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원전 동맹을 강화한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각국이 원전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가 쥐고 있는 세계 원전 패권이 흔들리고 있어 양국이 동맹을 강화할 적기이기도 하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원전은 101기에 달한다.

러시아는 세계 원전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원전 시장에 진출한 러시아는 국영기업 로사톰사를 앞세워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다. 러시아 정부는 로사톰 원전을 채택한 국가에 막대한 차관을 제공하기도 했다. 로사톰이 2000년대 들어 각국에서 수주한 원전은 12개국 36기에 달한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원전 분야에서 탈러시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핀란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한히키비(Hanhikivi) 1호기 건설 프로젝트 진행이 어렵다며 로사톰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체코 원전 당국도 러시아로부터 공급받던 테믈린(Temelin) 원전 연료를 2024년부터 다른 국가에서 수입하기로 했다. 체코는 약 40년 간 러시아로부터 원전 연료를 공급받았다. 체코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로 원전 연료 공급이 중단될 것을 우려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체코는 에너지 탈러시아를 위해 원전 추가 건설도 검토 중이다.


원전 업계는 양국의 원전 동맹으로 유럽 원전 시장을 싹쓸이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위해 원전을 늘리고 있는데, 경제 제재 차원에서 예비입찰 때부터 러시아를 배제하고 있다. 최근 원전 강국으로 떠오른 중국 역시 러시아와 비슷한 이유로 유럽 국가들이 꺼린다. 유럽시장에서는 프랑스가 유일한 경쟁 상대다.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최근 동유럽 국가는 러시아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려고 한다”며 “미국과의 동맹을 공공히 하기 위해서라도 한미를 원전 동맹국으로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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