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지하철 유리창에 흐릿하게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노려보고 있어. 얼굴을 찌푸린 채. 절반 정도는 턱 왼쪽에 난 여드름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고, 나머지 절반은 생리통 때문이야. 열흘 째인데도 아직 피가 멎지 않았어. 만약 창백한 네 얼굴을 보고 자리를 비켜 준 친절한 아저씨가 없었다면, 어쩌면 너는 이 지하철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었을 거야. 너는 천천히 배를 쓸어내리며 마음을 다잡아. 나무위키에 따르면 월경은 길게는 열흘까지도 이어질 수 있대,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자, 걱정해 봤자 무슨 의미가 있냐고.

기껏 학교까지 빠져 가면서 만나러 가는 거잖아, 그 사람을. 교통비로 삼백 데나리온이나 써 가면서. 찌푸린 얼굴로 그 분을 맞으러 갈 수는 없는 일이야. 만나기만 하면 모든 일이 잘 될 거라고, 너는 근거 없이 그리 믿어. 그렇게 열심히, 천천히, 너는 반사된 네 얼굴이 미소 짓게 만들어. 음, 이제 멀쩡하게 웃는 거 같아 보이네.

여전히 예쁜 것과는 거리가 멀지만 말이야.

하지만 너는 믿어, 그분은 네 얼굴을 비웃지 않으리라고. 그저 네 믿음만을 보시리라고. 그 분이 사인하시겠지, 네가 가져온 책에. 너는 그 광경을 상상하고, 자신도 모르게 웃어. 너 자신은 미처 보지 못했지만, 네가 그렇게 웃는 모습은 여전히 아름답지 못해. 하지만 그래도, 아까 네가 애써 짓던 그 미소보다는 훨씬 더 나은 것도 사실이야...

너는 폰을 들어. 십사 퍼센트, 그거면 배터리의 칠분의 일이야. 하지만 화면에 남아 있는 그래픽은 자그마한 실처럼 보일 뿐이야. 과연 그분을 만날 때까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배터리가 버텨줄 수 있을까? 착신 거부는 다섯 개가 넘었어. 이 중에서 아빠에게 걸려온 전화는 하나도 없다는 것에서, 너는 무슨 기분을 느껴야 할지 잘 모르고 있네. 하지만 상관없어, 너는 그분이 다스리는 커뮤니티로 들어가.

사람들이 너를 말리고 있어. 너는 그 분을 뵐 자격이 없다고. 그러니 돌아가라, 네가 태어난 대지로, 먼지 속으로. 녹색의 순환에 네가 있어서는 안 된다. 열다섯 살의 계집년이 감히 영접할 수 있는 분이 아니다. 네가 피 흘리기 시작한 지, 고작해야 두 해밖에 지나지 않았는가? 너는 속으로 중얼거려, 이 년이면 충분하다고. 이 복통과 이 년간 어울렸으면 충분히 참았다고. 그러니 너는 외쳐, 스올의 그림자에서 기어 나온 죽음의 권세들에게. 잠실 역에 도착했다고, 저 낭랑한 목소리가 그렇게 알렸다고.

네가 배를 부여잡고 지하철 밖을 나오자, 그 곳은 미로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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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슬슬 알콜기 올라와서 졸리다.

이거 경험상 이러고 내일 되면 찍 싸는데 이거.

근데 허리아파 씨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