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각잡고 감상문을 쓰려고 했는데, 만화 특성상 그렇게 무겁게 다루기보다는 가볍게 푸는게 맞다고 생각해서 그냥 제 단편적인 감상들을 나열해보려함

일단 여사장 << 이 만화의 알파이자 오메가인듯.

첫 인상은 주인공의 진면목을 알아주는 예쁘고 유능한 사람으로 보였음.

근데 갈 수록 여사장의 행보가 레전드임.

사실 이런 민폐형 캐릭터를 싫어해서 초반에는 진짜 극혐이라고 생각했는데, 만화를 읽다보니 어느새 이가처럼 "그냥 그런 사람인가보다"하고 받아들이고 있는 내가 있었음.

일단 레스토랑을 돈이나 손님을 위해 운영하지 않고, 오로지 자기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서 운영한다는 것부터 이미 범인의 발상이 아님.

뇌를 거치지 않고 오로지 욕망에만 충실하니까, 오히려 사람이 순수해 보인다고 할까...

애초에 여사장이 그런 특이한 사람이니까, 로윈디시라는 특별한 레스토랑이 운영 될 수 있었던 것 같음.

공동묘지에 폐급천지들로만 만든 레스토랑 << 정상인이었으면 절대 운영 못함

서로가 서로를 폐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묘한 조화가 이 작품의 묘미임

근데 마냥 웃기기만 한 작품은 아님. 특히 6권에서 이가의 손님에 대한 거리감을 주제로 한 에피소드에서 큰 여운을 느꼈음.

"레스토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손님에 대한 거리감이다" 라는 조언은 1권에서 여사장이 주인공에게 한 조언이었는데, 그 대사가 다시 한번 등장하면서 여사장이 정말로 아무 생각없이 뱉은 말이 아니란 게 나타남.

여사장이 즉흥적이고 직관적이라 자기가 했던 말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 뿐, 특유의 통찰력으로 그 순간에 있어 정확한 조언을 해준 거였음

근데 뭔가 여사장 << 작가 오너캐인듯 걍 바이브가 그럼

암튼 여사장이라는 유니크한 캐릭터가 있었기에 이 만화가 빛을 발한 것 같음.

재밌게 잘 읽었고 나중에 키도햄 추천픽 중 같은 작가가 그린 닥터 스쿠르도 볼 생각임.

이걸로 모든 감상문을 다 썼는데, 내 취향에 맞는 작품도 있었고, 아닌 작품도 있었음. 뭔가 키도햄의 취향의 윤곽이 점점 보이는 듯. 앞으로도 다양한 만화 추천해주세용.

재밌는 만화들을 흔쾌히 나눠주신 키도님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