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영웅의 잠"

하늘은 어둡고, 대지는 잿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하울라의 도시에는 아직도 변화의 물결이 계속되고 있었다. 스팀펑크와 디젤펑크가 혼재된 이 세계에서, 엘프들은 마나를 새로운 방법으로 추출하는 법을 발견했다. 똥에서 마나 에너지를 뽑아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장은 새로운 무기로 가득 차게 되었다.

거대한 철제 골렘 '푸-다-댓(Fu-Da-Dat)'이 그 예였다. 이 골렘은 단순한 무기가 아니었다. 고결한 귀족들, 특히 엘프 공주 기사들이 자발적으로 탑승해 싸우는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다. 과거의 기사들은 검과 방패를 들고 적과 싸웠지만, 이젠 기계에 탑승해 마법의 힘으로 적을 무찌르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엘프 공주 기사인 에일리어는 이 변화의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그녀는 강한 신체와 마법 능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전장의 공포는 그녀를 두렵게 했다. 전쟁은 무서운 것이었고, 그녀와 동료들은 대외 홍보용 얼굴마담으로 더 많이 사용되었다. 시대가 변하면서 그녀들은 자신들이 퇴물이 된 것이 아닌가 고민했다.

그러던 중, 엘프 마법 기술부에서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다. 푸-다-댓에 탑승하면, 마법의 힘으로 수면에 취하게 하고 배설을 통해 마나 에너지를 공급하며 잠깐의 수면 후 영웅으로 깨어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제안은 공주 기사들에게 큰 유혹이었다. 전투의 공포를 피하면서도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많은 공주 기사들이 자발적으로 탑승을 지원했다.

에일리어는 푸-다-댓에 탑승하면서 마음속 깊은 곳에 불안감을 품었다. 그러나 그녀는 고귀한 혈통과 자부심을 잊지 않았다. 탑승 후, 마법의 힘으로 깊은 잠에 빠진 그녀는 전장의 혼란을 잠시 잊었다. 그녀가 잠든 사이, 푸-다-댓은 자동으로 움직이며 적들을 물리쳤다. 에일리어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 전장은 조용했다. 그녀의 눈앞에는 쓰러진 적들과 승리의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우리가 해냈어!" 다른 공주 기사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에일리어는 그제서야 자신이 영웅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는 그 순간의 영광을 마음 깊이 새겼다. 전투의 두려움은 잠시 잊혀졌고, 고귀한 자부심이 그녀의 가슴을 채웠다.

이후, 수많은 엘프 공주 기사들이 푸-다-댓에 탑승해 전장을 누비며 영웅이 되었다. 그들은 이제 더 이상 대외 홍보용 얼굴마담이 아니었다. 그들은 진정한 영웅이자, 시대를 선도하는 존재로 거듭났다. 하울라의 사람들은 그들을 존경하며 그들의 용기를 찬양했다.

에일리어는 그날 이후로도 여러 번 푸-다-댓에 탑승했다. 그녀는 여전히 전투의 두려움을 느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용기를 내었다. 그녀는 다른 공주 기사들과 함께 하울라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싸웠다. 그들은 시대의 퇴물이 아닌, 새로운 시대의 영웅으로 자리잡았다.

하울라는 그들의 희생과 용기를 기억하며, 다시 한번 번영을 꿈꾸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의 이름은 영원히 하울라의 역사에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