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폐공사 파업 유도 사건으로 진형구 (秦炯九) 전 대검 공안부장이 28일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의해 구속되자 검찰 내부에선 침울한 분위기 속에 "마침내 올 것이 왔다" 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 위해 이날 오후 7시40분쯤 서울지검 청사 로비에 모습을 보인 秦전부장의 표정엔 비장함이 역력. 그는 카메라 앞에서 잠시 포즈를 취했으나 "억울하지 않느냐" 는 등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선 묵묵부답. 이틀간의 밤샘 조사로 수척한 얼굴의 秦전부장은 수사관들과 함께 검찰 차량에 탑승한 뒤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이에 앞서 수사본부는 秦전부장의 변호인인 강대성 (姜大成) 변호사가 "秦전부장이 姜전사장과의 대질신문을 원했는데도 수사팀이 시켜주지 않았다" 고 항의하자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뒤 1시간30분간 대질신문을 실시. 이 자리에서도 두 사람은 조폐창 조기 통폐합 경위 등을 둘러싸고 진술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검 한 간부는 이날 "특별수사본부가 구성되면서 秦전부장을 집중 조사하리라고 예상했지만 구속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면서도 "수사팀도 국민적 의혹을 밝혀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어쩔 수 없었을 것" 이라고 나름대로 해석. 한 검사는 "秦전부장이 자초한 설화 (舌禍) 로 몸담던 조직에까지 타격을 주고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 것은 사실 아니냐" 고 다소 언짢다는 표정.

서울지법 홍석범 (洪碩範) 영장전담 판사는 秦전부장에 대한 실질심사를 마치고 2시간 동안 기록을 검토한 끝에 오후 6시15분쯤 구속영장을 발부. 洪판사는 "불구속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인지에 대해 상당한 고심을 했다" 며 "그러나 사안이 중한 데다 秦전부장이 강희복 (姜熙復) 전 조폐공사 사장에게 휴대전화기를 전달한 사실이 밝혀져 증거인멸의 우려를 무시할 수 없어 영장을 발부했다" 고 설명.

이에 앞서 秦전부장은 영장실질심사에서 姜전사장의 진술을 정면으로 반박. 秦전부장은 "姜전사장이 지난해 9월 찾아와 조폐공사 파업에 따른 법적 자문을 구하길래 임금문제로 인한 파업은 합법이지만 구조조정 때문이라면 불법이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얘기했다" 고 주장.

노동계에선 "파업 유도의 의혹만 더욱 증폭시킨 짜맞추기식 수사" 라고 검찰을 비난하며 특별검사제 도입을 통한 재수사를 촉구.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이날 "정부는 검찰의 조직적인 노조파괴 공작을 개인적 친분에 따른 일로 축소 은폐하고 서둘러 사건을 덮으려 하고 있다" 며 "즉각 특별수사본부를 해체하라" 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