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마 유키오의 '나쓰코의 모험'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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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개추운데 강원도 에바임 작성자 : ㅎㅅㅇ

미시마 유키오의 '나쓰코의 모험'을 읽고.앱에서 작성

유로지바

2024.09.12 23:34:05

조회 74 추천 0 댓글 3

미시마가 1951년, 26살 때 쓴 글. 미시마의 유명 저작들과 다르게 통속적인 부분이 매우 강한 글이라 읽는 것 자체는 상당히 가볍게 읽을 수 있다. 불교 서술과 일본 화족 분위기 설명이 없는것만으로도 진입장벽이 매우 낮아지기 때문. 글 자체는 매우 명료한 주제 하나를 가지고 이끌어가는 편이라 따라가기 편하고 읽는 재미가 있는 통속소설에 가깝지만, 그러면서도 미시마가 생각하는 바를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글이다.

세상에 보기 드문 열정을 가진 사람을 찾기 위해 돌아다니는 나쓰코의 행적은, 미시마가 갈구하던 이상을 쫓는 행적과도 연결시킬 수 있지만 결국 그런 이상적인 존재마저 때가 지나면 그 빛을 바래고, 이상을 쫓는 본인조차 상당히 우스꽝스럽게 비춰진단 점에서 아직은 방황하는듯한 젊은 느낌을 받음. 우국이나 봄눈 같은 중후기 작품의 경우 조금 더 날서고 확신에 차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생각하는 편.

글에서 등장하는 주인공의 가족인 여성 3인조는 속물적이고 사치스러운 현실 부분을 담당하는데, 이러한 사조가 전후의 미군 주둔과 아이누 전통 말살과 현대화가 진행된 홋카이도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주인공 2인조를 제외한 거의 모두를 속물이라 묘사하는 점이 참 미시마 생각의 편린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함.

미시마 하면 떠오르는 화려한 문장과 묘사는 나름 힘을 뺀 글에 가깝고, 가벼이 읽으면서 어떤 작가인지 약간이나마 감을 잡을 수는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굳이 이 글을 미시마를 접해보지 않은 사람에게 추천하겠냐고 한다면 아니라고 답할듯. 작가를 알기 위한 글로는 좋은 선택지는 아니라고 생각함.

다음에 읽을 책은 아마 모리 오가이의 '아베 일족'이나 오에 겐자부로의 '개인적인 체험' 사실 고골의 외투도, 다니자키의 치인의 사랑도 읽었지만 영 글을 쓸 힘이 안나네요. 외투는 재밌게 읽었고...특히 코가 맘에 들었는데 좋은 글이니 읽어봐도 후회없을듯. 또 언젠간 읽겠지...

p.s. 글 읽을때는 걍 별 생각 없이 읽었던 부분인데 '유아차'라는 표현 때문에 번역 이슈가 있었던듯? 솔직히 초판이라 단어 번역 문제보단 2~3개정도 발견할 수 있었던 오타가 더 신경쓰이는데, 단어 사용이 일종의 기싸움으로 진행되는 것 같아 괜한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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