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서사에 나를 투영해서 어떤 대리 성취감을 얻으려 했던걸까

그의 외모가 정치인으로서 신선해서 빠져들었던걸까

그의 잘남을 응원함으로써 그의 잘난 인생에 묻어가고 싶은 것이었을까

하지만 나도 이쁘고 능력많고 잘났다고 갑자기 외치고 싶다 ㅠㅠ. 한동훈이 아니라 나 자신을 덕질해도 모자른 시간인데…

그를 덕질하면서 내 삶은 슬프게도 부정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그의 후드를 입은 일상생활하는 그를 보며 알수 없는 미묘한 현타가 왔다.  왜일까. 이상하게 우울해졌다.

그는 내 존재도 모른다!!  는 사실

그는 그의 삶을 살고 있고 나는 나의 삶을 살면서 많은 시간을 들여 그의 삶을 엿보고 일종의 스토킹을 하고 있다는 것.

갑자기 자존심이 상한다.  

그의 사진을 저장하고 그의 아이컨택 사진을 폰 배경화면에 넣고 폰을 킬때마다 행복하고 그의 뉴스를 찾아보고 긷갤에서 눈팅도 하고. 이런 덕질을 한지 한달이 된듯하다.

장관님께 부탁한다.  내게 외모떡밥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ㅠㅠ.  당신도 아이돌이 아니고 나도 외모만 빨기엔 쪽팔린 나이가 되었다

나는 당신의 날것 그대로의 철학관 세계관 정치관 떡밥을 원한다. 당신의 철학을 원한다. 지적 자극 없이 외모만 빨기엔 내 나이가 십대 이십대가 아니다. ㅠㅠ  

몇가지 어록과 인터뷰에 의지 하지만 내게 턱없이 부족하다.  주기적으로 당신이 진정성 있게 고민하는 화두를 던져줬음 좋겠다. 국민을 가르치란 뜻은 아니다.

루 살로메를 생각해본다.  그 여자는 이쁘지도 않으면서 당대 내노라하는 천재들이 (니체 프로이드 릴케 톨스토이 등등 이름 다 생각 안남. ) 다 사랑에 빠지고 두명은 자살까지 하고 그 여자만 사귀면 대작들을 써냈다.

어이없게도  난 장관님이 루살로메 같기를 바라는거 같다. 뭔가 더 깊은 걸 원하는거 같다. 어떤 movement를 이끌어줄 지도자를 원하는거 같다.  철학적 탄탄한 한동훈의 이론을 원한다

이러고 내일 또 나는 열흘이나 못볼것에 맘 아파하며 출국짤 열심히 저장하고 있겠지.

모비딕이라도 읽고 독후감이나 써야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