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을 깨문다. 정신을 부여잡고 필사적으로 심법을 운용한다. 흡성공, 불사공, 폭혈공... 그리고 겨우 구결 한 토막만 기억하는 수많은 연공법들.

 기억도 안 나는 어린 시절부터 여기에서 암기했던, 얼마 전까진 내 전부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렇게까지 간절했던 적은 없었다. 필사적으로 궁리한다. 생사결의 기억을 떠올린다. 구결을 쪼개서 나누고 섞어서 이어 붙인다.

 심법들을 합쳐 하나의 완전한 자기류(自己流)로 승화시킨다. 그리고... 무언가를 깨닫는다.

 ‘알거 같다.’

 깨달음이 찾아온다. 그동안 다음으로 가는 길을 막았던 벽이 점점 희미해진다. 너머가 보인다.

 하지만 그 순간. 

 깨달음으로 고양된 육감이 위험을 경고한다. 가슴을 노리고 들어오는 참격을 몸을 던져 피해낸다.

 아니 피하지 못했다.

 피했다고 생각하는 찰나에 가슴팍에서 길게 피가 튀어 올랐다. 출혈의 양은 적었다. 상처가 깊지는 않았다.

 내기를 운용해 몸의 재생력을 높인다. 하지만 피가 계속 흘러나온다. 이 정도는 한 호흡 안에 완전히 회복되어야 정상이건만 상처가 아물지 않는다.

 무언가가 재생을 방해하고 있다.

 상처를 살폈다. 지독하리만큼 짙은 악의, 정확히는 살기가 서려있다.

 ‘이런 게 가능한 건...’

 “안녕하십니까. 차-아 리스=씨 바운티 헌터입니다.”

 높낮이가 없어서 기계음처럼 들리는 남자 목소리였다. 그제야 인기척이 느껴진다.

 “닌자? 닌자가 왜?”

 모습을 들어 낸 것은 왜소한 체격의 닌자였다. 그렇게 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머리까지 덮는 면포로 온몸을 가린 남자가 서 있었다.

 “임무. 목표의 포획.”

 웃기지도 않는 복장에 무기는 지나치게 짧은 검이었지만 감히 무시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검주...’

 그가 자신의 무학을 완성해 검의(劍意)를 깨달은 강자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도 상처가 완벽히 재생되지 않는다. 그야 당연하다. 의기상인(意氣傷人)의 경지에 다다른 무인의 살기는 맹독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검주가 쓰는 완성된 검기(劍氣)는 살의의 결정체다.

 경지가 미천하다면 얕게 베인 것만으로 치명상이 될 수 있다.

 거기에 그동안의 경험으로 알 수 있었다. 이 남자는 갓 검주가 된 초짜도 아니었다.

 이를테면 절정을 넘어선 초절정의 검수. 만약 내가 깨달음을 완전히 수습하고 검주가 됐더라도 이길 수 없는 상대다.

 도저히 승산이 보이지 않았다. 내가 고를 수 있는 최선의 수를 입으로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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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닌자? 닌자 난데?랑

아이사츠 자연스럽게 집어넣었는데 아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