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에서 소환되는 권도형. <사진=연합뉴스>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 권도형 씨가 미국으로 송환돼 재판을 받게 됐다. 미국 법무부는 권 씨를 사기, 자금세탁 공모 혐의 등 9건의 범죄 혐의로 기소하면서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대 130년형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 씨는 형량이 낮은 한국에서 재판받기를 원했고 이를 위한 법률적 방어를 준비했지만,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해 선고하는 미국에서 재판을 받게 된 것이다.   미 법무부는 2일(현지시간) ‘400억 달러(약 59조 원)의 손실을 초래한 사기 혐의로 몬테네그로에서 인도된 권도형, 사기 혐의로 기소’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미 법무부는 “권 씨는 테라폼의 가상화폐가 폭락한 이후 광범위한 사기에 연루되고 범죄 수익금을 세탁했으며, 범죄를 은폐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2023년 3월 권 씨가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된 직후 권 씨에 대해 △증권 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상품 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총 8개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미 법무부는 자금세탁 공모 혐의 1건을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권 씨는 총 9개의 혐의를 받게 됐다.   미 법무부는 혐의 중 △상품사기 2건은 각 최고 10년 △증권사기 2건은 각 최고 20년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2건은 각 최고 20년 △상품 사기와 증권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공모 2건은 각 최고 5년 △자금세탁 혐의 1건은 최고 20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 법무부는 “권 씨의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13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모두 더한다면 130년형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3월 권 씨를 체포한 몬테네그로는 지난달 31일 권 씨의 신병을 미국으로 인도했다.   한국 정부도 권 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범죄인인도를 청구했다. 권 씨도 미국 대신 한국에서 재판받는 것을 희망했다. 병과주의를 채택한 미국은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지만, 한국은 가장 무거운 죄에 내리는 형벌의 절반까지 가중해 처벌하는 가중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내려질 수 있는 최고 형량이 훨씬 낮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권 씨가 몬테네그로 현지는 물론, 국내 최고 로펌에서 활동 중인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변호인단을 꾸려 한국행을 위해 노력했고 국내 송환 뒤 필요한 법률 방어를 위해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운데는 지검장 출신 등 전직 검찰 고위 간부가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테라 사태에 연루된 다른 핵심 인물들도 김·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 등 전관 변호사를 대거 선임하면서 권 씨의 변호인단에도 관심이 쏠렸다.   몬테네그로 법원 결정에 따라 권 씨의 한국 송환이 결정되기도 했지만 현지 검찰이 불복했고, 지난해 9월 몬테네그로 대법원은 “범죄인인도 청구가 경합하는 경우, 범죄인이 송환될 국가는 법무부 장관이 결정해야 한다”며 최종 판단을 내렸다. 이후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은 권 씨를 미국 법무부에 인도했다.   권 씨는 2일 뉴욕 남부연방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 심리에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권 씨 측은 무죄를 주장했다. 권 씨의 재판은 오는 8일 열린다. 이 사건은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존 크로넌 판사가 담당한다.

www.lawtimes.co.kr