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가무연구소 감상문

술. 살면서 담배를 안 펴 본 사람은 찾을 수 있어도 술을 한번도 안 먹어 본 사람은 없을 정도로 우리에게 있어 친숙한 이름입니다. 그래서 만화 제목 음주가무연구소처럼 음주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전 술을 좋아합니다. 자주 마시지는 않는데 주사가 술을 마시면 술을 마시는 거라 한번 취하면 진짜 맛이 가서 다음날이 되면 드문드문 기억나는 정도입니다. 이 만화의 작가처럼 막 죽어라 마시는 건 아니지만 좋아하다, 라고 말 할 수 있을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술을 먹다보면 왜 술을 마시는가. 라는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유가 각기 각색이겠지만, 가끔 우울해서 마라탕 먹고 싶어 라는 말처럼 전 기쁠 때보단 뭔가 힘든 일이 있을 때 술을 마시며 조금 감정들을 흘려 보냅니다. 문제를 해결한 게 아니라 결국 술이 깨면 다시 같은 감정이 들겠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서 그런건지 아니면 술에 감정이 희석된 것인지 조금 그 응어리가 풀리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무슨 일이 있으면 술을 찾게 되고 예전에 한참 심했을 때는 자기 전에 맥주라도 안 마시면 잠이 안 오는 정도였어요. 자취를 막 시작할 때고 불면증도 같이 와서 한참이고 방에 어둠이 익숙해질 때까지 천장을 보다가 자곤 했는데... 그래도 가끔 그때 불안했던 이유가 무언가 하려 했고 그게 잘 안 되어서 그 불확실함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요즘도 가끔 자려 누울 때 가끔 그럴 때가 있지만 결국 잠에 빠지는게 그런 목표?나 생각이 없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유를 후술할텐데 그런 연유에서 처음 만화를 읽는 초반 부분에 이 작가도 만화가로서 불확실성, 불안함에 술을 마시는 게 아닐까...? 햇는데 아니엇습니다.(진짜임)

아무튼 다시 만화로 돌아와서 전체적인 만화의 줄거리는 크게 무슨 에피소드가 인상 깊다, 싶은 부분은 없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일상, 개그 느낌에 결국 기승전 술로 끝나 막 어떠한 중요 사건 사건이 이어지는 만화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래서 재미 없었냐? 물으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약간 기본 만력?이라고 해야할지 만화들에 보면 큰 에피소드 사이사이에 흘러가는 일상이 있는데 그 부분을 꼭 집어서 둔 느낌. 이 전체적으로 간단한 내용이 이어져 느슨해질 수도 있는데 읽다보면 그 안이 알차게 가득 차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재밌었어요.

그리고 앞서 말한 내용인데 추가로 만화가는 가난하다, 라는 말처럼 이 만화를 읽으며 이 작가는 본업이 만화가이면서 거의 매일을 술 마시고 노는 걸 보고 대체 이 작가는 돈은 어디서 나오는 거지? 라는 의문이 있었는데 마지막에 가서야 그 의문이 풀렸습니다... 작가가 진짜 금수저 집안이었던 것입니다. 마지막 외전? 후일담 부분에 잠깐 나오는데 집이 진짜 부자집(2층 마당에 연못 둘 만큼 큼)이고 남편쪽에서 데릴 사위로 간다고 좋아할 정도라는 걸 보고 약간 빨간약 먹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냥 진짜 술먹고 노는 걸 좋아하는 거였어요...

사설 밴드도 했다는데 만화에서 보면 4년? 앞과 중간 부분에 시간의 텀이 그정도인데 앞에도 나오고 뒤에도 나오는 걸 보면 제법 오래 하고 타지역 라이브도 다녔다는데 찾아보니 피아노? 클래식 음악물도 그린 적 있더라고요. 이 단행본은 아마 부업이고 이게 본 작품 같은데 나름 개그 코드나 감성이 맞는 느낌이라 다음에 만화방 같은 곳에서 보이면 읽어보려 합니다.(만화, 애니, 실사화까지 된 꽤 유명한 작품)

4컷만화 느낌에 짧은 에피소드가 이어지고 막 스토리가 깊다, 여운이 남는다 라기보다는 가볍게 흘러가는 느낌이라 시간 보내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