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창 이론은 유명세에 비해 명확히 확인된 적은 없는 개념임

깨진 유리창 이론은 유명세에 비해 명확히 확인된 적은 없는 개념임앱에서 작성

이상한_누나

2021.12.02 16:13:48

조회 147 추천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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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깨진 유리창'이라는 말의 어원이 된 짐바르도의 실험은 방법론적으로 그리 엄밀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고, 사회심리학의 다른 개념들과 마찬가지로 당시에도 재현이 잘 되지 않았음.

(참고로 필립 짐바르도는 스탠포드 교도소 실험으로 유명한 바로 그 사회심리학자임. 이 실험도 실험윤리나 방법론적 문제를 포함해 여러 논란에 휩싸였고, 심하게는 실험이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조작되었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음. 물론 짐바르도 자신은 '루시퍼 이펙트'에서 교도소 실험을 둘러싼 논란들에 대해 소명하고 권위와 복종에 대한 통념 중에 사회심리학의 발전에 따라 폐기되거나 재구성된 개념들은 무엇이 있는지 설명하긴 함. 정확히 어떤 내용인진 고등학생 때 읽어서 기억이 안남.)

물론 환경의 변화가 개인의 행동과 심리에 영향을 준다는 건 사회심리학의 기본 명제와 같은 것이고 '넛지'처럼 공공정책에 행동설계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들도 아주아주 많긴 함.

그러나 환경(자극)과 행동(반응)의 관계는 파블로프의 개처럼 단순한 것이 아니라서, 파블로프니 손다이크니 왓슨이니 스키너니 하는 사람들이 살아있던 시절에도 동물과 인간의 행동이라는 건 복잡하기 그지 없는 것이었음. 가령 아직도 학습심리학 교재를 펼쳐보면 고릿적 행동주의 학습이론이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데, 여러모로 문제가 많은 사회심리학과 달리 대부분이 엄밀한 과학적 방법론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확인된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교재에 나오는 개념이 실제 상황에서는 잘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많음. (물론 개념이 아예 틀려먹었다기 보다는 그만큼 인간의 학습이나 행동에 다양한 요인이 관여하기 때문에 그런 거)

결론적으로 심리학이나 사회과학에서 말하는 '무슨무슨 법칙'이라는 건 물리학처럼 엄밀하지 못함. 진짜 개인의 삶이나 사회에 변화를 만들고 싶다면 꺼진 형광등을 갈거나 도시재생사업이랍시고 불법투기 장소에 화단 만들고 담벼락에 벽화를 그리기보다는 고릿적 행동주의 학습이론 물고빠는 습관류 자계서나 '스위치'같이 대중적으로 행동설계나 조직행동을 다루는 책을 읽는 게 나을 수 있음.

- 내일은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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