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지도 못하고 법안을 병신처럼 만들어서


73년 역사 '검찰수사관' 사라지나…檢 형집행·검거도 '올스톱'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국회의원 172명이 발의한 검찰청법 개정안에는 검찰청 직원과 관련해 ‘수사’라는 단어를 전부 삭제했다. 그 결과, 검찰소속 검찰수사서기관·수사사무관·마약수사사무관 등 수사 관련 직무를 수행하는 직제가 모두 사라졌다. 남은 직제인 검찰서기관·검찰사무관 등도 수사에 관한 사무에 일절 관여하지 못 하게 했고, 형사소송법상 사법경찰관리 지위도 몽땅 폐지해 직무 범위를 행정 업무로 좁혔다.


“검찰수사관들이 사법경찰관리로서 수행해 오던 수사업무뿐 아니라 형 집행 및 범죄수익환수 등 검찰 고유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됐다”며 “검찰사무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사법경찰관리의 지위를 일괄 삭제하면 검찰기능 마비 및 업무 혼란이 우려된다”고 의견을 모았다.


법조계에는 검찰수사관제 폐지로 국가의 형 집행 기능이 당분간 마비될 것이란 우려가 적잖다. ‘검수완박’ 법안은 검찰의 직무 범위에 재판 집행 지휘·감독권을 남겨뒀다. 재판 집행이란 재판의 내용을 실현하는 것으로, 징역형이 확정된 피고인을 교도소에 수감하거나 벌금형이 확정된 피고인으로부터 벌금을 징수하는 등 형(刑) 집행을 의미한다. 치료감호, 사회봉사명령·수강명령, 추징·소송비용 등의 부수 처분, 과태료·비용배상·보증금의 몰수 등 제재의 집행, 법원이 발부한 각종 영장의 집행, 형이 확정된 사람이 도피 중인 경우 지명수배·검거하는 활동도 포함한다.




이러한 재판 집행은 사법경찰관리의 권한으로, 검찰수사관의 역할이었다. 그러나 ‘검수완박’ 법안으로 이들의 사법경찰관리 지위가 폐지되면 검찰수사관은 더 이상 형 집행 업무를 할 수 없다. 형 집행은 경찰의 업무도 아니고 검찰의 고유 업무인 탓에 법안 통과 시 검사가 직접 피의자를 잡으러 현장을 뛰어다녀야 할 수도 있다. 경찰공무원 등의 직무상 범죄 등에 대한 검사의 예외적 수사 땐 검사를 사법경찰관으로 간주(형사소송법 개정안 197조 4항)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법안은 검사의 예외적 수사 때도 검찰 직원의 피의자 체포, 압수수색, 조서 작성 등 수사 참여를 원천 차단하고 있어 이들이 73년간 쌓아온 수사 역량과 노하우도 하릴없이 사장될 전망이다.



검찰수사관들의 사법경찰관 지위가 사라지면서
검찰수사관이하던
형집행업무도 붕 떠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