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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반대" 국회 흔든 ‘양향자 명의 문건’…모바일에서 작성

ㅇㅇ(39.7) 2022.04.19 22:16:57
조회 571 추천 5 댓글 6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를 서두르는 상황에서 양향자 무소속 의원 명의의 검수완박 속도조절론 문건이 19일 논란이 됐다.

민주당 출신인 양 의원 명의의 문건이 논란이 된 건 그가 지난 7일 국회 법제사법위에 합류, 안건조정위 가부 여부를 가를 캐스팅보트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양 의원실 보좌진은 “양 의원이 쓴 문건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양 의원 본인이 연락두절되면서 민주당이 동요했다.

이른바 '양향자 문건'엔 '검수완박법 반대'
이른바 ‘양향자 문건’은 이날 오전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통해 정치권에 공유됐다. 작성 날짜는 “2022년 4월 19일”, 작성자 명의는 “양향자”로 적혀있다. 문서에 적힌 “저는 문재인 대통령의 영입인재”, “글로벌 IT 기업의 엔지니어”, “광주와 민주당에 기반을 둔 정치인” 등 개인 신상 역시 양 의원과 같았다.

문서의 내용은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을 “충분히 검토해야 하며, 민주당 입장을 따르지 않겠다”는 주장으로 채워졌다. “이번 법안은 한국 사법체계의 근간을 재설계하는 입법이다. 만약 오류를 일으킨다면 국민의 삶에도, 민주당의 미래에도 해악이 될것”, “입법부 강자인 민주당이 (협치하지 않는다면) 이 땅의 민주주의는 사라진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그러면서 “저는 헌법 기관인 국회의원”이라며 “이번 법안을 따르지 않겠다”고 썼다. ‘국회의원은 국가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는 헌법 46조 2항을 인용하면서다. 또 “이런 판단(법안 거부)이 제 정치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음을 잘 안다”며 “모든 것을 잃는다 해도 저는 양심에 따르겠다”고도 썼다.

‘꼼수 사보임’ 논란 양향자…검수완박 캐스팅보트
문건은 곧바로 파장을 일으켰다. 만약 양 의원이 직접 작성한 게 사실이라면, 민주당이 사활을 거는 검수완박 법안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본래 기획재정위 소속인 양 의원과 법사위 소속인 박성준 민주당 의원이 맞바뀐 건, 안건조정위 때문이다.

안건조정위는 이견 있는 법안을 심사할 때 여야 3명씩 동수로 구성되는데, 이전의 상임위 인원 구성이라면 민주당 3명, 국민의힘 3명으로 구성됐다. 그런데 박 의원이 빠지고 양 의원이 들어가면서 안건조정위는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무소속 1명 구성으로 바뀌게 됐다.

외관상 여야 동수라는 점은 같지만, 양 의원이 민주당 출신인만큼 사실상 민주당이 의결정족수(재적 의원 3분의 2 찬성)를 채우게 됐다. 3분의 2 찬성이 안나올 경우 최장 90일간 숙의를 해야 한다.

양 의원 합류 직후 국민의힘은 “꼼수 사보임을 통해 안건조정위 본래의 취지를 무력화시키고 입법부의 책무마저 내팽개치는 만행에 기가 찰 노릇”(허은아 수석대변인)이라 반발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꼼수 위성정당을 만들었던 것에 빗대 “민주당이 이번에는 위성의원을 모셔왔다”(권성동 원내대표)는 비판도 나왔다.

언론ㆍ의원, 연락두절 양향자 찾기 삼매경
진위 여부에 따라 검수완박 국면이 요동칠 수 있는 만큼, 본지는 양 의원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양 의원이 작성한 문건이 아니다”라는 의원실 관계자 전언 외에는 진위여부를 파악할 방법이 없었다. 복수의 법사위 소속 의원들은 모두 “양 의원으로부터 어떤 의견도 전달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 역시 “관련해서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양 의원과 가까운 민주당 의원도 “문건을 본 후 양 의원에게 연락했지만 받지 않고 있다”고 했다. 양 의원은 접속시간이 뜨는 메신저 텔레그램에 수시로 참여하고 있는 점은 확인됐으나, 본지 기자의 텔레그램은 읽지 않았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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