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7일,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전 목사는 21대 총선을 앞둔 2019년 12월 초부터 2020년 1월 사이 기도회와 집회 등에서 "이번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자유우파 정당을 지지해야 하고, 더불어민주당 후보자를 반대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또 "대통령은 간첩"이라거나 "대한민국을 공산화하려고 시도했다"는 발언을 해 문재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았습니다. 검찰은 전 목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징역 2년, 명예훼손 혐의에 징역 6개월 등 총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습니다.

하지만 1·2심은 모두 전 목사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전 목사의 발언이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자유우파 정당에 대한 지지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반대를 표현한 것으로 확신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또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의 개념에는 특정 후보자가 존재해야 하는데, 당시는 후보자 등록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고 무죄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도 "표현의 자유는 좌우의 문제가 아니며, 논쟁 과정에서 과장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지우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에 대해서는 원심과 일부 판단이 달랐습니다.

재판부는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는 인물에 대한 선거가 아니라 정당에 대한 선거이기 때문에 반드시 정당 소속 후보자들이 특정돼야 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원심이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존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전제로 선거운동에 해당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는 겁니다.

다만 "선거에 대해 개인적 의견을 밝힌 것이나 청중 질문에 소극적 답변을 한 것만으로 선거운동을 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며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명예훼손과 관련해서는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