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지금부터 당신의 전생을 알려드리겠습니다."앱에서 작성

밀크커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1.08 11:17:09
조회 49 추천 0 댓글 7
														

0eb6f33ebdd407904b9ef7e523c2017365bbaf0bf8e32e0836ccecab70f2e8


주술사가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러세요?"

"사마귀네요."

"네?"

주술사가 볼을 긁적였다.

그녀도 어이가 없는 것이다.

"음... 사마귀인데 농부한테 삽으로 맞아죽었구요..."

"그럼 그 전생은 뭔데요?"

적어도 이 곳까지 온 이상 제대로된 결과라도 듣고 싶다

왕이나 노예나 죄수같은 것 말이다.

그러지 않으면 억울해서 집에 못 갈거 같다.

주술사는 미안한듯이 계속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점을 쳐줬다.

"그 전에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네요. 네."

"네? 과거 아닌가요?"

"아뇨. 전생이 꼭 과거라는 법은 없어요. 미래에서 과거로 환생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일단 보면... 평범하네요. 애 둘 낳고 그대로 살다 죽었구요."

"역시... 뭐 저도 그렇게 특이한 과거일 거라고는 생각 안했어요."

애초에 이런 인생이다.

전생에서 뭔가를 찾으려 할 정도로 따분한 인간은 근본부터 따분한 법.

그런 인간이 전생이라고 해도 대단한 일을 하는 게 더 이상하다.

주술사도 웃으면서 점 결과를 정리한다.

그녀도 꽤 무안한 것이리라.

"그래도 신기하긴 하네요. 이런 경우도 꽤 적거든요. 흠... 실은 저도 전전전전생에는 사마귀였던 모양이라... 어라."

주술사가 심각한 표정으로 점괘를 치기 시작했다.

곧 얼떨떨한 표정을 짓는 그녀.

뭐가 죄송한 지 고개를 꾸벅 숙인다.

"죄송합니다. 전생에서 당신을 죽인 농부가 저인 모양이에요."

"네? 에 그건 좀... 그러네요."

"그....전생에 죽여버려서 죄송합니다."

"아뇨. 뭐 사과를 들어도 뭐라 반응해야할 지 뭐 파리나 벌레는 저도 곧 잘 죽이니까요. 당신 잘못일 건 없죠."

"확실히 전생에 곤충이었던 분들은 그런 부분에서는 묘하게 이해심이 넘치는 편입니다."

"그런 가요?"

"참고로 전생에 인간이었던 사람은 기본적으로 운이 굉장히 나쁩니다. 대부분의 인간은 엄청나게 이것저것 죽이니까요. 조언하자면 벌레라도 안죽이는 편이 좋습니다. 다음 생에서 불이익이 되니까요."

"어렵네요."

주술사는 아직도 내게 미안한 기색이 있었다.

나는 그런 걸 신경쓰지 않지만

주술사에게는 주술사의 시점이 있는 거겠지.

주술사는 덤이라면서 그 회사원의 일을 점쳐주기 시작했다.

"흠... 아무래도 그 아이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손에서 자란 모양입니다."

심하네.

그렇게 생각했다.

부모님의 손에서 자라지 못하다니.

물론 그렇게 자라나는 아이들 역시 귀중하지만 어른의 시점에서는 상당히 측은해지는 것이다.

주술사는 계속 점을 치다가 이상한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실례지만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사토지라시 히노가시라 입니다. 특이한 이름이죠."

"저는 히지리사와 야마노자쿠입니다. 미래에는 사토지라시 아마노자쿠가 되는 모양이에요."

"네?"

주술사는 내 양손을 붙잡더니

"에....저. 잘 부탁드립니다. 서방님."

이라면서 멋쩍게 웃었다.


2

막상 그런 말을 들어도 어떻게 반응해야할 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그래서 그 날은 그냥 손을 흔들고 헤어진 뒤 다음주에 만나러 갔다.

그러니 그녀는 그날과 다른 옷을 입고 있는 게 아닌가.

"안녕하신가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흰색의 원피스에 겉옷을 갖춰입은 태였다.

의외라서 놀랐다.

정말 놀랐다.

부족한 말이지만, 나는 지금껏 여자와 교제해온 경험이 없는 것이다.

당연히 이런 정보량이 들어오면 뇌가 처리를 못하는 것이다.

"원래대로였다면 저는 다른 시간대에서 당신에게 구해지는 모양입니다."

그녀의 말을 듣고 난 아리송한 기분이 빠졌다.

원래라면 우리 둘은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서 어떤 사건에 의해 엮여야했던 것이다.

그런데 내가 점을 봐달라고 하면서 그녀가 그 사건을 보게 됨으로서 미래가 바뀌어버렸다.

바뀌어버린 미래는 이젠 도달할 수 없다.

그 이전에 도달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그 사건'을 맞닥뜨리지 못했고, 나 역시 그녀에게 그런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해가 뉘엇뉘엇 질 무렵

데이트가 끝난 시점에서 나는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우리가 사랑에 빠진 건 다른 세계선상의 이야기니까 우리와는 관련이 없지 않나요."

그러자 그녀는 조금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확실히 그럴 지도요."

"그렇다면 어째서죠?"

주술사는 잠시 머리를 매만지더니 작게 말했다.

"미래의 저는 굉장히 행복해보였습니다. 만약 당신과 함께라면 그렇게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놓칠 수가 없었어요.

만약 당신이 제게 만족하지 못한다면 그건 그것 나름대로의 폐를 끼치게 되는 군요.

반성하겠습니다. 제게 있어 최고인 인생일지라도 당신에게 있어서는 최악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녀의 말에는 가시가 나 있었다.

안쪽으로 말이다.

자책하려는 건 자유니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듣는 사람의 입장을 좀 고려해줬으면 한다.

불편하다.

멋대로 불려져서 멋대로 결혼이니 뭐니하는 이야기를 듣고 그래도 일단 어울려주자며 나온 나는 대체 뭐가 된단 말인가

원하는 대로 해줬는데도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는 것인가

기분이 나빴다.

억지로 맺어지려 해봤자 이런 것이다.

그래서 싸움이 났다.

그렇게 헤어졌다.

그리고 사고가 났다.

그녀는 죽었다.

나는 결국 죽을 때까지 그녀를 잊지 못했다.

죄책감이 들었다.

여자를 안을 때마다 나에게 화내고 미안해하던 주술사가 생각났다.

딱히 성욕이 없는 건 아니지만

여자를 안으려하면 뭔가 안쪽에서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

평생 독신

괴롭게 고독하게

이게 나에게 내려진 벌이다.

혼자 쓸쓸하게 방에서 죽어가며 나는 중얼거렸다


3

"다음생이 있다면 절대로 그녀를 놓치지 않으리라... 반드시... 라고 말하고 있네요."

"그거 거짓말아니죠?"

"네 진짜입니다."

주술사는 그렇게 말하면서 내 손을 맞잡았다.

딱히 나는 그녀가 싫은 것도 아니었다.

"네.. 그러면 잘 부탁드립니다."

"네 서방님."



- dc official App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요리 경연 프로그램에 나가도 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0/07 - -
894460 유열일 레뷰 보는것부터 놀랍네 [1] 하루한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27 0
894459 유튭에 레뷰 신극 전투 다올라왔네 가짜자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24 0
894457 내청코 이로하 망가 올라온거 좀 좋네 [1] Silpio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27 0
894455 님들 저 아간데 어케해야댐 [6] 파모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25 0
894453 유열아 7화까지만보자 [1] Lui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22 0
894451 이 장면 정발본에선.. 그냥 칼같이 커트당한 게 [4] AcroEditO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46 0
894450 솔직히 클로딘이랑 마야랑 레뷰할때 [1] 나바로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36 0
894449 트위터 이사람 누구였지 [1] 움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32 0
894447 무대소녀 마음가짐 가사도 ㄹㅇ 좋더라 루잭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19 0
894445 에펙하다보면 막 가슴이 뜨거워져요 [1] 행복하세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16 0
894444 아니 본체 말고라니깐~~~~ [3] 네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36 0
894443 뷰지 ZZUN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14 0
894442 레뷰얘기하니까 레뷰마렵네 아니야왜냐하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12 0
894441 제 여친 한번 보실? [1] 움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14 0
894440 벌써 8분지났노 ㅋㅋ ㅇㅇ(211.246) 22.01.10 6 0
894439 무야 이사람 생방하는거 보는데 한국인이었네??? [4] 레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55 0
894438 갠적으로 가장잔인한복수법은 장님만들기임 [3] ㄹㅋㄹㅋ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47 0
894435 3화만 보고 잔다고? 강강수할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9 0
894434 윾두 말대로 팔다리 on off 시키는 능력도 좋은듯 시스템올그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10 0
894432 오 사지절단후타나리 [1] 재일교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20 0
894431 레벨리오의 복수다 ㅇㅇ(211.246) 22.01.10 5 0
894430 외팔이<<<얼마나 절망적인지 알려드림 [2] 강강수할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42 0
894429 걍 유열이 부랄을 몇개 쥐어뜯을지 상상이 안가네 ㅋㅋ 보빔으로세계정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34 0
894428 슬렌더 칭기들 잘자 [4] 유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18 0
894427 저 진짜 사지절단물 우연히 좆되는거 봤는데 우울함이 2주는가더라구요 파모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34 0
894426 애들아 모두 잘자... [6] 엘프사이[믿어서행복해질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21 0
894424 사지절단 안꼴리는이유 [8] Lui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60 0
894423 솔랭 걍 안할련다 개백정 시발새끼 ㅋㅋㅋㅋㅋ [3] 움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21 0
894422 원신 연하궁 기믹이 재밌긴 한데.. [3] ㄴㅅㅇ(58.122) 22.01.10 49 0
894421 아 씨발 맞다 그래 1화에서 좆경 찢기면서 커튼 내려오는 연출도 좋았음 [1] 유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29 0
894420 어늘의 미사카논 [1] 재미교쓰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30 0
894419 노피아 한동안 안봤더니 15화 제한 바뀌었네? [2] 망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25 0
894418 사지절단물 = 독라달마 참피지 ㅇㅇ(175.223) 22.01.10 8 0
894415 무대소녀 마음가짐 2년전에 연습하던거 녹음이 잇네.. 루잭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15 0
894413 걍 fps는 깔끔하게 접어야겠다.. [2] 행복하세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22 0
894411 아 내일 갤스하려면 일찍자야하는데 레뷰 중계라니 [4] 재미교쓰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34 0
894410 넷플에 레뷰업내 [4] 재일교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25 0
894407 이것은 사지절단을 능가하는 사지절단 D4C서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26 0
894406 나레휑인데너희들이밉다 레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6 0
894405 사지절단 이런건 좀 좋은듯 [4] 시스템올그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29 0
894404 아니 근데 이거 전체적으로 성장물적으로 캐릭터도 꽤 잘 짜놨더라 [4] 유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74 0
894403 군대에서 씹덕이었던애들 죄다 버튜버보고있네 쌍니은(믿어서행복해질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11 0
894402 삼지절단은 이거 생각나더라 [1] 재일교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17 0
894401 야 3일후 닉변빵걸고 윷놀이하자고... [1] 똥까시전대블랙★푸르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21 0
894400 그럼 이것도.. 이리야 4권 AcroEditO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27 0
894398 일케보니 이거 둘이 같은 기모노가 맞냐? ㅋㅋㅋㅋ [1] 재미교쓰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27 0
894397 토트넘 진짜 애미뒤진팀임???????? [1] 움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12 0
894396 대현자 닉변내긴척하고 자기성벽 차례차례로 드러내네 [1] 나바로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10 0
894394 풍화설월 반란군 토벌까지 클리어 ㄷㄷㄷ [4] 유로지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11 0
894393 와타시타치와 무타이쇼오죠 [3] 나바로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17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