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몸 담은 곳에서 운영하는 업소가 하나 있는데.”

혈관처럼 도시 곳곳으로 뻗은 골목 중 하나일 뿐이다. 그 속에 점처럼 주저앉은 소녀는 부품조차 되지 못했으니. 그런 까닭에 망가지고, 바닥에 떨어져 굴러도 누구 하나 신경쓰지 않는 것이다.

“그냥 옆에 앉아서 웃어주고, 술 좀 따르고, 쉽게 말해서 같이 놀면 돼.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고. 그 정도 의체면 수요도 적당히 있을 테니까.”

물론 그 정도로 끝날 리는 없다. 피부를 쓰다듬던 손이 더 은밀한 곳으로, 그렇게 조금씩 물린 끝에 가서는 가장 깊은 장소마저 무방비하게 내어준 채로 앙앙 울게 될 것이다. 소녀의 머릿속에는 그 장면이 선했다.

상상만으로도 몸속에서 징징 울리는 쾌락이 멈추지 않는다. 직접 당하면 어떻게 될까. 전자마약에 뇌가 절여진 채로, 마치, 마치 온기 정도만을 가진 성처리 도구처럼 취급당하는 것이다.

멀쩡히 살아 있는 사람인데도.

“한 번 해 볼래?”

흔한 약쟁이의 말로 중 하나인 소녀는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초점이 없는 눈은 고혹적으로 떨리고 있었다. 이미 연쇄적으로 폭발해 사방에 잔해를 튀기는 성감을 꾹꾹 눌러담은, 그런 눈동자였다.

소녀는 조용히 말한다.

“...네♡”

잔고는 바닥.

쉽게 죽지도, 하물며 늙지도 않는 의체의 남은 할부기간은 도합 30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