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데뷔한 지 30년 됐는데, 그 동안 고생도 많이했겠네. 어떻게 '야심'을 유지했나.
A : 30살 땐 코이케 카즈오 선생 문하에서 있었는데, '여기서 1등 먹어야 프로가 된다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에 열심히 했다. 나이로는 거기서 2번째로 많았지만, 제일 많은 애든 스토리 담당이라서 현실적으론 제일 많은 축. 전부 20대 초반에 제일 어린 애는 18살이라서 불타올랐다. 노력은 죽어라 했다. 매일 캐릭터 3장씩 그리기가 거기 모토였는데 난 10장씩 그렸다. 만화가가 되기로 한 게 25살. 30살이 될 때까지 뭐하고 있었냐고 물으면 부끄러우니까.
Q : 야심이라고는 하지만, 그걸 함부로 입 밖에 내진 못하지.
A : 그랬다가 실패하면 쪽팔리니까. 하지만 난 25살때까지 체질에도 안맞는 자위대조차 철저하고 꾸준하게 했다구. 30살 때 자기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을 때 쯤엔 제법 재능이 있구나라고 실감했으니까.
Q : 그렇게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것과 만난 게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 모양이네. 선생은 무서운 게 있어?
A : 안팔리는 만화가가 되는 거
Q : 그 공포를 어떻게 이겨내지?
A : 나도 업계에선 제일 나이 많이 먹은 축이라 항상 공격한다는 태세로 임한다. 유지하는게 아니라, 거기서 한 번 더 승부를 거는 것이 공격. 실은 그래야 겨우 유지가 된다. 그런 젊음을 잊지 않으려 해.
Q : 아이디어나 체력 고갈은 없나?
A : 아직은 없어. 매년 상반기엔 그걸 고민하곤 하지. 실제로 고갈되도 알아차리는 건 1시즌 뒤니까.
Q : 자신의 공포를 독자에게 들키지 않기위해 어떻게 하지?
A : 퇴보한 면을 숨기려하지 않고, 성장한 면을 보여줘. '얜 그냥 세계가 달라'하고 생각하게 해주는 거야. 그거마저 안될 때가 오는게 두렵지.
Q : 언제부터 그 공포를 느끼게 됐지?
A : 데뷔할 때부터 지금까지 주욱.
Q : 용케 도망안쳤네
A : 회사니까. 어시 10명에 가족도 있으니까. '노력해 봤지만 안되겠네요.'라고 할 순 없는 거야. 프로니까 '노력해봤지만 성장하지 못했습니다.'라고 할 순 없는 거야.
Q : 승리의 법칙 같은 거 있어? 아니면 노력의 산물?
A : 그런 거 없어. 노력도 누구나 다 하는 거야. 난 감이랄까, 재능이랄게 있는 거지. 장사에 한해서 말야. 난 만화가 예술이라고는 생각안해. 나는 장사꾼. 서비스맨이지.
Q : (거창한 얘기를) 침착하게 말하네. 납득.
A : 거짓말은 못해. 요는 자기에게 맞는 분야를 찾는 거야. 맞지않는 분야에서 노력하는 건 비참해. 내가 요코즈나의 10배로 노력한다고 해도 난 스모 1군에도 못들어가, 능력과 피지컬이 다르니까. 마찬가지로 요코즈나가 내 10배로 노력해도 팔리는 만화가가 되는 건 무리라고 생각해. 이건 제법 나에게 맞는 걸? 이라 생각해서 25살까지 자위대에 있었지만, 실은 안맞는 거였다는 걸 알아차린 다음에 (부자가 될 수 있을 정도로) 나에게 맞는 건 만화였던 거야.
Q : 선생에게 있어 만화는 노동이 아닌 거야?
A : 아니, 노동이야. 아무리 좋아하는 거라고 해도, (내가 아닌 다른) 천재라고 해도 중노동은 중노동. 나로 말하자면 아침부터 저녁식사 때까지 계속해서 그리다보면 힘들다고 생각 안할 수가 없어. '역시 그리는게 재밌어, 역시 난 대단해'라고 스스로 부추기지 않으면 안 돼.
Q : 그러겠네. 그 때 40페이지를 지금 보고도 우쭐해질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자신감이 있어야겠지.
A : 퇴물 작가는 리즈 시절의 작품을 보고 '그 때 어떻게 이걸 그렸는지 모르겠어'라는 투로 얘기한다던데, 이미 과거의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다는 거야. 그러니 퇴물. 그러지 않기 위해서라도 절대 쉬면 안돼.
Q : 나도 테니스를 하고 있는데, 쉬면 쉴수록 라켓이 잘 안맞더라구,
A : 비슷한 얘기지. 하루에 캐릭터를 10명 그린다는 얘길 앞에 했는데,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구. 지루해보이지만, 재밌고, 점점 나아진다는 감각이 느껴져서 지금도 좋아해.
Q : 완전히 어드벤처네
A : 응. 25살 때 길을 정하고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다는 불안을 버티며 어느 사이엔가 (돌이켜보면 짧은) 5년이 흘러 30살 때 '꿈을 이뤘다!' '되겠다' 싶었던 순간. 잊지 못하지.
Q : 앞으로도 계속 그릴 거야?
A : 이제와서 전직은 못하고 이 업계 한정으로 (남들과 달리) '튀는' '튀고 마는' 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멍하니 있지 않는 한 괜찮은 거야. 모두가 어딘가에 있어선 전문가고, 그 지점을 계속 찾는 것이 이상적인 거라고 본다. '유성이 떨어지기 전에 소원을 비는 감각'으로 주저없이 삶을 살아가야 해. 유성이 떨어질 때 소원을 생각해내는게 아니야. 언제나 생각하고 있다가 주저없이 질러버리는 거지.
그저...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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