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에도 일상회복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드라마 종방연을 치르는 등 활기를 되찾는 모양새다.

KBS 2TV 수목극 '너에게 가는 속도 493㎞'는 11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의 한 음식점에서 종방연을 치른다. 1회부터 6회까지 줄곧 시청률 1%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고생한 배우·제작진은 마지막 촬영 후 모여 회포를 풀 예정이다. 박주현을 비롯해 채종협, 박지연과 조웅 PD 등이 참석한다.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종방연이 사라진 지 2년 여만이다.

최근 막을 내린 tvN 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 KBS 1TV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 등도 종방연을 진행했다. CJ ENM은 '공식적인 종방연은 없다'며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8일부터 거리두기가 해제됐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만큼 확산 방지에 신경썼다. 이전처럼 다 같이 모이기 보다, 팀별로 나눠 마지막 방송을 보며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군검사 도베르만 주역인 조보아, 오연수 등은 오프라인으로 종방 인터뷰도 했다.

종방연은 작품 유종의 미를 거두는 자리다. 코로나19 확산 전까지만 해도 현장에 취재진이 몰리곤 했다. 초기에는 취재진에게 종방연을 공개하지 않고 축소해 진행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느새 종방연없이 작품을 마무리하는 게 관례가 됐다. 2020년 2월 막을 내린 SBS TV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는 당시 "종방연을 비공개로 진행한다. 배우들 입장 시 사진 촬영도 힘들다"면서 "배우와 스태프들만 조촐하게 모여 식사를 하는 정도로 진행할 것"이라며 양해를 구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되면서 해외여행 등 포상휴가도 기대해볼만 하다. MBC 박성제 사장은 지난해 11월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제작발표회에서 '시청률 15% 넘을 시 모든 배우·스태프 해외여행 포상'을 약속했다. 마지막 17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17.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찍었다. 박 사장은 올해 초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은 힘드니 국내여행으로 돌리거나, 나중에라도 갈 수 있도록 여행 상품권 등 옵션을 붙여 시청률 공약을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물론 방송가 관계자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거리두기가 완화됐지만,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해 정기적으로 검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아직까지 화상 인터뷰를 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됐지만, 촬영장에서는 계속 조심하는 분위기"라며 "코로나19 확산 후 드라마 촬영 기간이 8~10개월까지 늘고 확진자 발생으로 촬영이 계속 중단 돼 고충이 많았다. 종방연이 되살아나고 해외촬영도 늘어나는 등 조금씩 활기를 띄어 반가울 따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