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낙관주의는, 그 자체로 무수히 많은 이념과 행위의 근거이기도 하고.

학문과 기술의 발전이 실제로 저 낙관적인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가 있으니까

우리는 공부를 하고 R&D에 투자를 하는 거임.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 저 '실제로 더 행복'에 대한 가장 정확한 기술이라고 생각하니까

우리는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보편선거라는 걸 만들었고.

아니, 심지어 그 파티피의 여성의 생산력에 대한 입장도

본질적으로 '생산력의 증대가 우리의 이익에 좋은 기여를 한다'는, 낙관적인 시각이 없으면

아무 의미도 없는 공허한 논증이 됨, 왜 우리가 생산력의 최적화를 위해서 그렇게까지 해야 돼?

그게 우리를, 실제로 더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는 가정이 있으니까 해야 한다는 거잖아.

그런데 노인에게 정치적인 방식으로서의 행복추구권을 박탈하자던가

아예 적극적인 안락사를 유도하자는 이야기는

본질적으로 '우리 모두 행복해질 수는 없다'는 전제를 함축한다고 나는 생각함.

그리고 모든 사람은 늙게 되어 있음.

설사 죽음이 특별히 더 사악하다거나 불행하지 않다는 전제에 동의할지언정

최소한 존엄사 및 정치적 유령화는, 내 직관으로는 공리에 0의 기여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 뿐,

실제로 누군가가 죽거나 침묵하게 됨으로서 세상이 더 '행복해진다'고는 주장할 수 없다고 생각함.

즉, 현대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이런 조치가 당연히 필요하다는 주장은

나한테 이렇게 들린다는 이야기임,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사회를 유지/발전시켰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사회를 유지/발전시키기 위해서, 우리의 행복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그 배제의 기준을 어떻게 내리느냐, 복지에 대한 어느 정도의 포기가 가능하느냐,

그런 건 나한테는 부차적인 질문 같음.

내가 알 수 있는 건 이 차가운 방정식 끝에 찍혀 있는 삼각형 모양 점 세 개 뒤에

'따라서, 우리는 행복을 스스로 포기해야만 한다'는 문장이 적혀있다는 것 뿐이고,

그냥 이 우선순위의 전도 자체가 나한테는 공포일 뿐임.

이건 젊은이가 늙은이에게 이기적으로 군다던가 그런 게 아니고,

사회에게 이타적으로, 모두에게 가해적인 행위가 필요불가결하다는 소리니까.

그리고 나는 낙관주의가 완전히 포기된 사회에서, 그 포기가 실제로 얼마나 사소하든지 간에

어떤 미래에 대한 기대, 관념적 목표 설정이 가능할 지 짐작도 가지 않음...

내가 그 속에서 살아간다는 건 더더욱 그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