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측이 프로그램 진행 경력이 5년 이상인 MC를 일괄 교체하라는 지시를 내리자 KBS PD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KBS 사측은 지난 3일 교양다큐센터 PD들에게 MC의 진행 경력이 5년 이상인 프로그램의 진행자를 바꾸라며 교체안을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아침마당> <6시 내고향> <TV쇼 진품명품> 등 KBS 대표 교양 프로그램들 진행자들이 교체 대상이다.

이번 MC 교체 지시 배경에 대해 이재정 KBS 교양다큐센터장은 지난 4일 TV위원회에서 "프로그램을 젊게 만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오는 3월 3일 공사창립일에 맞춰 젊은 진행자로 일괄 교체해 KBS의 변화를 보이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KBS PD협회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방적 업무 결정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프로그램 경쟁력이나 시청률 등 객관적 지표를 따져보지 않고 '5년'이라는 자의적 기준으로 MC를 교체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KBS PD협회는 "MC 교체가 거론되는 프로그램들은 최근 경쟁력에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고, 오히려 시청률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뜬금없이 MC 교체를 해야 하는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성급한 MC 교체를 말하기 전에 교양다큐 영역의 미래 비전은 무엇인지, 우리는 앞으로 어떤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각 프로그램을 제작할지에 대한 간부들의 철학부터 PD들과 공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프로그램 PD들은 6일 MC를 교체할 의사가 없음을 사측에 전달했다. 사측은 회의를 열고 관련 대응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이 MC 교체를 강행할 경우 내부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