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이 병신년아.” 운유가 말했다.

“야이 병신년아.” 운유가 말했다.앱에서 작성

아니오아니오카

2024.08.19 08: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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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유의 부민들은 자신들의 군장이 저급한 욕설을 내뱉는 경우는 하나 밖에 없음을 알고, 식겁했던 가슴을 가라앉힌뒤 괜히 그곳으로 불경한 시선이 가지 않게끔 모르는 척 자신들의 일에 집중하였다.

장이족은 대대로 천손이라 하여 신성한 이들이었다.

그들 중 가장 하찮은 이조차 단이족은 따라갈 수 없는 지혜와 자격을 갖췄고 .

부민들은 그저 그들을 자신의 아버지이자 군주로서 여기며 그들의 신성한 지시에 따라 평생을 충성하고 따르는 것이다.

하물며 그들의 군장인 운유의 누이가 절름발이의 말도 못하는 병신일지라도.

부족의 장인 운유가 그녀를 아무리 하찮게 대할지라도 그들 또한 이에 동조하여 무시할 수는 없을 따름이었다.

그저 그녀의 수모를 못본체 하는 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인생의 스승이자, 인생의 길잡이가 행하는 일이 옳은 행동이라 믿으며.

단 하나의 주인이 하고자 함에 이를 거부하거나 반론을 제기하는 것은 불손함이오 천명을 거역하는 역천자이다.

“밥버러지 식충일지라도 누이라 여겨 잘 대해주려 노력했건만 언제나 나의 기대를 배신하는구나.”

초원의 자랑스러운 기마민족인 장이족 중 말을 못타는 이는 없으며, 그들보다 못한 단이족조차 말을 벗으로 삼아 평생을 함께 하는데 이마저도 못한다면 단지 귀가 길 뿐 이도저도 아닌 무언가일 것이다.

운린은 고개를 푹 숙이며 모욕을 듣고 울먹이다 끝내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운유의 수모를 받아들였다.

“네 그 잘난 몸뚱아리가 가여워 오늘 밤 내가 친히 교육해줄테니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내 천막으로 와라.”

그래도 장이족이라고 이쁘장하게 생겨 봐줄만은 했다.

재주가 없으면 몸이라도 놀려 시중이라도 들어야 할텐데, 절름발이에게 많은 것을 바랄 수는 없는 법.

그저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할 수 있는 유일한 필요를 강요받자 운린은 치욕에 목을 매달고 죽고 싶었지만 평원엔 그 흔한 나무 하나 없었으니 어쩔 도리가 없음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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