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던 주인공이 어느날 갑자기 트랜스젠더가 되어버리며 온갖 고생을 하는

  “내 말은 그런 게 아닌데…. 전 진짜 여자를 원하지 않았어요. 금요일 밤에 잠을 잤는데 깨어나니 9일이 지난 후이고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성전환 당했죠.”

  “공짜로 이렇게 완벽하게 해줬다고요?”

  뭐야 이 여자는. 대화의 맥을 못 짚는다. 난 조금 언성을 높였다. “난 여자가 되고 싶지 않다구요. 알겠어요? 제가 원하는 건 날 수술한 병원을 찾아내서 내 음경과 음낭으로 다시 재수술 받는 거에요.”

  “사정은 모르겠지만 그건 불가능해요. 회음부 주위를 만들 때 음낭을 둘러싼 피부를 사용하고 제거한 음경과 음낭을 보관하는 짓거리는 아무도 안 하니까요.”

  “그런게 어딨어!” 나도 모르게 소리 질렀다. 그녀가 그것도 몰랐냐는 어조로 조용히 하라고 한다. 

실낱 같은 희망마저 끊어지고 말았다. 

난 엎드려 울었다. 

주변을 무시한 채 한참을 울다가 잠들고 깨었을 땐 바는 이미 한산해져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내 앞에 앉아서 술을 마시고 거울을 보고 문자를 하고 있다. 

“잘 잤어?” 

그녀가 묻는다. 난 대답조차 하기 싫다. 

“나도 성정체성 때문에 정말 많이 울었는데 결국 받아들이게 되더라.” 

“당신과 달라요.” 

나는 짤막하게 말하고 다시 고개를 파묻었다. 멍청한 여자이다. 

강제로 당한 것과 자기 스스로 원해서 한 것을 구분 못 한다. 여자가 말한다. 

“그래? 근데 뭐가 다른 거지? 난 무슨 처음부터 이렇게 되고 싶었는 지 아니? 나도 정말 평범하게 살고 싶었어. 노력도 많이 했어. 근데 안 돼. 치료도 받고 이거 저거 다 해봤는데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 예쁜 여자 옷만 보면 입고 싶고 여자처럼 보이고 싶고 남자친구랑 사귀고 싶고 ….” 

그녀가 자기의 큰 손을 징그럽게 바라본다. 

“괴물 같다고 생각하지? 그런데 봐. 우리 중에 처음부터 트랜스를 원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어. 전부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