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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전쟁이 토탈워에 미친 영향
익히 알다시피 미국 내전은 최초의 근대적인 공화국들끼리 벌인 최초의 총력전, 문자 그대로 Total War였음양측 군인만 320만명 이상을 동원했던 4년간의 잔인한 동족상잔은 민간인 포함 100만명 이상의 사상자를 내면서 마침내 끝났지만 다시 통일된 미국은 지들 손으로 씹창낸 남부와 더불어 처리해야할 긴급한 경제적 문제가 생겼는데전쟁 중 북부는 세계적인 스틸 벨트의 공업력을 동원해서 연방정부 창고가 부족할 정도로 무기와 포탄을 찍어냈고남부는 남부대로 부족한 공업력을 만회하기 위해 면화 수출대금으로 군수물자를 수입해 쌓아놓고 있었는데이제 전쟁이 끝났으니 대규모 군축과 함께 시간이 지날수록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악성재고들을 어떻게든 썩어버리기전에 처분해야만 했음그렇게 미국제 무기들은 근대적인 서양무기가 필요했던 아시아와 남미 등 전세계로 수출이 되었고이는 막부와 웅번이 서로 고로시각만 보고 있었던 일본도 예외가 아니였음미국 내전이 일본 내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함 알아보도록하자1. 엔필드 소총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다 따로국밥으로 놀던 막부 말기이탈리아,오스트리아,러시아,프랑스,스페인 등 온갖 종류의 소총, 심지어 사냥용 엽총도 번 사정에 따라 마구잡이로 수입했던 혼돈의 시대지만게임 속 중하급 티어 대부분의 서양식 보병들이나 신센구미,유게키타이같은 근대화에 뒤쳐진 병종들이 엔필드 전장식 소총을 들고있다뜬금없이 영국 제식무기를 왜 소개하냐 싶을테지만 사실 엔필드 소총은 남북전쟁과 큰 연관이 있음최초의 근대적 총력전이 될거라곤 생각도 못하고 서로 수도 딸 생각만 가득했던 전쟁 극초반기엔양측 모두 본격적인 대규모 징집은 경제적,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우니 즉각 사용가능한 지역의용군과 민병대,소수 정규군만 사용해단기결전으로 날먹하겠다는 생각만 가득했고 당연히 전시경제로 전환해 군수공장 풀로 돌리겠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음사실 국가가 나서서 모든 공장 통제해 전시체제로 전환한다는 개념도 제대로 잡히지 않았던 시대였음그러다 점점 전쟁이 한달 두달 연장되고 시간이 끌리기 시작하니 기본적인 스프링필드 제식 소총 생산부터 과부하가 걸리자슬슬 좆된걸 감지한 양측은 단기간에 최대한 많이 구매 가능한 영국의 엔필드 소총을 수입하기 시작하는데 나중엔 적군에게 노획(싸제말로 긴빠이), 자체 라이센스 생산(싸제말로는 복돌이라고 부른다)을 해서 대충 90만정 이상 확보했음그렇기에 스프링필드와 함께 가장 많이 보이는 총이였고 전후 일본에도 많은 수가 팔려나갔는데일본인들이 미국에서만 수입한게 아니고 영국에서도 정품 엔필드 또한 사왔을테니제일 많이 보이는 하급병종의 전장식 강선총을 대표하는게 적절한 고증이라 볼 수 있다인게임에서 구현된 모델은 엔필드 1861 머스킷툰이라는데 머스킷툰은 단축형 소총,카빈이랑 같은 말이라 함참고로 얘들이 들고 다니는 담뱃대랑 다른 점이 뭐냐고 묻는다면1. 강선이 달려있어 더 멀리 (125>150) 더 정확하게 사격이 가능하고2. 더 발달된 뇌관 사용으로 사격안정성이 개선되었으며3. 더 공기역학적인 미니에 탄을 사용가능해 살상력이 올라간 점이라고 한다근데 왜 강선이 달렸는데 라이플이 아니라 머스킷이라고 부르는지 모르겠음양키들도 걍 이름이 그런거라고 그려려니 하라함;;; 역시 야드파운드 쓰는 색슨족들은 상종하는게 아니다참고로 이런 엔필드 소총들을 후장식 트랩도어 소총으로 살짝 개조하면 스나이더-엔필드 소총이라는 형식이 되는데3티어 팩션 보병들과 팩션 근위대, 미,영 해병대들이 쓰는 소총이 바로 이거다물론 프랑스 얘들은 이거보다 훨씬 발달된 볼트액션식 샤스포 소총을 들고다니기에 혼자 사격전 능력치가 월등하다근데 그렇게 좋은 총을 만들고 어떻게 개같이 발렸는지 정말 의문일 따름이다삼촌한테 토탈워는 안배웠나?2. 스펜서 연발소총발달된 후장식 트랩도어도 볼트액션도 결국 단발따리이기에 인류의 오랜 염원인 더 큰 탄창을 구현한 미국제 래버액션 소총이다보다싶이 길이가 짧기에 기병대나 경보병들이 쓰기 유용했고 남북전쟁때도 주로 기병대들이 많이 사용했다다만 구조적으로 복잡해서 고장이 많이나 유지비와 가격이 비싸서 많이는 사용 못했다고인게임에서도 카빈 기병대가 주로 쓰고 카빈 기병대도 굉장히 강력한 유닛이지만이걸 대량으로 수입해와 토사 번의 무장에 큰 기여를 한 사카모토 료마의 행적때문에 토사의 사탄, 료마의 전기톱이 쓰는 무기로 더 기억에 남을거다일반 저격병들은 화력이 딸려서 결국 전열보병 하위호환인데 이새끼만큼은 다르다인간적으로 근위대보다 쎄면 근위대만큼은 제약이 있어야하는거 아닌가? 개인적으론 너무 쎄서 자체 캡제한 주고 쓰는 놈들이다료마도 시작 장군으로 나오니 료마 부대에 배치시켜서 신나게 막부놈들을 쏴죽이고 놀아보자3. 스미스 앤 왓슨 모델2세계적으로 유명한 스미스 & 왓슨 사의 개국공신이라 볼 수 있는 권총으로 적당히 싸고 적당히 가벼워서 남북 가리지 않고 부무장으로 잘 쓰였고재고도 많아서 일본에 많이 풀린 스테디셀러였어서 인게임 모든 권총 사용병과는 다 이 권총을 쓴다장군의 근위대,리볼버 기병,외국 요원,부대의 장교 모두 이것만 쓴다진짜 이거만 쓴다이렇게 좆간지나는 콜트 1860이 현역인 시대였는데컨셉샷에서도 씹간지나게 들고 있고표지에도 나오지만 인게임엔 없다인류 최악의 허위광고 개쓰레기게임바이오쇼크님.... 오늘따라 더 그립습니다...4. 개틀링 기관총몰락에서 가장 뽕차는 병기, 진짜 전기톱, 닥터 개틀링 최고의 발명품남북전쟁 중 최초로 쓰인 미국제 개틀링 기관총은 산업화된 국가와 전근대적인 아시아,아프리카 군대 사이의 간극을 확 넓혀버린 무기로남북부 모두 참호전 양상이 되자 잘 써먹었고 특히 북부는 뉴욕시 징병 폭동때 건물 옥상에 배치하여 효과를 톡톡히 봤었다고 함인게임에선 나가오카 번 시작 장군으로 나오는 가와이 쓰구노스케와 인연이 깊었는데개화덕후였던 그는 온갖 물건을 수입하면서 당연히 개틀링 기관총을 질렀고후일 신정부군이 나가오카 성을 공격했을때 본인이 직접 개틀링을 쏴대며 단신으로 신정부군을 돈좌시켰음가와이 본인이 다리를 저격당하며 나가오카 번은 패배했지만 제대로 대비되지 못한 알보병들에게 기관총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한편 한국과도 인연이 깊은데 자국 주재 미군 교관들을 통해 개틀링을 사간 개틀링 사랑꾼이 있었으니...바로 군밤 아저씨였다동학 농민 운동때 잘 써먹었지만 정작 일본군 상대할땐 이미 전력차가 압도적이라 금방 무력화되었다 함인게임에선 트레일러부터 비중있게 나오고 개틀링 망루나 철갑선 부무장으로도 출현한다5. 패럿 포뽑을때쯤 본격적으로 양학겜이 되기 시작하는 흉악한 2티어 대포1티어의 이상한 나무 절구통을 보다 패럿포를 보면 눈물이 난다당시 기술로는 철로 대포를 만들시 잘 깨지는 문제가 발생해 청동으로 주조하는게 보통이였는데문제는 청동이 철보다 단가가 비싼 물건이라는 점이였다로버트 파커 패럿이라는 사람이 이걸 개선시켜 철제 대포로도 비슷한 성능을 내면서 더 양산하기 쉽게 개량했고북부는 패럿포를 여러 구경으로 양산해 딕시놈들을 모조리 남부수육으로 만들어버렸음이 끔찍한 병기에 의해 휘하 사단장병 1만 2천명이 한순간에 5천명이 되버리는 참사를 겪은 대표적인 피해자로명령대로 돌격했다 단 한 순간에 사단 없는 사단장이 되어버린 남부군의 조지 피켓이 있었음인게임에선 암스트롱 포에 밀리는 포지션이지만 킹성비 픽으로 패럿포도 많이 생산,수입되었고포병으로 유명한 사가 번과 통수로 유명한 츠 번이 패럿포를 이용한 기록이 남아있음심지어 츠 번은 막부군으로 출전해서 전투 시작 직후(!)에 방금전까지 아군이였던 막부군 뒤통수에 이걸 날려서 배신했음괜히 배신 종특 붙은게 아니다 6. 코테츠사실 코테츠는 프랑스산 1300톤급 철갑선으로 남부의 명장 스톤월 잭슨의 별명을 따서 CSS 스톤월이라는 함명으로 남부 해군에 인도될 운명이였음300파운드,70파운드 암스트롱 포와 개틀링 포가 실렸고 남부연합의 전황이 굉장히 급박했던지라 진수 당일 바로 미국으로 출항하기 시작했음근데 배송 중 셔먼의 러닝크루가 남부를 씹창내버리면서 전쟁이 끝나버린거임;;이미 미국 근해까지 왔는데 입찰자가 뒤져버려 붕 떠버린 해상미아 스톤월?호는 최소한의 금액이라도 건지기 위해스페인령 쿠바에 판매하려했지만 바로 앞 적성국(이때까지만해도 미국과 스페인은 먼로 독트린으로 꼽주던 사이였음)에최신예함이 생기는걸 경계한 미국이 차라리 본인들이 사겠다고 덜컥 사버렸음근데 미국 니들 돈없어서 군축하던거 아님? 이걸로 캐나다 쳐들어갈 생각인가?돈만 드는 애물단지를 일단 지르고본 미국은 바로 후회했고일본 막부가 3만달러를 부르며 구입의사를 타진하자 바로 매각해버림근처 적성국이 가지게 되지만 않으면 그만이니 일본에 팔든 어디에 팔든 뭔 상관이랴그렇게 철갑선이라는 의미의 甲鉄艦로 다시 함명을 바꾸는 (구) 스톤월 함은 막부해군 기함이 되는가 싶었지만보신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은 도막파,좌막파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며 대금수령과 양도를 보류했고그 사이 막부가 신정부군에 1년만에 홀딱 망해버리면서 신정부군 기함이 되어 취역했음당대 일본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강력함 철갑선이였던만큼 이 배를 양도받은 신정부군은 정말 잘 써먹었는데홋카이도로 도망간 막부잔당과 막부해군,신선조 최후 잔존병력은 함대 포격전에서 코테츠를 이길 수 없어안개를 틈타 기습도선을 해 함선을 탈취한다는 대담한 발상을 세웠지만 인게임에도 나오듯 측면에 달린 개틀링에 갈려나가서 개같이 실패함포격전 발린다고 도선전 몰빵하면 어떻게 되는지 닥터 순신께서 잘 알려주셨을텐데 복습을 안해서 참 아쉬울 따름이후 마지막 막부잔당들은 소수의 낭만파 프랑스군 장교들과 함께 하코다테에서 싸우다 전멸하고일본은 메이지 유신의 일본 제국으로 거듭남여튼 보신전쟁기 가장 충격적인 전과를 보여준 함선이라 그런지 막부 말기 컨텐츠엔 꼭 나오는 배가 되었음7. 톰 크루즈랑 친구들??먼 개소린가 싶을수도 있지만 사실 이게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함아무리 신형 병기가 있고 최신 장비를 도입해도 어떻게 운용하는지, 어떻게 유지하고 보수하는지 지식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임장비 받아다 쓰지도 못하고 유기하기 일수인 사우디군같은 애들 보면 전문인력과 체계적 훈련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을거임당시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서양식 군제개혁을 하던 국가들에게 있어선 서양의 장교와 부사관들은 꼭 필요한 존재였지인게임에 나오는 외국 교관들은 다 이런 시대적 배경을 표현한 요소라고 볼 수 있음거기다 미국은 4년간 팽창했다 다시 군축으로 일자리를 잃어 방구석에선 술이나 퍼먹던 퇴역 군인들이 지천에 널려있었고이 양반들은 1860년대치곤 최첨단 전쟁이였던 남북전쟁의 총력전을 경험하고 살아남은 고급 인력이였음물론 인디언 전쟁은 꾸준히 이어졌지만 TO문제로 군에 못 남는 인원들이 더 많았기에전직 군 교관들은 국가에서 정식으로 파견하는 군사외교의 일환이기도 했지만 많은 수는 개인 자격으로 고용되는 형태를 띄었음또 미국에서도 자국 잉여군인들이 해외로 꺼져줬으면 했던게 자국에 남아있던 퇴역군인들이 배운건 총질밖에 없으니서부로 가서 강도가 되거나 남부 잔당들이 갱을 만들어 정부 재산을 털어먹는 등 자국내도 제대로 통제되지 않아 혼란했었음인게임에서도 북부군 출신들도 나오지만 남부군 잔당들이 트레잇등에 나오는 이유기도 함외교적 문제? 개인 자격으로 가서 PMC로 뛰다죽는건데 국가의 책임?일까? 톰형도 알쓰 백수로 죽느니 이세카이에서 일뽕 NTR 국결맨이 되는게 더 좋지 않을?까?역시 전직 군인 취급 좋은 나라는 없다는 씁쓸한 이야기
작성자 : 파아란츄리닝고정닉
이번 여행 요약(1)
원래 계획 당초 여행의 목표는; 1. 가라쓰군치 보기 2. 가라쓰군치 보기 전까지 일주일 정도 시간 떼우기 3. 나가사키~가고시마 루트 도전하기 4. 기카이지마(산호)와 아마미오시마(맹그로브) 가보기 5. 도쿠노시마(제일 중요한 목표)가서 아마미검은토끼 보기 6. 야쓰시로 묘켄사이(가능하면) 보러가기 였는데 실제 여행 경로는 이렇게 되버림 아마미 군도에 가려는 계획은 진짜 이악물고 몸을 비틀었는데도 하늘의 억까 때문에 완전히 좌초당했음. 원래는 '아마미에 가고자 한다면 가고시마는 버려도 좋다'는 마인드였어서 가고시마를 좀 널널하게 봐놨는데, 예정에도 없던 '가고시마에서 7일 동안 적당히 돈 아끼며 힙한 곳 찾기'하느라 죽을 맛이었음... 한달 동안 총합 95만보 걸었고 이틀 동안 회복 중. 아마미 군도 제외해도 원래 가보려 했던 곳의 한 15% 정도는 못 간듯.타라초. 원래는 타케자키까지 가보려 했는데, 특급 기차를 잘못 타는 바람에 일정에 차질이 생겨서 타라초랑 카시마만 구경하는데 만족했음. 진짜 사가 현이 니시큐슈 신칸센 분탕 놓은 것 때문에 특급이 개지랄 나있는 걸 뼈저리게 체감한 날이었음... 어떤거는 어디까지 가고 어떤거는 저기까지 가고 어떤거는 안가고 안정적인 깡촌맛 덕분에 몸풀기로 딱 좋았던 곳. 아리아케해는 ㄹㅇ낭만의 바다라고 생각함... 카시마. 유토쿠 이나리 신사를 포함해서 뭔가 이것저것 보려고는 했는데 JR 나가사키선 배차가 너무 구데기라서 생각보다 빡셌음... 그냥 갯벌 있는 사가의 평범한 깡촌 도시였다. 이번 여행에서 사투리를 가장 많이 들어본 도시기도 했음. 히라도. 규슈의 시 단위 지자체 중에선 유일하게 조이풀이 없을 정도로 깡촌인 건 알고 있었지만, 직접 마주하니 그 어마어마한 깡촌력에 한방 먹은 동네... 특유의 분위기가 있어서 정말 재밌긴 했지만, 시내에는 편의점이 아예 없어서 시외에 가야 3개가 있고, 드럭스토어마저 시내에 하나 뿐이라던가 하는 그런 것들이 너무 어려웠음. 진짜 고토 열도 때보다 빡센 요소가 좀 많았다. 그나마 장점이라면 사이히 버스가 섬 구석구석까지 열심히 운행하고 있다는 점. 아무리 깡촌이라지만 후쿠오카~히라도 노선은 고속버스라면서 카운티로 사람 실어나르는 모습이 정말 충격적이었음. 아무리 내가 찾아간게 마츠리 직후라지만 시내에 열린 식당이 단 하나였던 것도 좀 너무하지 않았나 싶음... 이키쓰키 섬. 한때는 규모에 비해 꽤 고립되어 있던 것 같은데, 이키쓰키 대교가 생기면서부턴 낚시의 성지로 꽤 각광받고 있는 듯함. 카쿠레키리시탄 중에서 지금까지도 바티칸에 '복귀'하지 않은 히나레키리시탄들이 지역 사회에 나름 융합된 덕분에 이들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지역이기도 함. 정말 최근(2021년 즈음부터) 들어서야 폐쇄적인 방침을 그만두고 일반 대중들에게 여러가지 매체를 통해서 존재를 기록하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함. 기록을 남기는 데에 급해진 공동체들을 방증하듯, 코로나 이후로는 계승자를 찾지 못해 해산을 선언하는 공동체들도 꽤 많다고 함. 고토 열도 만큼은 아니지만, 섬 구석구석에 성당들이 꽤 많은 섬이었음. 관광지로 유명하지는 않아서 히라도 시내에 있는 히라도 성당(자비에르 기념교회)을 제외하면 찾아가기 쉬운 곳은 없었음. 타비라. 히라도와 마주보고 있는 육지로 조금 많이 울퉁불퉁해서 걸어다니느라 뒤질 뻔했음... 타비라 성당까지 봄으로써 카쿠레키리시탄 관련해서는 진짜 개씹구석오지낙도의 뿡뿡따리 천주당 같은 곳들을 제외하면 유명한 곳이나 자료관들은 전부 보게 됐다. 카쿠레키리시탄에 관해서는 거의 학술 연구 수준에 도달했다는 거임... 추가로 타비라 곤충체험관 재밌음. 가을에 접어드는 시기인데도 볼 거리가 많았어서 아마 여름에 가면 재밌는거 진짜 많을 것 같다고 생각함. 체험 위주로 곤충을 보고 싶다면 강추. 아리타. 마츠우라 철도의 배차가 무진장 많은 점을 이용해서 시간을 쪼개서 억지로 보러 온 곳. 나쁘진 않은 동네였는데 개인적으로는 아침보다는 저녁이 더 예쁠 것 같은 동네였으니까 참고하셈. 저녁에는 도자기 토리이 쪽으로 해가 딱 사진찍기 좋게끔 예쁘게 비칠 거임. 이마리로 내려가기 전에 일붕이픽으로 찾아온 곳. 여러가지 리스크를 감수해가며 보고 왔는데 그냥 근처 육지에서도 대충은 보인다는 걸 깨달았을 때의 그 허탈함이란... 이마리. 사가의 전형적인 소도시지만 깡촌의 깡촌을 거듭해온 내게 그나마 숨통이 트였던 곳. 무려 시내에 열린 식당들이 열려 있고 편의점과 다이소도 있었다고!! 아무래도 마츠우라 지역의 엉망진창인 철도망과 도로망이 이마리에서 모이기 때문에 여기를 거점으로 삼고 근방을 돌아다닐 땐 꽤 쓸만했음. 밀어붙일 컨텐츠가 부족한 동네지만, 도자기에 진심인 모습도 보기 좋고 이마리 신사도 꽤 예뻤다고 생각함. 가라쓰. 애초에 가라쓰군치가 목적이었기 때문에 도시 자체에서 컨텐츠를 뽑지는 않았음(정확히는 날씨가 구려서 못 뽑았음). 가라쓰 성의 입지가 꽤 예술적이라는 점과 방풍림이 생각한 것 이상의 규모라는게 기억에 남는 도시. 요부코초. 역시나 날씨가 구려서 여러가지 일정이 짤려나간 곳. 그래도 꽤 소박하게 잘 꾸며져서 예쁜 동네였다. 후쿠오카에서 조용한 어촌이 보고 싶으면 가라쓰에 지내는 일정을 만들어서 한번 가보는 건 좋다고 생각함. 동네는 예쁘지만 아침시장 자체는 매력이 떨어지긴 함. 너무 비쌌다. 나고야 성터. 원래는 여기를 찍고 겐카이초의 이곳저곳을 걸어서 내려가본다는 나름의 계획이 있었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성터만 보고 후퇴했었음. 정말로 어마어마한 규모긴 했다. 하루 아침에 개깡촌에 30만명을 수용하는 성을 세운다는게 말이야 쉽나ㄹㅇ... 일붕이픽의 버려진 신사 입구. 올라가는 길은 이제 완전히 막혀 있어서 굳이 올라갈 시도는 하지 않았다. 콩레이 태풍의 찌꺼기 때문에 논밭이 가득찰 정도로 비가 왔다. 축제 당일 이러고 있던거라 취소되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했었음... 가라쓰군치는 3일에 걸쳐서 진행되는데, 각 날짜마다 시간대와 관전 포인트가 다 달라서 3일 다 구경할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함. 가라쓰군치가 인생 첫 마츠리였는데, 새로운 친구도 사귀게 되고, 너무 흥겹고 감동적인 축제였다. 동네 사람들이 돈이나 시간 같은 시시껄렁한 이유는 제쳐두고 다같이 힘을 합쳐 행사를 진행하고, 오래간만에 모여 떠들고 논다는 게 너무 부럽기도 했고, 이해가 안가기도 했다. 그리고 인구 감소를 겪는 다른 동네의 큰 마츠리들 마냥 마츠리 전문 무용수나 음악가들을 고용하지 않고 가라쓰 시민만으로 축제를 진행하는 데에 어마어마한 자부심이 있다고 함. 나였어도 뽕찼을 것 같음. 축제가 끝나고 가라쓰 구석의 오시마라는 곶의 섬골짜기를 해메다 발견한 이나리 신사. 무슨 절벽에 있던 곳이라 찾아가는데 1번, 돌아가는데 2번, 뒤질 뻔한 날이었음. 사세보. 나가사키로 내려가는 루트 때문에 일단 들렸던 도시. 생각보다 시내가 크고, 생각보다 나가사키랑 닮은 점이 많아서 신기했었음. 근데 나가사키보다는 군항의 성격이 훨씬 강한 곳이고, 미군 기지의 존재와 거기서 출몰하는 수많은 미국인들 때문에 다른 일본 도시들과는 많이 다른 분위기를 띄는 동네였다. 터널 시장. 아마 사람들이 사세보에서 제일 실망 많이하는 관광지일 듯. 나도 터널에 지어져서 터널 시장인줄 알고 이상하게 여겼는데, 알고보니까 점포 자체가 암반에 송송 뚫려 있던 소형 방공호들을 그대로 활용한 거라 터널 시장이었던 거임;; 가게들이 암반에 붙어있다는 걸 깨달으면 이해가 가기 시작한다. 가와타나초. 카이진 신사를 보러간다고 1km 정도 썰물로 얕아진 바다를 걸어가야 했다는 것 밖에 떠오르지가 않는다... 정말 재밌긴 했지만 줫되게 힘들었음. 날씨라도 좋아서 다행이었다. 요코세우라 어딘가의 일본군 시설. 박쥐가 내 머리 치고 갔음... 이케시마. 투어 신청하는데 웹사이트가 먹통이라서 전화로 예약하는게 생각보다 난항이었다는 점, 생각보다 사진각을 찾기가 어려웠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 섬.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상점과 목욕탕은 남아있었다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없다. 말 그대로 섬 순회버스와 투어 단체를 제외하면 인프라 0의 폐광 섬. 이케시마에서 근처 항구를 통해 현내버스로 나가사키로 가려다가 배 도착 10분 전에 결항이 뜨는 억까를 당하고 이악물고 고속선으로 사세보까지 돌아갔다가 나가사키로 내려와서 겨우 막차 시간에 맞춰 보게된 이나사야마에서의 야경. 개인적으로는 구불구불 울퉁불퉁한 골목길에 작은 가로등들로 은하수를 연출했다는 부분이 꽤 좋았다. 나가사키는 일본에서도 사람들이 유별나게 친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우연히 친절한 사람들만 골라서 만난 걸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나는 그래서 나가사키가 너무 좋음... 그 놈의 접근성이 발목을 잡을 뿐. 예전에 념글로도 올라간 일본 첫 지인인 할아버지랑도 다시 만나서 재밌게 놀았다. 또다른 일붕이 픽인 '도로 위의 나무 여섯 그루'. 근처 스와신사의 부지에 도로를 깔려고 협의하다 보니 생긴 기묘한 광경이라고 함. 뭔가 이번 여행 동안 일본군 시설을 많이 방문했던 것 같긴 함... 일본군이 숨겨둔 금괴라도 찾으려 했나? 아마쿠사. 모기초 ~ 레이호쿠마치 페리는 1인 2000엔으로 일반적인 페리랑 비교하면 존나 비쌌던 것 같음... 근데 진짜 비주류 노선인데다가 건너는 내내 바다가 엄청 거칠었어서 돈값을 하는 것 같기는 했음. 일단 결항각이 엄청 잘 서는 노선인 건 타자마자 확신했다. 레이호쿠마치에서 시모다 온천촌까지 아마쿠사 선셋 라인이라고도 알려진 해안선을 따라 약 10km 정도를 걸어내려 갔는데, 수평선도 쫙 보이고 이곳 특유의 음울한 빛깔의 거친 바다가 정말 예뻐서 하나도 안 힘들었음. 시모다. 우리나라랑 비슷하게 백악기 지층으로 구성된 아마쿠사라서 온천이래봐야 알칼리성이겠거니 하며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나름 진또배기 유황 온천이었어서 꽤 놀랐음. 물이 의외로 좋았어서 오히려 일정 때문에 더 오래 못 있는게 아쉬운 온천이었다. 사키츠. 예전에도 와봤지만 이번엔 그때보단 여유도 많기도 하고 뭔가 사진각도 노리고 싶어서 다시 찾아옴. 2번째 방문에도 변함없이 친절한 분들이 참 많은 곳이었다... 뭔가 바람이 더 잔잔했거나 해가 지기 전에 조금만 더 일찍 위치로 갔으면 더 좋은 사진각도 나왔을 텐데, 그 환경까지 맞춰서 사진을 찍을 거였으면 핸드폰 카메라로는 충분하지 않았을 듯. 우시부카. 한때 아마쿠사의 2대 도시였던 만큼, 저번에 왔을 때 기억하던 것보다 시내가 컸던 것 같음. 식당도 많고, 활력도 조금은 있고, 특별히 망해가는 느낌은 아니었다. 저번에도 그랬지만 위치가 위치라서 시내를 둘러본 정도가 전부였기 때문에 특별히 재미를 보지는 못했음. 참고로 우시부카는 전국에 40곳 정도 있는 하이야 민요와 마츠리의 발상지라고는 하는데 혼자 너무 유명해져서 그런지 다른 지역의 하이야 민요에 관해서는 정보를 못 찾겠다는 아이러니가 있음... 여기까지가 여행의 전반부였다. 이제 여기서 가고시마에 가기만 하면 나가사키~아마쿠사~가고시마라는 웃음벨 루트가 실현되는 거임ㅋㅋ
작성자 : 엉겅쿤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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