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배움의 어머니 67화까지 읽은 간단 감상

Loodin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0.20 23:36:48
조회 113 추천 1 댓글 6
														

a14320aa2216782dbe445a48f691aeec358f9766513f41fc0639d3929b7293b492


1. 일단 이걸 나한테 설정덕질하는 물건이라고 소개한 갤럼 누구였냐

진심 욕박고싶네




2. 본질적으로 이 작품은 설정이 빡빡한 작품이 아니다.

그러니까 래리 니븐의 링월드 같은 카테고리로 보면 안 된다고.


시발 링월드 결말은 지금 생각해도 개어이없네

근데 그 개어이없는 결말이 너무 설정적으로 완벽해서 깔 수도 없어...



암튼.

난 솔직히 작가가 각 캐릭터와 커다란 사건의 백그라운드 정도의 설정을 제외하고

설정을 그리 구체적으로 짜 놨을 거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런 걸 짜 놨다면, 초반 3화 정도의 개노잼 파트를 설정의 물량으로 덮어버리는 시도라도 했겠지.


그것보다는, '작가가 생각해 낸 설정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풀어내는가'에 방점이 잡힌 물건이라는 느낌이다.


배틀 씬이 한 번 나올 때마다

각 인물들의 전투 스타일이 어떤 원리로 굳어진 건지 설정을 풀어준다던가 하는 거.


솔직히 작가가 배틀씬에 그렇게 방점을 뒀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배틀의 흐름에서 대단히 독창적이거나 긴박한 무언가가 있지도 않다.

하지만 워낙 설정을 잘 풀어내다 보니, 배틀씬이 대단히 담백하고 거슬리지가 않는다.

진짜로 쌀밥이나 식빵 먹는 느낌으로 소화가 되네 이거.



배틀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난관 극복'에서 이 쌀밥 메커니즘이 작용한다.

미리 짜 놓은, 논리정합적이고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 엄격한 설정을 분석하여

반론을 허용하지 않는 어떤 결론을 내는 것으로 독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주는 '공정한' 방식이 아니라,


어떤 난관이 주어질 때마다, '이런 장르에서 흔한 이런 설정이 이 작품에도 있었습니다!'

라는 설정을 자연스럽게 풀면서, 그걸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식의 '자연스러운' 서술.


이런 방식은 작가가 꼼수를 부리는 것처럼 보일 가능성이 있는데, 꽤 잘 극복해냈다.

근본적으로 장르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그때그때 설정을 자연스럽게 등장시키는 것에 능숙하고,

주인공이나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성 등에서 '얘가 설명충이 될 만한 상황'을 잘 뽑아내는 게 특히 크다.



이 작품에 설정이 많이 등장하는 건 맞지만

기본적으로 골 때리는 설정으로 독자를 두들겨패는 방향이 아니라

좋은 설정들을 자연스럽게 잘 풀어내서 독자를 만족시키는 쪽이라고 봐야 한다.




3. 그런 의미에서, 이 스타일의 서사가 잘 성립하려면,

'난관을 어떻게 잘게 쪼개는가'를 굉장히 중요시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배움애미의 작가의 플롯은 완성도가 되게 높은데,


1) 하나의 커다란 문제를 작은 사건 여러 개로 쪼개는 재주가 탁월하고

2) 자잘한 복선 등을 통해, 문제의 해결이 비선형적으로

(즉 이번 루프에서 해결하려던 것 외의 실마리들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식의)

이루어지도록, 설정과 캐릭터 레벨에서 링크를 많이 만들어놨다.


배움애미 식의, 불공정하고 특별한 사건을 다루는 식의 스타일이 아닌

고전적인 '공정한(것처럼 보이는) 퀴즈' 식의 서사에서는

루프물 주인공의 행위 대부분이 '답이 정해져 있는 과정을 향해 다이빙'이 될 수밖에 없다.


주인공은 최대한의 정보를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목표를 위해 '최적화된' 어떤 행동 외에는 다른 행동을 할 운신의 여지가 없다 이거지.

여기서 만약 전제가 잘못되었다던가 하면, 그건 그냥 주인공의 삽질로 여겨질 뿐이고

오락물로서는 독자의 스트레스 레벨을 올리는 기능밖에 하지 않는다.



그런데 배움애미에서는 주인공이 최적화된 행동을 하기에는 정보가 너무 없다.

작가가 캐릭터 묘사를 워낙 잘 해 놨고, 무엇보다 자크라는 대척점을 워낙 잘 만들어 놔서

주인공이 편집증적인 합리주의자로 보이는 구도를 독자에게 각인시켜 놨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주인공의 '편집증적 행보'는 사실 충분히 안전하거나 효율적이지도 않았다.

대개의 추리/SF 장르의 등장인물들에 비교해보자면, 조리안은 독자가 공감할 수 있을 만큼 나이브한 캐릭터지.

이 두 장르에서는 독자가 공감 불가능할 정도까지 합리적인 캐릭터를 고평가하는 장르적 관습이 있기 때문에...


즉 주인공은 필연적으로 삽질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지만,

이 '삽질'이 난관의 단계화, 비선형화 과정을 통해서 계속된 전진으로 느끼게 만드는 센스가 탁월하다 할 수 있겠다.



예컨대 초반부 전개를 크게 캐리한 아라니아들의 등장은,


1) 주인공은 정보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능동적으로 뭔가를 벌일 여지가 거의 없었으며,

2) 이런 전개가 일어난 것은 99% 독자들은 알 수 없었던 '주인공은 공감자다'는 편의적인 설정 덕분


이라는 점에서, 사실 이런 라이트노벨 장르가 아니면 지양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하지만 이 나이브한 설정 던지기의 뒤편에는 주인공 조리안의 대인 기피증이 텔레파시 능력 때문이라는,

정말 식상하기 짝이 없지만 그만큼 받아들이기 쉬운 설정과 내면 묘사가 있다.

그리고 이 설정들이 주변 인물들과 맞물리는 과정이라던가, 정신 마법을 강화하는 과정이라던가,

역시 다소 장르 관습적인 면이 있기는 하지만, 그만큼 섬세하게 묘사된 아라니아들의 설정/캐릭터성 덕분에

'흥미로운 난관 설정과 극복'으로 승화될 수 있었다.



비슷한 것으로, 소버린 게이트의 수호자의 설정 설명과 '루프 횟수가 제한되었다'는 설정.

거의 억지에 가까운 느낌이었다만, 이거 덕분에 설정 정리와 긴장감 조성, 단계적 목표설정이 되게 효율적으로 됐지...


라이트노벨 특유의 가벼운 행보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리려고 작가가 꽤나 노력한 느낌.




4. 그렇기 때문에, 초반 진입장벽은 다소 어쩔 수 없었다는 기분도 들기는 한다.


루프가 이어지면서 느끼는 섬세한 변화나 복선 깔기용으로 필요했다는 것도 있긴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그것보다는, 이 작품이 '라이트노벨(해리 포터 포함)의 연장선에 있다'는 걸

독자에게, 그리고 작가 자신에게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필요하지 않았을까...



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마음은 안 든다.

내 머리는 '루프물에서 루프 진입 과정은 묘사할 필요가 없다, 그냥 다섯 번째 루프에서 글을 시작해'

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지라...


음, 생각해보니 그냥 해리포터 분위기가 싫었던 거 같기도 해.



솔직히 말하자면, 설정을 수수께끼처럼 접근하려는 부질없는 시도 같은 걸 한 입장에서

이 작품 초반부를 객관적으로 볼만한 기회가 나한테는 애초에 없었던 거 같기는 하다.




5. 지금까지 읽은 입장에서 제일 이해가 안 가는 건,



카엘 왜 남캐임???

왜 딸 혼자서 키우는 미망인의 마음의 상처 보듬어주는 전개가 안 나오는 거임???


왜 카나에게 동생 만들어주기 안 나옴???



솔직히 얘 성격이라던가 묘사가 별로 남캐 같지도 않아서

그냥 뇌 속에서 자체 TS시켜서 읽었다.



그 외에도 이 작품에는 불필요하게 남성인 캐릭터가 솔직히 너무 많어.


---


내일 시험인데 뭐하는거지


암튼 읽으면서 생각 정리

추천 비추천

1

고정닉 1

1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직원으로 채용하고 싶은 '일머리' 있는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8/19 - -
495821 소전 한창 재밌게할때 후속작 블아처럼 나오는 망상함 치탄다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17 0
495820 담요가 누구냐? [4] [2대번너클]시공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53 3
495819 콜라보 컨트롤러 따로 쓴다는게 어이가없네 [2] 어사일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22 0
495818 이세계 스쿠데리아 페라리, 메인스폰서 세계수 ㄷ 라니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8 0
495817 와 네덜란드는 PC좋아하는 나라 아니랄까봐 재일교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14 0
495816 최근에 왓챠코랑 비슷한 사례가 갤에 있었음 [2] 유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45 0
495814 사람들 레벨 어케 그리 빨리 올리나 했는데 위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13 1
495813 진심 이번해 판갤 글중 가장 어지럽네 [5] 뉴구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70 1
495811 와챠코 ㄹㅇ 딱 반대세력 무너트릴때 쓰는 방법이네 [3] 뭇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44 1
495810 마법학교마법사 살코 머냐 [2] 유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22 1
495809 요즘 개쩌는칵테일 개발했음 [1] ㄹㅋㄹㅋ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13 1
495808 오늘따라격렬하게ts마렵다 지생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5 1
495805 TS되면 입을 옷.jpg 옥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35 0
495804 엘프사이야 기다려라 그녀석은 주면안된다 [3] 한은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23 0
495803 근데 나 유동 올차단해서 왓챠코도 안보임 [2] 데불데불대마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23 0
495801 유열이가 추천하는겜들 ㄹㅇ 입맛에 맞는게 신기하네 [5] 도도가마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45 0
495800 근데 왓챠코는 진짜 '명예고닉'이 맞잖아 [4] 전자강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70 5
495799 오늘이 고잇도 생일이구나 [3] 나바로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11 1
495798 어리둥절 껄룩들.... [2] 재일교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18 1
495797 8시 30분에 D4DJ 같이보는 방송 틉니다... 이와쿠라레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11 2
495795 와챠코 어제도 유동치킨권 때문에 치킨런튼다해놓고 [4] 콩돌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41 3
495794 뭐야 크로니 내일 블루아카이브 방송하네ㅋㅋㅋㅋㅋㅋㅋ [2] ㅇㅇ(182.221) 21.11.11 30 0
495793 연명하려고 스튜를잔뜩만들었을때 단점 ㄹㅋㄹㅋ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13 1
495792 사실 굳이 데스노트로 돈벌필요가 있나 이와쿠라레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17 1
495790 댕댕이 광견병주사 맞고오니 힘이없네 [2] 외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17 1
495786 이 고닉은 누구지 콘 [4] 엘프사이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52 1
495785 김유열보셈 [7] 산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39 1
495784 데스노트 가장 잘쓰는거 걍 재미로 쓰면 되는거 아님?? [1] ㅇㅇ(211.117) 21.11.11 25 0
495783 5-1부터 안미는중 아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7 0
495779 근데 판타지 세계가서 미소녀여도 별 쓸모없지 않음? [4] 옥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35 0
495778 왓챠코가 딱 그거지 ㅇㅇ.... [4] 재일교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44 0
495777 가테 ㄹㅇ 매출이 부족한 것도 아닐텐데 이해할 수가 없네 ㅇㅇ(182.221) 21.11.11 26 0
495776 저 이세계 신이된다면 서킷 엄청 크게 지을거애요!! [2] 라니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15 0
495775 줍짤모음 [2] ㄹㅋㄹㅋ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36 0
495774 프메!!!!! 하고싶다고!!!!!!! [1] 데불데불대마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19 0
495771 판갤 명예고닉 왓챠코님께서 속삭이셨다!!! [2대번너클]시공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18 0
495770 블루아카 꼬접각이 씨게 섰음.. [17] 산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83 0
495769 ts되면 입을 옷 [2] Lui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35 0
495767 콜라보로 민심떡상하려면<< ㄹㅇ 젤다정도는 되야ㅋㅋ 언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10 0
495766 데스노트 쓸때 알고있는 얼굴이 가짜면 어케됨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27 0
495764 신명나게 잠을 때려야지 [1] 놈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18 0
495763 첫만남은 어떻게 쓰는거지 [7] 망아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13 0
495762 엘리시스 4라인이 ㄹㅇ 어케나오냐??? 창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16 0
495761 쿠우카이 [1] 쓰-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14 0
495760 공항 말고 공황은 어떰 [1] Embri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15 0
495759 분명 남이 잘 나온 리세계를 나눔받은 건데 김초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22 0
495758 왓챠코는 그게 인상적이였음 [1] 데불데불대마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41 2
495757 너희는 왓챠코가 하는 말의 의미를 정녕 모르는거야??? 한은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28 0
495756 데차는 특이하게 길티기어랑은 안하규 도도가마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11 0
495754 반룡은 정력에 좋다함 [2] (홈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1.11 20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