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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요새 제냥꾼식생각하기하고잇슴앱에서 작성

루시아거짓요양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1.22 11: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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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버스가면서 농협에 걸린 현수막을 봤는데

버스 창 밖으로 펄럭이는 현수막이 걸린 가게들이 보였다. 여름 특가 세일, 창고 정리. 11월의 찬 바람에 펄럭이는 여름 특가 세일 현수막은 때 탄지 오래라, 이제는 여름이 올해 여름인지 작년 여름인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어쩌면 재작년 여름일지도.

그 옆은 농협이었다. 'XX시 농협 대출액 1조 돌파! 고객여러분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지점장은 그 사실이 어지간히 자랑스러웠던 모양이다. 연이율이 2%라고만 해도 앉은 자리에서 200억이 굴러들어오는데, 자랑스러울만도 하군. 순백의 때묻지 않은 농협 현수막은 자신이 꼬질꼬질한 이웃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름을 뽐내고 있었다.

기실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이 나라의 가계부채는 2010년대 1000조를 돌파한 이후로, 상승기류를 타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증가하고 있었다. 이 지방 도시의 인구가 5만 정도는 될테니, 다 합쳐 1조원 쯤의 빚은 있을법도 했다.

그러나 조금만 더 깊게 들어가보면, 그리 자연스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첫째로, 도시에 은행이 농협만 있는 것도 아니고, 둘째는, 농협의 주 거래 고객들이 농부들이라는 점이었다. 농부들이란 본디 여름에 가난하고 겨울에 목돈을 만지는 족속들이 아니었던가. 그러나 현수막은 바로 어제 걸린 것처럼 깨끗했다. 국가의 농산물 시장이 붕괴되고 있다는 뜻이었다.

겨울에 빚을 지기 시작한 농부들은, 절대 빚을 갚을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은 항상 그렇듯 여름에도 빚을 질 것이며, 가을의 소출은 새로 생겨난 채무를 감당하기에는 부족할 것이다. 항상 그래왔다. 농부들이란 국가의 탄생 이후로 항상 소작을 지는 자들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고객 여러분의 덕분이라니. 지점장은 지금 자신에게 빚을 져 줘서 감사하며, 앞으로도 더 많은 빚을 져달라고 권장하고 있는 것이다. 버스 앞자리의 라디오에서 여당 대통령 후보의 연설이 들려왔다. "...전국민에게 국가가 신용을 보장하는, 최대 5000만원의 대출을...". 하긴, 이런 나라에선 빚이 허물도, 치부도 아닐 테니까.

으레 나라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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