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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표면의 상처…txt앱에서 작성

목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2.01 21:5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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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우리는 같은 의문을 품는다. “저게 대체 뭐야?” 

 나는 아내, 아이들과 함께 뒷마당에 앉아 달을 보고 있다. 

달을 가로지르는 크고 검은 상처가 있다. 물론 인터넷은 온갖 추측으로 들끓었다. 

 “나치의 달기지다.”부터, “우주의 거대 배설물이다”까지. 

 아직까진 날 납득시킨 이론이 없지만, 사실 거대 배설물 이론이 내가 바라는 바가 아니라면 거짓말이다. 

 아이들은 내게 계속해서 물었다. “아빠 저게 뭐야!?” 

 나는 계속해서 답해줘야 했다. “늙고 커다란 달 달팽이야! 먹을 거 찾고 있는 거야!” 

 아이들은 웃고 깔깔대고 또 같은 대화를 반복하고, 나는 매번 새로운 답안을 생각해냈다. 

달의 뱀, 달의 협곡, 가끔은 달 나무가 쓰러졌다고 답하곤 했다.

우리는 주로 뒷마당의 모닥불 가에 둘러앉아 이야기했다. 

핫도그를 굽고, 스모어를 만들고, 잠들기 전의 밤공기를 들이마신다. 

 인터넷에서 “달똥달”이라고 불리는 게 생겨난 지 대충 2주가 흘렀다. 

우리 정부나 나사에서는 그게 사실 무엇인지 한마디 말도 없지만, 나사 직원이 아니어도 달 사진은 찍을 수 있다. 

한 25분만에 사진들이 올라왔었다. 

덴마크 관측소에서 찍은 엄청나게 세밀한 사진들이었다. 

달똥달은 사실 달 표면의 커다란 균열이었다. 

협곡은 거대했고, 간단히 측정해보니 달의 모양과 둘레가 변형되었다는 것도 확실했다. 

사람들은 대부분 운석 충돌로 달이 손상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우주 파편의 부재와 그런 손상을 일으킬 유성을 나사가 발견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추측을 잠식시켰다.  

 날이 흐를수록 달똥달은 점점 커져갔다. 

맨눈으로는 크기의 차이를 판별할 수 없지만, 망원경으로 관측해보면 변화는 너무나 확연했다. 

우리는 문제의 원인이 뭔지 전혀 인식하지 못 한 채였다. 

나는 나사나 스페이스X도 원인을 인식하지 못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달이, 실시간으로, 팩맨이 죽을 때의 모습처럼 되었다. 

한 사람이 눈치채고 나니 모두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이벤트가 벌어지는 걸 바라보았다. 

TV에서 나사의 발견 내용이 흘러나오는 걸 들으며 나는 모든 것이 밝혀지는 모습을 보았다. 

 “……우리가 틀렸습니다. 그것은 달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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