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 조선시대에도 평양냉면의 유래가 되는 냉면은 있었겠지만

그때는 그냥 향토음식으로서 온면과 구분되는 냉면이지, 굳이 '평양냉면'이라고 불리지 않았음

그게 향토음식을 벗어나서 하나의 대중적 요리로써 대중에게 소비되는, 그래서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평양냉면'이 된 것은

근대에 냉동기술과 요식업이 발달하면서 냉면업도 성행하고 거기에 '평양'이라는 지역이름이 붙어 일종의 브랜드화된 이후임

(어느정도냐면 경성은 물론 전국 각지의 냉면집들이 하나같이 '평양냉면'을 내걸고 장사했을 정도)

그리고 당연하지만 완전히 상업적인 대중음식이라서 MSG를 마법의 가루처럼 존나 썼음

전근대같으면 직접 꿩잡아다가 국물냈겠지만 편리하고 맛있는 마법의 가루를 안쓸 이유가 없지...

애초에 아지노모토(원조 MSG) 조선지사도 평양냉면집을 직접 운영했을 정도니 뭐

그렇게 MSG도 많이 치고 대중음식이었던만큼 양념을 심심하게 해서 먹지도 않았을거임

이미 그때에 냉면과 함께 따라오는 양념장인 '다대기'가 있었으니까. 슴슴하게 쳐먹을거면 다대기가 나오겠냐

근데 일제 말기 수탈이랑 한국전쟁, 극빈한 생활때문에 과거의 유산이 전부 끊기고

세월이 지난뒤 그나마 생존자중에 어릴때 평양냉면이라고 먹어본 기억이 있는 사람들도

일제 말기에 물자수탈로 아지노모토도 없이 밍밍하게 먹었던것만 기억에 남았을거고

거기다 '예전에는 당연히 msg도 안넣고 슴슴하게 해서 먹었겠지?' 라는 이상한 환상이 덧씌워져서

환상속에 재구성된게 지금의 슴슴원툴 평양냉면임

그래서 나는 오히려 고깃집 후식냉면이야말로 과거 평양냉면의 정신적 후손이라고 본다

어디서나 비슷한 조미료 국물맛에 대중이 값싸게 먹을 수 있는 냉면이라는 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