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남고의 선택"
2024년 10월의 어느 날, 군부대 내 중대 사무실 분위기가 무거웠다. 중대장이 굳은 표정으로 들어섰고, 그의 손에는 종이 뭉치가 들려 있었다.
"일병 남고!" 중대장이 호령했다.
남고는 벌떡 일어나 차렷 자세를 취했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중대장은 종이를 들어 올렸다. "이게 너가 쓴 글들이 맞나?"
남고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의 개인 일기, 군대 익명 게시판에 올린 글들, 모든 것이 그 종이에 담겨 있을 거라고 직감했다.
"읽어줄 테니까 대답만 해." 중대장의 목소리는 냉랭했다.
남고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그의 사적인 생각들, 군대 생활에 대한 불만, 그리고 은밀한 고민들이 모두 드러날 참이었다.
그 순간, 남고는 결심했다.
"차라리 제가 읽겠습니다. 주십시오." 그가 말했다, 눈을 질끈 감은 채로.
중대장은 잠시 놀란 듯 남고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작게 웃음을 흘렸다. "허허... 그래. 그게 낫겠지?"
남고는 떨리는 손으로 종이를 받아들었다. 그는 천천히 눈을 떴다. 사무실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읽기 시작했다. 그의 목소리는 처음에는 떨렸지만, 점점 또렷해졌다. 글 속에는 군대 생활의 고충, 동료들과의 갈등, 그리고 더 나은 군대 문화에 대한 희망이 담겨 있었다.
읽기를 마쳤을 때, 사무실은 침묵에 휩싸였다. 중대장은 고개를 끄덕였고, 남고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용기 있는 놈이군," 그가 말했다.
중대장은 남고의 글을 다 듣고 난 후,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반응을 보였다.
"남고," 중대장이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네 글에 놀랐다."
남고는 긴장한 채로 중대장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처음에는 네가 그저 불평불만만 늘어놓은 줄 알았어. 하지만 자세히 보니, 네 생각들이 꽤 깊이가 있더라."
중대장은 의자에서 일어나 남고에게 다가왔다.
"특히 신병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제안이 인상적이었어. 어떻게 그런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지?"
남고는 잠시 당황했지만, 곧 대답했다. "저... 제가 힘들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해 봤습니다. 어떻게 하면 신병들이 더 쉽게 적응할 수 있을지요."
중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런 관점이 중요해. 너의 제안들 중 몇 가지는 정말 실행해볼 만해."
남고의 눈이 커졌다. 그는 자신의 글이 이렇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중대장은 계속해서 말했다. "사실, 네가 제안한 체력 단련 프로그램도 좋아 보여. 우리 부대의 특성에 맞게 잘 조정했더라고."
남고는 천천히 긴장을 풀기 시작했다.
"게다가," 중대장이 덧붙였다. "부대 내 갈등 해결 방안에 대한 너의 생각... 정말 참신해. 네가 이런 문제에 관심이 많은 줄 몰랐어."
"감사합니다, 중대장님." 남고가 조심스레 대답했다.
중대장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남고, 넌 정말 특별한 병사야. 이런 생각을 하고,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는 게 대단해. 앞으로도 너의 아이디어를 듣고 싶어."
남고는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의 솔직함과 창의성이 인정받은 것이다.
"나 말이야," 중대장이 말을 이었다. "다음 주에 있을 대대 회의에서 네 아이디어 중 몇 가지를 제안해 볼 생각이야. 네 생각이 우리 부대를 넘어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 같아."
남고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중대장을 바라보았다.
"앞으로도 좋은 생각이 있으면 언제든 나에게 이야기해. 우리 함께 이 부대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들어보자."
그 날 이후, 남고는 부대에서 새로운 시선을 받게 되었다. 그의 창의성과 용기는 다른 병사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쳤고, 점차 부대 전체의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남고는 자신의 생각이 이렇게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부대와 동료들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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