되어 있었다.


“뭐야. 진짜 파트너 시스템 얻은 지 얼마 안 됐나 보네?”

“어쩌다 보니 탑에 들어오자마자 얻은 게 이것뿐이어서. 너 안 왔으면 진짜 인생 망할 뻔했어. 진짜 고마워.”

“흐흫, 그래?”


그런 내 대답에 여우는 정말 내가 만남 앱을 얻은 지 얼마 안 된 뉴비라는 걸 확신한 걸까? 

내게 이런저런 질문들을 던져온다.


“이런 앱 쓰는 건 이번이 처음이야?”

“뭐. 처음이지? 죽기 전에 모쏠은 탈출하고 싶어서 앱은 깔았는데. 뭐 매칭이 되질 않더라. 그러다가 탑에 끌려 왔고...”

“그거 큰일이었네. 모르는 게 있으면 나한테 뭐든지 물어봐! 등반자 선배로써 자세히 알려줄 테니까!”

“등반자 선배? 여우 너도 등반자였어?”

“응. 자세한 건 규칙상 말해줄 순 없지만. 나도 등반자였어.”

“규칙?”

“탑에 대해서 너무 자세한 건 말하면 안 되거든. 다음 층의 정보라던가, 그런 거.”

“아...”

“하지만 싸우는 건 언제든지 함께할 수 있으니까, 앞으로도 내 힘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불러줘!”

“어... 괜찮아? 힘들진 않아? 너무 민폐 같은데.”


초월자인데, 나 같이 약한 사람 뒤치다꺼리나 하는 게 귀찮게 느껴지진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여우를 걱정하니, 여우의 입에서 다시금 언어가 되지 못한 감정이 터져 나온다.


“흐흫, 흫...!”

“왜 그래?”

“아니. 힘들진 않냔 소리를 들어본 게 진짜 오랜만이어서. 흐흐흫. 뭔가 신선하네. 이래서 뉴비들 버스 태우는 사람들이 있는 건가? 흫.”


한바탕 조금 음흉하게끔 느껴지는 웃음을 흘린 여우는 눈웃음을 흘리며 내게 말했다.


“후후.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아까 봤잖아? 탑 1층, 5초 만에 깨는 거. 이 정도는 되게 간단하니까, 부담가지지 않아도 괜찮아. 탑 끝까지 오르는 것도, 내가 도와줄 수 있어!”


부담을 갖지 말라는 여우의 말이었지만, 난 여우의 말에 그렇게까지 기뻐할 수 없었다.


“아... 근데.”

“응? 왜 그래?”

“아니. 앞으로도 계속 탑을 오를지는 잘 모르겠네.”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솔직히 말해서, 목숨 걸고 탑을 오르고 싶진 않단 말이지.

이대로면 대한민국이 망한다지만 일단 등반자가 되었으니 원하기만 한다면 다른 나라로 도망칠 수도 있고.

마음 같아선 등반자들 대부분이 그러하듯, 적당한 층에 멈춰서 루비나 파밍하며 평화롭게 지내고 싶다.

그런 내 생각을 여우에게 밝히니, 여우는 듣지 못할 걸 들었다는 듯 안색을 바꾸며 내게 소리쳤다.


“안 돼! 절대 안 돼! 네가 얼마나 재능이 있는데! 내가 도와줄 테니까, 같이 탑 끝까지 가자!”

“음... 좋게 봐주는 건 고마운데. 솔직히 내가 그렇게 잘 싸울 것 같지 않아서.”


무엇 하나 특별할 게 없는, 취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평범한 취준생인데 말이야 난.

괜히 자기 분수를 넘어선 곳을 노리는 건 재앙을 재촉하는 꼴이지.

그래, 난 부모님 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탑을 등반하는 데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자.


“괜찮아! 넌 안 싸워도 되니까!”

“아니. 그건 좀...”


아무리 그래도 탑을 등반하는데 안 싸울 수는 없을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며 쓴웃음을 흘리니, 여우는 고개를 내저으며 내게 외쳤다.


“괜찮아. 진짜로! 내가 다 죽여줄 테니까, 넌 나한테 검만 배우면 돼!”

“검을 알려준다고?”

“그래. 이거 엄청 귀중한 기회다? 자랑은 아니지만 나, 검 하나만으로 신이라고도 불렸거든. 그런 사람한테 검을 배울 기회가 쉽게 오는 거 아니다? 응?”


여우가 나한테 검을 알려준다고?

그러한 여우의 제안에, 나는 조금 전 봤던 여우의 검을 떠올렸다.


“그럼, 그 공간을 베는 거? 그런 것도 알려줄 수 있어?”

“물론이지!”

“...그럼. 뭐. 조금 정도는.”

“야호! 고마워!”


솔직히 아직도 탑을 오르는 게 불안하지만, 이런 기회를 놓치는 건 바보나 할 짓이지.

중간에 너무 위험할 것 같으면 못 하겠다고 포기하면 그만이다.

안전이 최우선이지만, 이건 발밑에 그물망이 깔린 수준이 아니라 침대를 가져다 놓은 수준이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여우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이자, 여우는 다시금 해맑게 웃었다.

그러더니 헛기침을 하며 내게 한 가지 사실을 상기시켰다.


“크흠. 그래서 말인데. 그거 말이야. 그거.”

“그거?”

“그. 도와주면 뭐든지 해준다고 했잖아.”

“아.”


맞다, 그러고 보니 여우를 초대할 때 그런 이야기를 했었지?

이렇게까지 날 도와줬는데, 뭘 요구할 생각인 걸까?

부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걸 요구했으면 좋겠는데.

그런 생각에 긴장한 채로 여우를 바라본다.

그러니 여우는 나보다 더 긴장한 모습으로 내게 자신의 요구사항을 밝혔다.


“그. 그게 말이지. 으. 여, 연락처 좀 알려줄 수 있어?”

“...연락처?”

“응. 파트너 어플에 친구 추가. 해줬으면 좋겠는데... 안 돼?”

“풋...”


연락처를 알려달라니.

받은 것에 비해 너무나 간단한 부탁에 자연스럽게 헛웃음이 터져 나온다.

그러한 내 웃음을 부정적인 신호로 해석한 걸까?

여우는 당황한 표정으로 이리저리 변명 아닌 변명을 한다.


“아니. 그게. 이상한 생각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앞으로 계속 도와줄 건데. 연락처 정도는 공유하는 게 편하지 않을까 싶어서. 그러니까...”

“응. 알려줄게. 진짜 이거면 괜찮아?”

“진짜? 헤헤, 완전 고마워! 흐흐흫.”


뭐, 연락처 알려주는 걸로 끝나면 나야 좋지.

길거리에서 헌팅으로 연락처를 얻어내는 데 성공한 사람처럼 여우는 무척이나 기뻐한다.

아니, 사실 그거랑 별 차이도 없나?


[짐승님에게 친구 신청을 보냈습니다!]

[짐승님이 당신의 친구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여기. 짐승. 친구 추가.”

“흐흫. 고마워!”


그렇게 여우와 연락처까지 교환을 끝마치니. 갑자기 어디선가 알람 소리가 들려온다.


“...아. 시간 다 됐네.”

“시간?”

“으. 이럴 줄 알았으면 좀 소환 시간 긴 걸로 살걸. 이따 돌아가서 연락할게!”


아무래도 무한정 파트너로 소환될 수는 없는 걸까?

여우는 아쉽다는 듯 내게 손을 흔들며 나타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번쩍이는 빛과 함께 사라졌다.


“...갔네.”


여우도 떠났고, 나도 더 탑에 머물러서 할 일이 없었기에 나도 탑을 떠난다.

조심스럽게 상태창의 탑 퇴장 버튼을 찾아 누르니, 순식간에 그립고 그리운 내 방이 돌아온다.


“...탈출했다.”


돌아왔단 생각에 긴장이 풀리며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온다.

흘깃 시계를 보니 탑에 끌려갔던 때로부터 약 30분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듯하다.

이대로 털썩 드러누워 자고 싶지만, 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컴퓨터 앞으로 간다.


초월급 탑을 클리어했으니 그 타이머에 뭔가 변화가 생겼을 텐데, 바깥 상황은 어떻게 변했으려나?

뉴스 기사를 살펴보려 포털 사이트에 접속하자, 나는 예상과 다른 상황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어...?”


[세계 최초 초월급 등반자 탄생! 대한민국은 손님1을 응원합니다!]


포털 사이트 메인 화면부터 뭔가 심상치가 않다.

내 예상보다도 더 반응이 격렬한데?


#


어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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